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톤치드' 잣나무 숲서 마음을 치유하다
`피톤치드' 잣나무 숲서 마음을 치유하다
  • 의사신문
  • 승인 2019.03.2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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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교수의 걷기 예찬 〈47〉  `잣향기 푸른숲 숲길'

봄소식과 함께 찾아간 곳은 경기도 가평 축령산 자락에 있는 `잣향기 푸른숲 숲길'이다. 축령산과 서리산 일대에 위치한 이곳은 해방 전후로 심어진 잣나무 수십만 그루가 잘 자라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잣나무는 아름답기도 하지만 영어로도 `Korean Pine'으로 표기될 만큼 한반도가 원산지임을 당당히 알리는 나무이기도 하다. 맑은 공기와 함께 잣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몸속의 면역력을 강화시켜 우울증과 같은 마음의 병에도 효과적이다.

■봄의 소리로 푸른 잣나무 숲에서 마음을 치유하다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봄, 하지만 올해 들어 최장기간 지속된 미세먼지 주의보 예고에 푸른 하늘을 볼 수 없는 날들이 이어졌다. 눈과 목이 늘 불편해 맑고 푸른 숲길이 더욱 간절했다. 이는 우리뿐만이 아니었는지, 주말 봄나들이 교통 혼잡이 심각하다. 이를 감안해 우리부부는 일찌감치 서둘러 백련사로 향했다. 잣향기 푸른숲 숲길에 오르는 다양한 길 중 비교적 한적하고 걷기 좋은 코스가 백련사 옆 임도로 오르는 길이기 때문이다. 백련사는 경기도 지정 템플스테이 사찰로, 역사는 길지 않지만 청결하게 잘 정리된 느낌이다.

숲길 입구까지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임도길에는 아직 봄과 겨울이 공존하고 있었다. 황량한 가지만 남은 나무들 사이로 흰 눈이 남아있는 한편, 어김없이 푸른 새싹들은 흙을 뚫고 나와 봄의 시작을 알린다. 30여분을 오르니 삼거리가 나오고 이정표에 축령산 방향이 표시돼 있다. 이제 본격적인 숲길이다.

  마치 장군이 갑옷을 입고 군대 사열하듯 일렬로 위풍당당 서있는 잣나무들을 대하니 눈과 마음이 시원해진다. 나무를 쪼며 북을 치는 딱따구리의 장단에 맞춰 산비둘기는 구구구구, 산새들은 휘파람으로 합창한다. 대자연이 들려주는 오케스트라를 들으며 아름다운 숲길을 바라보니 나와 자연이 하나가 된 듯하다.

숲길 그루터기 쉼터에 앉아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겨 본다. 일상에 지친 마음을 치유하러 왔건만, 이것도 직업병일까. 잘라진 나무 모양이 콩팥의 단면과 너무나 비슷하게 보인다. 산길 주변에 떨어진 잣송이의 향이 코끝을 기분 좋게 자극한다. 이른 봄, 부지런한 다람쥐들이 어디선가 나타나 지나가는 여행객들을 발견하고는 쏜살같이 도망간다.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잣향기 푸른숲
마음껏 치유의 숲속 공기를 마시며 걷다보니 눈앞에 큰 건물이 나온다. 숲체험과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산림체험공간이다. 방문객들은 울창한 잣나무 숲속에서 숲체험, 산림치유, 목공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특히 1970년대 화전민 마을을 재현한 너와집, 귀틀집 등 가옥도 전시 중이어서 가족들이 함께 관람하기에 좋다.

안내도를 둘러보고 화전민 마을로 향한다. 눈 덮인 조그마한 연못 옆에 쓸쓸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물레방아를 지나니 누군가 열심히 쌓아 올린 돌탑 두 개가 보인다. 돌탑을 지나니 누런 진흙벽의 귀틀집과 나무로 지붕을 얹은 너와집이 있는 화전민 마을 입구의 싸리문이 보인다. 건너 편의 너와집 지붕에는 나무판들이 날아가지 못하도록 묵직한 돌덩이들을 듬성듬성 얹어놓았다.

기둥에 걸려 있는 무청잎을 보니 맛있는 시래기국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군침을 다신다. 쪽마루 한 켠에 앉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휴식을 갖는다. 치유의 숲길을 한 바퀴 돌아 임도를 따라 다시 백령사로 향한다. 숲길을 걸으며 한결 맑아진 마음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는 향긋한 잣 향이 가득하다.


■여행 TIP. 교통 혼잡을 피하기 위하여 가급적 일찍 출발하는 것이 좋다. 다리가 불편하신 어르신이 있다면 임도길을 차로 오르는 것도 가능하다. 국내 최대 잣 생산지답게 잣을 가미한 요리가 별미이며 잣두부 집에서 정식으로 잣두부 요리를 모두 시식해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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