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논란 ‘야간약국 도입 조례안’ 일단 보류
안전성 논란 ‘야간약국 도입 조례안’ 일단 보류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04.2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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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과밀화 해소 역부족…의료법 위반까지 부추길 수 있어
의사단체 강력 반대…시민혈세 투입 약국에 대한 ‘묻지마 혜택’

서울시에 공공 야간약국을 지정·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안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어 서울시의회에서 상정 보류됐다.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김혜련)는 지난 24일 286회 임시회를 개최했다. 이날 임시회에서는 약사 출신 권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9월 21일 대표 발의한 ‘서울특별시 공공 야간약국 운영 및 지원 조례안’이 상정되지 않았다.

본 조례안은 서울시 예산 17억-18억을 들여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한 구에 2개 약국씩 총 50개소를 ‘공공 야간약국’으로 지정해 야간시간대나 공휴일에 운영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실효성과 안전성 고려 없이 약국에 대해 무분별하고 지나치게 큰 혜택을 주려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권영희 의원은 본 조례안을 제안한 주요 이유에 대해 응급실 과밀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는데, 서울시 각 구당 2개의 약국을 지정해 야간에 운영할 수 있게 하는 게 과연 응급실 과밀화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의료법상 진료를 할 수 없는 약사가 응급실의 기능을 대체할 수도 있을지 논란이 제기됐다.

서울시의사회는 “의료법상 약사는 진료를 할 수 없고 의료기관에서 발행된 처방전에 의한 조제만 가능한데 응급실 과밀화를 해소한다는 것은 결국 진료를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되어 앞뒤가 맞지 않다”며 “또 진료가 필요하지 않은 정도의 단순한 경증은 이미 지금도 편의점에서 약을 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민의 혈세인 시 예산 17억-18억을 들여 제대로 된 검토도 없이 사업을 진행하려는 점과 중복 혜택 논란도 제기되어 약국에 대한 ‘묻지마 혜택’이라는 우려도 낳게 했다.

또 “용역사업이 진행되지도 않고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졸속으로 조례안이 실행될 우려가 있다”며 “이미 야간 및 휴일 처방된 조제건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지원 중인데 심야에 문만 열면 무엇을 판매하던 처방전과 관계없이 지원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결정적으로 본 조례안이 실행될 경우 상위법인 의료법 위반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조례가 시행된다면 야간약국에서 약사에게 허용되지 않은 진료행위가 일어난다는 시비가 계속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고 밝히고 “이로 인해 의료법 위반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고려 없이 약국에 대해 ‘묻지마 혜택’을 주려 한다는 논란에 부딪혀 24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임시회의에서 본 조례안이 상정되지는 않았지만 ‘폐기’가 아닌 ‘보류’라는 점에서 얼마든지 재개될 수 있는 상황.

서울시의사회는 “직장인에게 낮에 받은 처방전을 가지고 심야에 약을 조제받는 편리를 제공한다는 것이 과연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인지 모르겠다”며 “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고, 의료법 위반까지 부추길 수 있는 본 조례안의 심각성에 대해 많은 이들이 알게 하고 폐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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