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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병리 적정수가 실현·정도관리로 위상 제고”
“세포병리 적정수가 실현·정도관리로 위상 제고”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9.03.25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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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원 대한세포병리학회 회장
“기계장치 아닌 知力 판독”…안정적 수가 인정 안돼 불합리
전국 212개관 1년 4차례 평가…체계적 진단 관리 `심혈'
지도의 활성·국제자격시험 지원 등 회원 자존감 높일 것

“세포병리의사와 세포병리사의 자존감을 높이는 동시에 세포병리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며 `세포병리 지도의' 활성화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올해 1월부터 대한세포병리학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 홍순원 신임 회장은 학회 발전을 위한 포부를 이 같이 밝혔다.

홍 회장은 우선 2년의 임기동안 △세포병리의사 적정 수가 안정화 △세포병리 정도관리 교육 강화 △세포병리 지도의 위치·역할 강화 △세포병리 위원회·지회 소통 강화 △세포병리의사 및 세포병리사 국제 활동 지원·강화 △타 진료과 소통 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미래 30년을 향한 홍순원호 `출항'

`국민의 건강한 삶과 함께하는 세포병리'는 대한세포병리학회의 슬로건이다. 학회는 1986년 대한병리학회의 회원들이 세포병리의 중요성과 전문성을 인식해 창립됐다.

2016년 30주년을 맞이한 학회는 미래의 30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홍순원 회장이 있다. 홍 회장은 “우리 학회는 비 침습적인 방법으로 자궁경부암을 비롯한 다양한 장기의 암을 조기 발견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이를 위해 세포병리 의사뿐 아니라 세포병리사의 양성에 힘써왔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세포병리학자들과의 교류에도 힘써 왔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AI와 분자병리의 발전으로 더욱 그 의미가 커지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회장 임기를 시작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최소한의 세포로 정확한 진단에 이르도록 하는 일에 모든 회원들과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노력 대비 원가에 못미치는 `수가'

홍 회장은 세포병리의사들의 노력에 비해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세포검사 수가 제도에 대해 성토했다. 그러면서 진단검사의학과와 병리과의 진료 분야에 대해서도 정확한 선을 그었다.

그는 “의학을 모르는 사람들이 흔히 병리과를 진단검사의학과로 오해하는 경향이 많다”며 “진단검사의학과와 병리과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부터 분리되어 있고 검사 방법과 진단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즉, 진단검사의학은 체액을 채취해 기계에 넣어 분석된 수치로 결과를 낸다면, 병리는 현미경을 통해 세포의 모양들을 분석하고 진단을 내린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홍 회장은 “병리의사들은 세포 하나하나에 대해 임상정보와 비교하면서 세포의 모양과 변화되는 상황을 관찰해 진단한다. 즉,`눈'으로 보고, `머리'의 지식을 총동원해 진단하는 만큼 케이스마다 의사의 노력이 엄청나게 든다”며 “임상의사가 아픈 환자를 본다면, 병리의사들은 환자의 세포와 면담을 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병리 전문의들은 노력과 성과에 비해 제대로 된 수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병리과가 영상의학과나 진단검사의학과처럼 진료지원과로 묶이다 보니 행위별 수가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진단검사나 영상의학의 경우 기계를 통한 검사비가 발생되기 때문에 수가 책정이 가능한 반면, 병리의 경우 사람의 지력(知力)이 많이 들어 인력과 시간, 정신력 등 업무 강도가 높은데도 기계 판독과 같이 치부되는 것은 불합리한 처사”라고 꼬집었다.

홍 회장은 “전국의 병리전문의들이 밀려드는 검사를 수행하며 세포검사의 정확도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는 만큼, 노력에 맞춰 현실화된 보상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도관리 `강화', 질 관리 및 정확도 높여

이와 함께 홍 회장은 `정도관리' 교육을 강화해 세포를 더욱 정확히 진단할 수 있도록 체계화시켜 나가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는 “세포병리학회는 대한병리학회보다 먼저 1995년부터 정도관리에 앞장서 왔다”며 “2006년부터 병리학회와 함께 전국 212개 기관을 대상으로 질관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1년에 4차례 정도관리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세포검사의 경우 정확도가 중요한만큼, 진단의 질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도관리 사업을 해보면 일부 의료기관의 진단 정확도에 문제가 있을 경우가 있고 이에 대한 재검을 통해 학회가 나서서 세포병리의사 및 병리사들을 교육해 진단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산부인과의 경우, 자궁경부에서 채취한 세포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자궁경부 세포검사(이하 세포검사)'를 할 때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평균 환자 비율 대비 양성세포 보유자가 95%, 비정상내지 암세포 보유자가 5%가 나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홍 회장은 “이 비정상내지 암세포 보유자중에 전암의심세포, 전암세포, 암세포 보유자로 나누는데 기관에 따라 전암의심세포보유자/전암세포보유자를 계산해 3이하를 적정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3이상인 경우 전암의심세포보유자가 많아지는 것으로 전암세포 진단에 정확도가 낮은 것으로 볼 수 있게 된다”며 “이는 양성세포 보유자를 전암의심세포 보유자로 분류하는 것으로 좀 더 많은 환자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문제가 생기고, 정도관리 교육이 더욱 필요하게 되는 바로미터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포병리학회가 정도 관리 및 교육을 통해 세포검사의 정확도를 높인 결과 국가암검진 사업 중 자궁경부암 발생률을 낮추는데 큰 역할을 해 왔다”며 “정도관리의 질과 정확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의료기관의 자체 질이 관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적으로 정도관리 기준을 근거로 학회가 나서서 '전국적으로 수준 높은 병리 검사 시행'을 목표로 세포병리의사와 세포병리사들이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눈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포병리학회 회원 `자존감' 높이는데 앞장

홍 회장은 `병리의사'들이 병리과를 선택하고 시작할 당시, 큰 포부와 자존감을 가지고 시작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도 그랬다. 질병과 질환을 모두 이해하는 의사가 되고 싶었고, 질병을 제대로 이해하고 환자를 치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진료과가 무엇일까 생각한 끝에 얻은 답이 `병리과'였다.

그는 “학회 회원들에게 병리의사들이 의료기관과 환자에게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며 “세포병리 지도의의 위치를 높이고, 국내외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힘을 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회는 1993년부터 지도의를 구성, 지금까지 191명이 배출됐다”며 “이 시험은 병리의사 전문의가 된 이후 5년 후부터 볼 수 있는데, 사실 지도의라고 해서 큰 혜택은 없지만, 의료기관 내 모든 세포검사를 다 관리하는 자격과 함께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홍 회장은 “지도의가 되면 보통 일이 더 많아지는데, 병리의사로서 가장 큰 보람은 `최종 진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병리의사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그는 학회의 중심축인 평의원보다 지도의들의 위치를 더욱 높게 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도의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인력이 될 수 있도록 워크숍이나 지도의 모임을 지원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아울러 홍 회장은 지회와 위원회와 지속적인 소통을 유지해 나가는 동시에 1992년부터 교류를 시작한 세계적인 학회와의 교류 확대를 통해 병리의사들이 국제자격시험에도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한국 세포병리과 의사들이 International Academy of Cytology (IAC) 멤버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한편, 대한세포병리학회는 오는 4월5∼6일 양일간, 서울아산병원 동관 6층 대강당과 소강당에서 `부인과 세포병리, HPV'라는 주제로 2019년 대한세포병리학회 제33차 춘계학술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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