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등급가산제, 지방중소병원만 죽인다"
“간호등급가산제, 지방중소병원만 죽인다"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4.12 1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급병원 인력 독차지…등급제, 가산금 축소· 순번 대기제 폐지 촉구
의협 중소병원 살리기 TFT, 국회토론회 개최...복지부 제도개선 약속

간호등급제로 인한 간호인력 편중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이 나왔다. 

구체적으로는 △간호등급제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의 보완 △간호서비스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는 수가체계 개편 △지방·중소 병원 간호사 보조금 △야간 근무 부담 완화 및 처우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한의사협회 중소병원 살리기 TFT는 12일 국회에서 '간호인력 수급의 현실과 제도개선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간호 등급가산제의 본 취지와 달리 서울과 수도권 상급 종합병원들이 1등급을 맞추기 위해 간호인력의 고용을 늘리면서 중소병원은 반대로 간호사 채용이 힘들어 지고 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1999년에 도입된 간호등급제의 정확한 명칭은 간호인력 확보수준에 따른 간호관리료 차등제다. 입원병상 당 확보된 간호사 수에 따라 1~7등급으로 분류해 그 등급에 따라 입원료에 대해 가산율을 적용해 입원료를 차등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적정 수준의 간호사 수를 확보하지 못한 의료기관에서 간호서비스의 일부를 보호자나 간병인에게 위임하는 등 입원진료 시 간호서비스의 질이 저하되는 현상을 해소하고 의료기관의 간호서비스 질 향상을 유도하고자 한 제도다.

또한 2006년부터는 간호 인력부족 문제 해결과 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해 간호사 추가 고용에 따른 인건비 증가분을 수가에서 보상해 주는 ‘간호 등급가산제’도 시행 중이다.

그러나 실제 2017년 기준, 전체 간호 등급가산제 신고 대상 의료기관의 2.4% 밖에 되지 않는 43개 상급종합병원에 38.1%에 달하는 가산금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간호 등급가산제가 오히려 지역별 의료기관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도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재학 대한지역병원협의회 재무이사
이재학 대한지역병원협의회 재무이사

이날 이재학 대한지역병원협의회 재무이사는 간호등급제가 갖고 있는 제도적 한계를 지적했다.

이 재무이사는 "현재 7등급제로 운영되는 간호등급제 특성상 간호 인력이 많을수록 수가를 가산하는 방식"이라며 "이는 유인시스템으로 근본적 인력의 한계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문제 해결을 위해 등급 간소화와 가산금 축소 등 감산제 폐지가 필요하며 병상 수 기준을 환자 수 기준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 이사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의료의 공공성 향상을 위한 요구이나 현재 간호 인력 상황을 고려해 보다 유연하게 그 제도와 방법에 관련해 보완이 필요하다"며 "간병인의 역할을 간호인력으로 대체하는 것이 현재 인력 구조에서 합리적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지방병원 및 중소병원 간호사 보조금, 수가 제도와 야간 근무 부담 완화 및 처우 개선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간호서비스에 대한 가치를 보다 더 적절히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수가 체계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는 것.

또한 도서지역 중소병원에 대한 인력 수급을 위한 재정적 지원을 위해 임금과 무관한 단발성 보조금 지급, 취직이 일정기간 이상 유지되는 경우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 등 정부 보조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야간 근무 부담 완화 및 처우개선에 대해서 이 이사는 "간호사들은 24시간 환자를 돌봐야 하는 간호 업무특성 상 불가피 하게 밤 근무를 해야 하는 부담이 존재한다"며 "간호사들의 업무 만족도를 높이고 병원 근무유인을 제고하기 위해 야간근무부담을 완화하고 이에 대한 적정 보상 지급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야간 근무 수당 추가지급을 위한 건강보험 수가를 신설하고 일반 간호사들의 야간근무 및 3교대 근무일수 축소가 가능할 수 있도록 야간전담 간호사 제도를 정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재학 이사
이재학 이사

상급병원의 순번 대기제 폐지에 대한 의견도 개진됐다. 나숙자 PMC 박병원 간호부장은 "상급 종합병원이 간호사를 채용하면서 해마다 정원의 2~3배 수를 선발해 대기 제도를 운영한다"며 "대기 중인 간호사를 임시직으로 내몰고 중소 병원에는 입사와 조기퇴사라는 이중고를 안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건강보험 수가 개선과 간호사 처우개선을 연계하는 방안도 소개됐다.

간호수가 개선에 따른 의료기관 추가 수입분을 간호사 고용증가 및 근무요건 개선 등에 사용토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장성인 연세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장성인 연세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해 간호 서비스에 대한 가치를 보다 더 적절히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장성인 연세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추가 수익분의 70% 이상을 간호사 처우개선에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분기별로 이행사항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구체적으로는 직접 인건비를 지원하고 처우개선 간접 비용 등에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장 교수는 "간호관리료 차등제의 인력산정기준을 병상 수 대비 간호사 수에서 환자 수 대비 간호사 수로 변경해 병상가동률이 낮은 병원의 간호등급이 상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제언에 복지부도 대체적으로 동의를 표하며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손호준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과장
손호준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과장

손호준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과장은 “의료현장의 간호인력 부족 문제와 맞물려 지역 중소병원의 어려운 현실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게 됐다”며 “문제와 방향성에 대해 대체적으로 공감하며 다 밝힐 순 없지만 복지부 내부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내용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손 과장은 “단기적으로는 지난해 간호인력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발표한 대책들을 착실하게 수행할 것이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장기적으로 근본적 문제해결이 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 가겠다”며 “전반적으로 봤을 때 50% 정도 대책이 수립됐고 진척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최근에는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이 제정됐다. 그 안에 의료인력에 대한 수급문제, 처우개선문제, 전문 인력 양성 문제도 포함돼 있다”며 “3년에 한번 씩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종합계획을 세우게 된다. 물론 어려운 숙제이지만 그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고민하겠다”고 다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