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사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유총 사태 반면교사로 삼아야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03.1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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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기자는 지인이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을 개업했을 때 축하차 방문한 적이 있다. 그날 지인의 또 다른 지인이 하는 말을 우연히 들었다.

“학원이나 이런 교육 사업하는 사람들은 이익을 추구하면 안돼. 딱 먹고살 만큼만 벌고 나머지는 다 애들한테 투자해야 돼.”

기자는 경악했다. 세상의 어느 누가 생존을 위해 자기 자본을 들여 사업을 하면서 이익을 추구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사업자들이 이익을 얻고자 서로 경쟁을 벌여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어냄으로써 결국 소비자의 이익도 발생한다는 게 인류가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체험하고 터득한 시장경제의 평범한 명제다. 이게 왜 민간교육에는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인가?

그 `지인'도 몇 번이나 식당을 하다가 실패한 분이라는데 자신의 이익을 바라지 않고 손님들에게 최고의 음식만 제공하라고 하면 납득할 수 있을까?

그런데 기자는 문득 그 `지인'이 의료를 대할 때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나아가 다른 이 땅의 대다수의 국민들, 그리고 정부조차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최근 `한유총' 사태를 보면 정부와 대화를 전면 중단하고 총파업을 논의 중인 의료계의 현 상황이 묘하게 오버랩된다.

사립유치원이나 민간의료기관이나 엄연히 개인의 자본으로 설립된 사유재산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일정 부분 정부 지원을 받는다고 하지만 대신 그보다 훨씬 더 막대한 규제가 가해지며 민간도 공공도 아닌 기이한 형태로 방치됐다가 지금과 같은 사단이 나버렸다.

기자도 우리 아이들이 유치원에 등원하지 못하게 될뻔한 일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일부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부적절한 행태에 대해 분노를 느끼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이 시장체제 국가에서 정부가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하여 도리어 개인의 사유재산을 침탈하는 것까지 정당화할 수는 없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위해 일한다. 이는 “영리목적 유치원은 교육기관이 아니다”라고 말한 교육부 총리나 민주당도 마찬가지이다.

한유총이 유치원 개학 연기를 강행한 지 하루 만에 백기투항했다. 하지만 교육청은 이미 한유총에 대한 법인설립 허가취소 절차에 들어가 단체 대표성까지 상실될 위기에 처했다.

이번 사태가 현 정부에 민간이익단체를 길들이는 법을 알려주는 또다른 선례가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 투쟁은 굳은 심지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다. 현재 파업을 논의 중인 의료계도 이번 사태를 면밀히 분석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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