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質'낮은 의사 강력처벌...'善意 의사'지킨다
'質'낮은 의사 강력처벌...'善意 의사'지킨다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9.04.23 0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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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급까지 의료기관 인증대상 확대' 의료법 개정 우려
인증 의료기관에 ‘인센티브?’… "배보다 배꼽이 커"

'의료기관 인증제도'가 올해로 도입 9년째를 맞았다. 그러나 의료기관의 참여율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인증만을 위한 반짝 준비' 등의 이유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료기관 인증 대상이 기존의 병원급 의료기관을 넘어 '의원급'까지 확대될 조짐마저 일고 있어 의료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의료기관 '자율'에 바탕… 실적은 '저조'

의료기관 인증제는 지난 2011년 1월 개정 의료법이 시행되면서 도입됐다. 정부 중심의 강제 평가 방식이었던 기존 '의료기관 평가제'의 경우 전담기구·전문인력의 부재로 평가 결과의 신뢰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컸기 때문이다. 또한, 의료기관들이 평가 기간에만 일시적으로 대응하거나 '평가결과 서열화'에 따른 과잉경쟁이 일어나는 등 의료서비스 품질관리체계로서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현재 의료기관 인증은 급성기병원,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치과병원, 한방병원, 요양병원, 정신병원 등 종별로 실시되고 있는데, 정신병원과 요양병원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반면 그밖의 병원은 자율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인증 업무는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의 위탁을 받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기관 인증 실적은 저조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으로 전체 인증 대상 의료기관 3985곳 가운데 인증을 신청한 곳은 절반 수준인 1929곳(48.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자율인증 대상 의료기관 중 △상급종합병원은 42곳 모두 인증을 신청했고, △종합병원의 경우 313곳 중 58.5%인 183곳이 인증을 신청했다.

그러나 병원 규모가 작아질수록 참여율은 점점 떨어졌다. △급성기병원은 1826곳 중 325곳(17.8%) △병원은 1471곳 중 100곳(6.8%) △치과병원은 241곳 중 12곳(5.0%) △한방병원은 315곳 중 19곳(6.0%)만 인증을 신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무인증 대상 의료기관의 경우 △요양병원은 1470곳 중 1451곳(98.7%) △정신병원은 133곳 중 122곳(92.5%)이 인증을 신청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인증 실적 저조' 현상은 제도 자체가 의료기관의 자율적인 참여에 바탕을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증에 소요되는 비용 부담 탓도 크다는 지적이다. 

의료기관 인증에 소요되는 경비는 요양병원이나 정신병원의 경우 인증주기 내 1회 경비를 지원하는 반면, 그밖에는 인증 대상 의료기관이 100% 부담하는 체계로 돼 있다. 그러다보니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하곤 '제도 외면'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시설과 인력 등 의료기관의 구조적인 면을 중심으로 조사가 이뤄지다보니 병원들이 인증 기간에만 인력을 늘리거나 시설을 개·보수하는 등 의료 질 향상과 환자 안전 제고 효과는 내지 못한 채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업무 부담만 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인증 대상 범위 확대' 의료법 개정안에 우려 높아

이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은 최근 의료기관 인증제 보완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의료기관 인증 대상 범위를 기존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의료기관'으로 확대하는 한편 분야별 인증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인증을 신청한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필요한 조사를 할 수 있게 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의료기관이 인증 조사에 협조하도록 의무 규정을 신설했다. 특히 요양병원이 인증을 신청했다가 '불인증'을 받은 경우에는 정해진 기간 안에 다시 인증을 신청하도록 의무화하는 규정도 뒀다.

이와 함께 개정안은 인증의 실효성을 유지하기 위해 인증받은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증기준 적합 여부를 조사한 뒤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게 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인증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기관 인증 업무와 의료기관에 대한 각종 평가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설립 근거를 의료법에 직접 규정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대신 개정안은 인증을 받은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기존의 상급종합병원·전문병원 지정 이외에도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비용 가산이나 의료의 질 및 환자안전 수준 향상을 위한 교육·컨설팅 지원 등 인센티브를 줄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의원급 의료기관들은 이번 개정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의료기관 인증 대상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지만, 자칫 모든 병·의원급 의료기관으로 확대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의료전달체계 붕괴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준비 인력도 적은데다 인증 결과에 따른 서열화까지 일어날 수 있어 인증제 확대로 병원 경영의 어려움이 초래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A의사는 "상급종합병원급은 돼야 인증을 통해 '의료의 질'을 평가 받을 수 있다"며 "평가 기준이 환자의 안전을 위한 감염, 시설, 인력 등에 관한 것인데, 의사 한 명에 직원 2~3명을 둔 의원급까지 인증 대상을 확대한다는 것은 문을 닫으라는 소리와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인증 대상 의료기관들 조차 제대로 인증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 의원급까지 인증 대상을 확대한다는 것은 환자들에게 의료기관을 평가하는 잣대를 만들어주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B의사도 "환자의 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목적에는 공감하지만, 의료기관들 간에 경쟁의 불을 지피는 꼴만 초래할 수도 있어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정부에서 '고혈압 치료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의료기관들은 이 평가를 대단하게 자랑스럽게 생각해 현수막을 걸고 홍보를 한다"며 "환자들로 하여금 '인증을 받은 곳은 좋은 의원, 안 받은 곳은 안 좋은 의원'으로 각인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인증 신청을 유인하는 의미밖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C의사 역시 "200병상의 의원의 경우, 인증평가를 받으려면 억대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준비기간과 절차도 복잡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의원급에서 인증을 받으려면 준비부터 평가기간이 끝날 때까지 의사 혼자 모두 준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쉽게 생각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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