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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의학상] 위암 수술 후 항암 치료효과 예측 검사법 개발
[유한의학상] 위암 수술 후 항암 치료효과 예측 검사법 개발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04.15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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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정재호 교수

“위암 수술 후 환자들의 항암치료 효과를 미리 분석·예측함으로써 불필요한 항암치료를 시행함에 따른 잠재적 독성과 부작용,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게된 점에 대해 큰 보람을 느낍니다.”

제52회 유한의학상 대상을 수상한 정재호 연세의대 외과학교실 교수는 수상소감을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대표논문명: Predictive test for chemotherapy response in resectable gastric cancer: a multi-cohort, retrospective analysis).

위암 환자는 매년 140만 명 정도 발생하고 있고 이중 90만 명이 사망하는 현실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위암 발생률은 매년 1, 2위를 다툴 정도로 다른 암종에 비해 높아 수술 건수도 매우 많다. 1∼2기 위암환자의 경우 과학적 근거에 의해 수술 후 반드시 항암치료를 받는다.

2∼3기 환자의 경우에도 지난 2012년 발표된 클래식 임상시험 결과에 근거해 근치적 수술 후 항암치료 시행이 표준치료로 인정받고 있다. 다만 클래식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결과 환자 10명 중 5∼6명은 수술을 받은 이후에도 재발이 없었다. 즉, 60%의 환자는 실제로 불필요한 항암치료를 받은 것이지만 그럼에도 어떤 환자가 근치적 수술만으로 완치가 가능하고 또 어떤 환자에게 수술 후 항암치료가 효과가 있을지 예측할 수 있는 검사법이 없어 2-3기 전체 환자들에게 일괄적으로 항암치료를 시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정재호 교수는 이 부분에 집중해 지난 10년간 연구에 매진한 결과, 세계 최초로 수술로 완치가 가능한 환자군과 항암제 치료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기반 분자진단검사법을 개발해 식약처 임상 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앞으로는 분자진단검사결과에 따라 환자 개개인의 수술 후 예후와 항암제 효과 여부를 예측함으로써 환자에게 더 정확하고 적합한 치료 계획을 제시하는 정밀의료를 가능하게 했다. 항암치료에 따른 부작용과 사회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한 정 교수는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유한의학상을 올해 수상하게 된 점에 대해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우선 공동연구자와 수상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고 오늘의 영광이 있기까지 헌신적으로 뒷바라지 해준 가족들, 그리고 물심양면 도움을 준 동료 교수들과도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수상 논문 개요 및 의의

전 세계적으로 연간 140만 명이 발생하고 약 90만 명이 사망하는 위암은 우리나라에서도 여전히 발생율 1,2위를 다투는 악성종양이다. 현재 2∼3기 위암환자의 표준치료는 2012년 발표된 `CLASSIC(클래식) 임상시험' 결과에 근거해 근치적 수술 후 항암치료를 시행하고 있다.(클래식 임상시험은 위암의 근치적 절제술 후 보조항암치료가 전체 생존율을 향상시킨다는 임상효용성을 입증한 연구이다).

하지만 클래식 임상시험결과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환자 10명 중 5∼6명은 수술만 시행받은 경우에도 재발이 없었기 때문에 약 60%의 환자는 실제로는 불필요한 항암치료를 받은 것을 알 수 있다. 현재로서는 어떤 환자가 근치적 수술만으로 완치가 가능하고 또 어떤 환자에게 수술 후 항암치료가 효과가 있을지 예측하는 검사법이 없으므로 암질환의 치명성을 고려하여 2∼3기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일괄적인 항암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표준치료로 인정되고 있다. 따라서 항암치료의 잠재적 독성 및 부작용과 사회적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수술로 완치가 가능한 환자군과 항암제 효과를 예측하는 진단검사법을 개발하는 것은 임상적으로 중요한 연구라 할 수 있다. 본 연구논문은 이러한 종양의학 분야의 미충족 임상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우선 연구의 전반적 디자인은 위암의 유전자 발현 패턴 유사도에 따른 종양형(tumor subtype)이 존재하며 이러한 종양의 내재적 속성은 임상적 결과(예후 및 항암치료 효과)와 유의한 연관성을 가진다는 가설을 토대로 설계되었다. 데이터 사이언스 및 머신러닝 방법론을 활용하여 1259명의 다중 코호트 분석을 통해 특정 유전자 시그니쳐가 위암의 수술 후 예후 및 보조항암제 효과와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규명한 후 종양형 분류 및 판별분석을 수행하여 3개의 clinically actionable subtype(종양형)을 구분했고 훈련데이터코호트(n=310)에서 3개의 종양형을 분류할 수 있는 4개의 key gene(GZMB, WARS, SFRP4, CDX1) 기반 tumor molecular subtype classifier 알고리즘을 만들고 최종적으로 CLASSIC 임상 시험 코호트(n=629)에서 검증했다.

더 나아가 위암환자를 3군의 임상분자아형으로 분류하는 데 사용되는 4개 유전자는 임상현장에 직접 적용이 가능한 PCR 기법으로 검출할 수 있는 진단법 개발에 성공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 따라서 위암환자를 GZMB와 WARS 유전자 발현이 모두 높은 면역형(IM 타입), CDX1 유전자 발현이 높은 상피형(EP 타입), 그리고 SFRP4 유전자 발현이 증가된 줄기세포형(ST 타입)으로 분류가 가능하게 됐다.

특히 면역형의 경우 수술만으로 완치가 가능하여 추가적 보조항암치료가 불필요함을 제시하였으며 상피형의 경우 현재 표준항암치료를 통해 임상 효과를 볼 수 있음을 입증했다. 본 연구는 세계 최초로 위암환자의 수술 후 예후와 항암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기반 분자진단기술을 연구 개발하여 MFDS(식약처)의 임상 승인을 획득했다.
향후 분자진단검사 결과에 따라 환자 개인마다의 수술 후 예후와 항암제 효과 여부를 예측함으로써 환자에게 조금 더 정확하고 적합한 치료 계획을 제시하여 정밀의료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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