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적용받는 의사는?
김영란법 적용받는 의사는?
  • 의사신문
  • 승인 2019.02.2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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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변호사의 친절한 법률 이야기' 〈28〉

전 성 훈 
서울시의사회 법제이사
법무법인(유한) 한별


얼마 전 같은 곳에서 근무하였던 친한 판사, 검사 후배들과 오랜만에 만나 저녁모임을 가졌다. 한 후배가 오랜 지방근무를 마치고 수도권으로 돌아온 것을 축하(?)한다는 명목으로 모인 자리였는데, 식당이 유명 중식 체인이라 밥값이 꽤 나왔다. 필자가 가장 연장자여서 아무런 고민 없이 밥값을 결제했는데, 후배들이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약간의 섭섭함이 들기도 하면서, 공직자들이니 그래야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김영란법'이 있으니 말이다.

김영란 전 대법관이 반부패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의 수장으로서 입법을 주도하였기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라는 정식 명칭보다는 `김영란법'으로 불리고 있는 이 법은, 예전에 비하여 엄청나게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애매한 수준의 `인사' 관행조차도 금지할 단계가 왔다는 국민적 컨센서스에 힘입어 2015년에 입법되었다.

세상 끝날 듯이 시끄럽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어버리는 우리 사회의 특성 때문인지, 법 시행 후 2년여가 지난 지금에는 김영란법이 많이 언급되고 있지는 않다. 그러면 김영란법은 사문화된 법인가? 그렇지 않다. 김영란법 위반으로 2016년에는 1건, 2017년에는 90건이 경찰에 입건되었으나, 2018년에는 300건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즉 처벌되는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것이다.

2년 전 `의사와 김영란법'에 관한 수많은 SNS 메시지를 공유하였을 것이지만, SNS의 휘발성 때문에 지금은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을 것이다. 의사들은 김영란법에 대하여 3가지만 알면 큰 문제는 없다. 내가 적용대상인가? 그래서 뭘 금지한다는 거지? 그럼 어떻게 하면 되나? 보다시피 의외로 간단하다. 아래에서 살펴보자.

의사 중 김영란법의 적용을 받는 사람은 누구인가?

첫째는 `공무원'인 의사로, 예를 들어 국·공립병원 의사, 지방의료원 의사, 공중보건의사, 보건소장 등이다. 둘째는 `공직유관단체 소속' 의사로, 예를 들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소속 의사 등이다. 셋째는 `공무수행사인'인 의사인데, 공무수행사인이란 민간인 신분이지만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으로, 대한병원협회에서 전공의 수련업무를 담당하는 의사나 대한의학회에서 전공의 자격시험을 담당하는 의사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넷째는 보건복지부나 행정기관이 `법령에 근거하여' 설치·운영하고 있는 `각종 위원회의 위원'인 의사이다. 이러한 위원회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감염병관리위원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장애판정위원회, 중앙응급의료위원회 등 아주 많다.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위원회에 소속되어 있다면 위촉된 사실을 잊었을 수도 있으니, 한 번 확인하여 보기 바란다.

다섯째는 `학교의 장과 교직원'인 의사로, 사립대학교의 의과대학 교수를 생각하면 된다. 단 여기의 교직원은 고등교육법상 교원으로 인정되는 교수만을 말하는 것이고, 명예교수, 겸임교수, 임상강사(펠로우) 등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여섯째는 `학교법인의 임직원'인 의사이다. 일곱째는 `언론사의 장과 임직원'인 의사로, 예를 들어 의사신문의 발행인이나 편집인 등이다.

위의 일곱 가지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한다면 김영란법의 적용대상인 `공직자 등'에 해당한다. 만약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면 김영란법과는 무관한 의사라고 할 수 있다.

김영란법 적용대상에 해당하는 경우, 뭘 금지한다는 것인지 궁금할 것이다. 김영란법이 금지하는 행위는 크게 두 가지, `부정청탁'과 `금품 등 수수'이다.

먼저 `부정청탁'이란 김영란법에 열거된 14가지 직무(사실상 모든 직무라고 보면 된다)와 관련하여 `법령을 위반하여' 또는 `지위를 남용하여' 처리하도록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대학병원 등에서 과거에 자주 있었던 수술이나 입원 순서 당겨주기, 원하는 병실 배정해 주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는 이러한 부정청탁을 한 공직자 등은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부정청탁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공직자 등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다음으로 `금품 등의 수수'는 크게 `1회 100만 원 초과(또는 1회계연도동안 합산금액 300만 원 초과)'와 `1회 100만 원 이하'로 구분할 수 있다. 100만 원 초과의 경우 직무관련성 여부,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무조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며, 금품 등을 제공한 자도 동일하게 처벌된다.

반면 100만 원 이하의 경우 `직무관련성이 있는' 금품 등을 받은 경우에만 수수금액의 2∼5배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다만 직무관련성이 있는 경우라도 법이 정한 예외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처벌되지 않는데, 바로 `3, 5, 5 룰'이다. 즉 직무관련성 있는 사람 사이에서도 식사 3만 원 이하(주류 포함) / 선물 5만 원 이하(농수산물·가공품은 10만 원) / 경조사비 5만 원 이하(화환·조화 10만 원 이하)는 문제되지 않는다. 여기의 경조사에는 돌잔치, 승진은 포함되지 않는다.

내가 적용대상이고, 뭘 금지하는지도 알겠는데,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간단한 팁을 몇 가지 알려드린다.

첫째 요즘에는 공직자 등이 참석하는 각종 회의나 만찬시에 3만 원 미만의 식사를 주문하거나, 각종 강연료도 김영란법이 정한 기준에 맞추어 지급하는 등 전반적으로 김영란법이 준수되고 있다. 하지만 주최측만을 너무 믿지 말고, 식사나 강연료가 과하다 생각되면 기준에 맞는 것인지 스스로 확인하자.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한다.

둘째 공직자 등이 김영란법 위반으로 의심되는 부정청탁이나 금품 등을 받은 경우, 알게 된 즉시 ①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으로 거절의 의사표시를 명확히 하고 ② 상급기관이나 상급자에 알려야 한다. 만에 하나 추후 김영란법 위반이 문제가 될 경우 자신의 결백을 입증해 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다.

셋째 자신이 공직자 등에 해당하고 직무관련성이 있는 사람들과 3만 원 이상의 식사를 하게 되는 경우, 자신의 식사비는 자신이 결제하고 카드전표나 영수증을 보관하자. 다른 사람들이 `왜 저리 유난이야'라고 생각할까 신경 쓰일 수도 있겠지만, 얻어먹은 뒤 누군가가 추후에 문제 삼는 경우 변명이 불가능하다. 식사에는 주류까지 포함되므로 상한액 3만 원을 넘기기 쉽다.

마지막으로 의사들이 많이 즐기는 골프는, 무조건 전액 더치페이 하여야 한다. 회원권 보유자와 함께 라운딩을 하면서 받게 되는 그린피 우대 등의 액수가 5만원 미만이라고 하더라도, 그린피 우대 등은 편의제공일 뿐 선물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아예 예외사유인 `선물 5만원'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위의 내용들을 외우기 번거롭다면 이것만 기억하고 실행하면 된다. `내가 먹고 노는 돈은 내가 낸다.' 밥값은 연장자가 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옛날 사람인 필자 역시 너무 각박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정한 지위에 있는 의사라면, 법이 정한 것은 지켜줄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2000년의 관행과 확실하게 작별하려는 변화의 물결 속으로 들어왔고, 의사 역시 예외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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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희 2019-02-25 11:21:57
저같이 서울고법 민사조정부위원장인 경우에도 국가 사무를 하기때문에 대상이 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