일산병원 10년간 1139억 적자...저수가 입증
일산병원 10년간 1139억 적자...저수가 입증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05.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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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의료연 “공단, 적정수가에 눈감고 보험자 병원 확충에만 혈안”
의료수익 적자 행진...장례식장 등 의료외 시설운영 사업으로 흑자

“건보재정의 전폭 지원을 받는 일산병원조차도 진료수익은 적자인데, 민간의료기관들은 과연 어떻겠는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직영하는 보험자 병원인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의 진료수익이 적자인 것에 대해 한 의사단체가 “우리나라 진료수가가 원가에 훨씬 못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한다”며 “그럼에도 공단은 적정수가에는 눈감고 보험자 병원 확충에만 혈안”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4월 12일 일산병원 김성우 원장은 취임 1주년을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산병원이 5년째 흑자를 기록했지만, 진료수익만 놓고 보면 적자이고, 대신 장례식장 등 의료 외 부대사업으로 흑자를 냈다”며 “개원한 뒤 19년 동안 의료사업이 흑자였던 적은 한 해 정도”라고 밝혔다.

이에 바른의료연구소(이하·연구소)는 “건강보험 모델병원 역할을 수행하는 일산병원의 의료수익이 한 해만 제외하고 모두 적자라는 사실에 적잖이 놀라 공단에 일산병원의 손익계산서 공개를 청구해 최근 10년 동안 추이를 분석한 결과, 김 원장의 발언이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분석 결과, 지난 10년 동안 일산병원의 의료수익이 흑자인 해는 2016년도(19억 원) 밖에 없었고, 나머지 해는 적게는 42억 원부터 많게는 211억 원까지 적자를 기록하여 10년 동안 총 적자액은 1,139억 원으로 연평균 114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경상이익은 2012년과 2013년도에만 각각 48억 원, 19억 원의 적자를 나타냈고, 나머지 8개 연도는 적게는 4300만 원부터 많게는 107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10년 동안 의료수익 적자행진에도 불구하고 8개 연도에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의료 외 시설운영 수익 때문이었다.

시설운영 수익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장례식장 운영으로 2018년도만 해도 장례식장 운영으로 81억 원의 수익을 올렸고, 장의용품 매입비와 장례식장 급식재료비를 합한 25억 원을 제하더라도 무려 55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연구소는 “장례식장 운영에 의한 순수익이 없었다면, 2018년도에 30억 원의 적자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결국 지난 10년간 장례식장 운영으로 총 601억 원의 수익을 올렸고, 비용을 제하고도 516억 원의 순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만약 장례식장 수익이 없었다면, 일산병원이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해는 8개 연도에서 4개 연도로 대폭 축소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소는 “민간의료기관과 달리 병원 부지 매입과 건물 신축·증축 비용 등을 모두 건강보험재정에서 지원하여 경영여건이 훨씬 나은 일산병원이 의료수익은 적자이고 부대사업 수익으로 근근이 흑자를 유지한 것은 진료수가가 원가에 훨씬 못 미친다는 사실을 여실히 입증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막대한 부채를 끌어안고 시작하는 민간의료기관과는 달리 일산병원에는 초기 건축비 예산 2,400억 원, 2014년 본관 증축 비용 399억 원, 2017년 증축 공사 152억 원, 2018년 주차장 신축 228억 원 등이 건보재정으로 지원됐다.

연구소는 일산병원 원가계산자료를 활용한 원가보전율 산출 결과 현 진료수가가 원가 이하로 나타난 점도 강조했다.

실제로 공단이 연세대 산학협력단에 ‘일산병원 원가계산시스템 적정성 검토 및 활용도 제고를 위한 방안’ 연구 용역을 의뢰해 ‘2013년 진료영역별 원가보전율’을 산출한 결과, 검사료, 영상진단 및 방사선치료료, 이학요법료, 정신요법료 등은 원가 이상이었으나, 진료영역 중 가장 중요한 진찰료와 입원료는 원가의 절반 수준인 50.5%와 46.4%에 불과했고, 전체 평균 역시 원가에 훨씬 못 미치는 78.4%로 나타났다.

■적정수가 보상에는 눈감고, 보험자 병원 확충에만 혈안?

연구소는 “공단 역시 일산병원의 의료수익 적자행진과 낮은 원가보전율 등을 다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적정수가를 보전하는 방안을 모색하지 않고, 공단 직영 보험자 병원의 확충에만 온통 관심이 쏠려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공단은 지난해 8월 ‘원가조사체계 구축을 위한 보험자 직영기관 확충 방안 마련’ 연구용역을 위탁한 바 있고(연구비 1억 원), 올해 3월 21일에는 '원가조사 체계 구축과 보험자 직영병원 확충'을 주제로 국회토론회도 개최하여 일산병원 한 곳만으로는 전체 의료기관의 대표성 있는 원가정보 산출이 어려우니, 제2, 제3의 보험자 병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연구소는 “이미 제1호 보험자 병원인 일산병원에서 진료수가가 원가에 훨씬 못 미친다는 사실이 입증된 상황에서 아무리 보험자 병원을 많이 확충하면 무엇하나?”라며 “이는 보험자로서의 책무를 망각한 아주 심각한 직무유기”라고 비난했다.

연구소는 “문재인 대통령이 적정수가 보장을 수차례 약속했고, 김용익 공단 이사장도 지난해 5월 수가협상 상견례에서 적정수가 보장을 약속하며 ‘이는 문 대통령의 약속’이라고 강조했음에도 현재 김 이사장은 대통령의 약속을 완전히 깔아뭉개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건보재정 지원도 없고, 장례식장도 없고, 임대해 줄 시설조차 없는 민간의료기관들은 초저수가, 급격한 인건비 상승, 문재인 케어 등으로 진료수익만으로는 도저히 의료기관을 운영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운영할수록 적자만 쌓여가고 있다”며 정부와 공단에 “민간의료기관들의 줄도산과 폐업이 바로 눈앞에 있음을 직시하고, 즉각 적정수가 보장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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