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사 4월호 낭만닥터 인터뷰(정원순 연세스타피부과의원 원장)
서울의사 4월호 낭만닥터 인터뷰(정원순 연세스타피부과의원 원장)
  • 의사신문
  • 승인 2019.03.2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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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문화·취미 활동을 통해 
더 나은 의사,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의료계에서 이보다 재주 많은 의사가 또 있을까. 정원순 원장의 이야기다.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문화생활을 한다는 그는 클래식·뮤지컬 등에 조예가 깊고, 음악·미술 등의 취미 활동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일을 즐긴다. ‘본업은 충실히, 나만의 시간은 확실히’ 하며 아름다운 인생을 살고 있는 낭만닥터 정 원장을 만나본다. 

“오롯이 혼자 즐기는 문화생활, 지친 일상에 위로를 얻어요” 

정 원장은 최근 관람한 뮤지컬 <플래시댄스> 이야기로 인터뷰의 문을 활짝 열었다. 한 달 기준으로 4~5개의 클래식·뮤지컬·콘서트 등을 관람하는 그에게 문화 생활은 일상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다양한 활동마저 지치는 순간, 문화생활은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만족스럽게 만들어준다고 그는 말한다. 


“누구나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사람에게 시달릴 때가 있잖아요? 특히 의사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울고 웃는 직업이에요. 그러다 보니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어요. 문화생활은 오롯이 혼자 보고 듣고 즐길 수 있어요. 무언가를 대답할 필요도 없고, 거짓말을 하거나 해치지도 않죠. 이를 통해 전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영감과 위로를 얻어요.”


마치 좋은 클래식 공연 하나를 관람한 것처럼 정 원장의 얼굴엔 시종일관 미소가 만연하다. 그만큼 문화생활에 대한 애정이 크기 때문일 터. 하지만 클래식의 경우 뮤지컬이나 콘서트에 비해 아직 일반인들에게 어색하다. 어렵고 비싸다는 인식이 그 첫 번째 이유다. 정 원장은 ‘요즘은 뮤지컬보다 저렴한 클래식 공연도 많다’며, 입문자를 위한 좋은 공연 고르는 법을 소개했다. 


“클래식 공연이 처음이라면 일단 유명인의 공연을 선택하는 게 안전할 거예요. (웃음) 굉장히 유명한 음악인들이 생각보다 많이 내한해요. 만약 유명인을 모른다면 프로그램을 보세요. 아는 곡이 한두 개 정도 있다면 듣는 재미가 있을 거에요. 그렇게 입문하면 듣는 귀가 생기기 시작하는데 이때 같은 곡, 다른 연주자의 공연을 찾아다녀 보세요. 찾는 재미도 생길 거예요. 특히 연말에는 다양하고 재밌는 프로그램들로 공연이 구성되기 때문에 그 시기부터 차근차근 접근해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무엇보다 성악, 오케스트라, 춤 등 어떤 장르의 공연이 좋은지 개인 취향 정도는 미리 파악해두면 좋겠죠?”


이어 정 원장은 자신의 취향도 서슴없이 공개한다. 클래식 분야 중에서는 피아노 연주를 가장 좋아해 피아니스트 김선욱 씨의 공연을 자주 관람한다고 전한다. 특히 올해 10월에는 영아티스트포럼앤페스티벌에서 주관하는 공연 <열혈건반>을 가장 기대 중이다. 그 밖에 뮤지컬은 <라이언킹>을 가장 좋아하고, 그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십계>라는 프랑스 뮤지컬도 감명 깊었다고 덧붙인다. 


“꿈이 하나 있어요. <태양의 서커스>라는 공연을 좋아하는데요. 그들이 순회하는 나라나 지역에서 열리는 공연들을 다 보고 싶어요. (웃음)” 

“오케스트라 활동과 춤 그리고 그림…
 나만의 표현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풀죠”

다양한 문화생활에서 받은 영감을 플레이어로서 펼치고 있는 정 원장. 외국에서 보낸 자유로운 학창 시절이 자양분이 됐다며 웃는다. 각종 댄스는 물론 미술,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단에서의 클라리넷 연주까지… 그 다분한 재능과 끼를 때로는 사람들과 함께, 때로는 홀로 표현하고 있다. 


“클라리넷은 중학교 때 시작했어요. 외사촌 형이 클라리넷을 했고, ‘악기 하나 다루면 좋을 것 같다’는 부모님의 권유 덕분이었죠. 목관악기인 클라리넷은 저음과 고음이 달라요. 마치 사람 목소리 같달까. 플루트나 오보에보다 저렴한 편이라 취미로도 좋아요. 색소폰과도 운지법이 비슷해서 클라리넷을 다룰 줄 알면 색소폰 다루기도 쉬울 겁니다.”


이밖에도 정 원장은 중학교 때 접한 댄스 수업에 대한 좋은 기억을 의사가 돼서도 이어갔다. 
“학창 시절 발레, 탭댄스 등 모든 종류의 춤을 조금씩 접했어요. 이후에는 살사도 조금 배웠고요. 특히 탭댄스는 나이대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장르에요. 기술적으로 뛰는 춤이라 발목 근육도 단련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운동, 다이어트에 굉장히 도움 될 거예요!”


사람들과 어울리는 활동인 음악과 춤은 나름의 희열이 있다고 정 원장은 말한다. 하지만 혼자 몰두하는 미술 활동은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 전한다. 


“의대생 때 오케스트라반과 미술반을 병행했어요. 너무 바빴겠죠? (웃음) 세브란스 미술반은 가장 오래된 동아리 중 하나에요. 은퇴 후 전업 화가로 인정 받는 선배님들도 많죠. 개인적으로는 아이디어를 내서 구조적이고 입체적인 작품을 만드는 걸 좋아해요. 미술은 정해진 시간 없이, 짬짬이 지속하는 취미에요.”


정 원장은 ‘나만의 시간’을 누구보다 효율적으로, 행복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는 그의 삶에 원동력이 된다. 그는 똑같은 일상에 지친 선후배, 동료 의사들이 문화·취미 생활을 통해 다양한 분야와 다양한 사람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조언한다. 


“의사라는 집단은 사회에서 존경을 받기도 질타를 받기도 해요. 또 대개의 전문인 집단이 그렇듯 폐쇄적인 면이 있죠. 전 앞으로 의사들이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면서 다른 시각을 가지고 생각의 폭을 넓히길 바라요. 이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추고, 나아가 의사에만 국한되지 않고 이 시대를 선도하길 바랍니다.”

“지금은 환자들에게 도움 되는 의사, 
 은퇴 후에는 사회에 도움 되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요”

보통 ‘피부과’라고 하면 ‘미용’을 먼저 떠올리지만, 피부과는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과다. 무엇보다 입원 환자가 적은 외래 중심 과다. 학문적 호기심이 많고 사람에 덜 지치는 성향을 타고난 정 원장에게 피부과 의사는 천직이다. 최근에는 1인 방송 시대에 발맞춰 피부과 전문의 타이틀을 내세운 개인 방송 채널을 개설했다. 


“어떻게 해야 의사 개인 방송이 사람들에게 재밌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사실 처음에는 미용 콘텐츠가 더 인기 있을 줄 알았는데, 전문적이면서도 쉬운 설명을 기반으로 한 피부질환 콘텐츠가 더 반응이 좋더군요. ‘역시 사람들이 의사에게 기대하는 건 전문성이구나’, ‘의사는 의사의 본분을 다해야 하는구나’를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정 원장은 여드름, 켈로이드 흉터 등과 난치성질환인 한관종을 주로 치료한다.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은 아니지만 이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고 전한다.  
“제 개인 SNS에 ‘한관종 때문에 죽고 싶다’며 상담 메시지를 보내는 분도 있어요. 그만큼 환자에겐 괴로운 질환입니다.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고, 치료 후 행복해하는 환자를 보는 것이 의사로서 가장 큰 보람이에요. 앞으로도 최대한 쉬운 설명을 통해 환자들의 충분한 이해를 돕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의사로서의 보람을 이야기한 후 정 원장은 최근 ‘조금이라도 힘이 있을 때까지 진료하겠다’는 생각에 의문이 들었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은퇴 계획을 변경했다고 덧붙인다. 그렇다면 그가 꿈꾸는 ‘미래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신체 변화가 생겨요. 그것이 일에 영향을 미친다면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판단력과 체력 등이 최대한 건강하게 뒷받침되는 그날까지 의사로서의 본분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이후에는 제가 가진 기술을 사회에 나누는 일을 하고 싶어요. 부모님의 가르침을 받아 인턴 때, 즉 돈을 벌기 시작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수입의 10%를 기부하고 있어요. 이러한 영향 때문인지 은퇴 후에는 궁극적으로 사회에 도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웃음) 이것이 제가 최종적으로 꿈꾸는 미래의 제 모습이에요.” 


희미하게 찍힌 사진에 선명한 효과를 불어넣은 듯한 답이 돌아온다. 그의 인생 2막이 기대되는 이유다. 앞으로 더욱 아름다워질 정 원장의 인생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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