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20:52 (토)
“北 의료환경 개선...남북 의료격차 줄여야”
“北 의료환경 개선...남북 의료격차 줄여야”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02.18 20: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 '함께 나누는 생명사랑' 후원의 밤
남북의학용어부터 통일…통일 이후 의료상황에 대비해야

남북 분단 60년이 넘어 낙후될 대로 낙후된 북한의료환경을 개선하고 남북 간 격차를 줄여 통일 이후 의료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뜻있는 의료인들이 나섰다.

사단법인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이사장·문용자 운영위원장·김영훈)은 ‘함께 나누는 생명사랑, 세 번째 후원의 밤’을 18일(월) 오후 7시 서울 팔레스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했다.

문용자 이사장(사진)은 “2018년은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대전환이 시작된 역사적인 해”라며 “특히 남북한 보건의료 교류협력은 무엇보다도 생명을 살리는 일이기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십 년간 벌어진 남북한 보건의료 격차와 질병양상 차이는 남북한 주민 사이의 사회통합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서로에게 치명적 감염원이 되고, 생활습관병의 아웃브레이크를 초래하는 등 매우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문 이사장은 “북한주민의 불건강상태는 한반도공동체의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기에 보건의료 분야는 한반도 공동체를 대비한 가장 유효한 투자영역”이라며 “한반도의 평화의 바람이 화해의 새바람이 되리라 간절히 기도하며 한반도 건강공동체에 더욱 기여하는 재단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안혜선 사회참여이사의 축사 대독을 통해 “의협도 통일의학 기반 조성을 위해 남북의료위원회를 설치, 다양한 사업을 전개 중”이라며 “앞으로도 남북의료교류 확대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오늘 행사를 계기로 더욱 관심과 참여가 늘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경 평양과학기술대 총장은 “열악한 북한 의료 현실을 개선하고 통일 이후를 대비한 남북의료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여러분의 후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읍소했다.

개회식과 제1부 만찬 시간에 이어 제2부 행사는 김연재 한국애보트 전무와 권혁도 사무국장의 사회로 시작해 김신곤 상임이사가 사업보고를 통해 △북한 보건의료교육 지원사업 △통일보건의료인력 개발육성사업 △남북한 보건의료 교류를 위한 국내외 네트워크 협력사업 △통일보건의료 학술연구 및 통일교육 사업 △통일공감대 확산을 위한 나눔문화사업 등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 발자취’를 소개했다. 가수 한영애 씨도 특별출연해 열창을 선보여 남북의료교류 후원 확대를 위한 힘을 보탰다.

김옥심 고대 통일보건협동과정 석사 졸업생은 ‘통일교육연구를 위한 투자’를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남쪽나라에 온 지 16년을 맞았다. 죽을 고비를 넘기며 남한에 왔지만 간호대·간호사 생활도 쉽지 않았다”며 “통일보건의학을 공부하며 어느새 통일을 준비하는 저의 모습을 보게 된다. 남북통일 교두보가 되기까지는 아직도 채워나가야 할 부분이 많지만 어느샌가 희망을 갖게 되며 마음이 든든해진다. 빠른 시일 내에 남북한 주민들이 봄을 함께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손경구 이사(사진)는 재단에서 수행하고 있는 ‘북한어린이 두유 지원사업’을 소개하며 “북한에는 영유아 시기의 영양실조, 영양 불안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심각한 수준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정치적 제약을 덜 받고 북한에서도 잘 자라는 곡식으로 만들 수 있으며 아이들이 매일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음식은 바로 ‘두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루 두유 한 잔이 건강한 미래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은 북한 5천 명의 아이들에게 매일 두유를 보급하고자 한다”며 “후원자들의 작은 참여는 더 많은 북한 아이들이 두유를 마실 기회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매월 1만 원으로 북한 어린이에게 매일 담백한 두유 한 잔을 선물할 수 있다. 한 잔의 두유로 미래 세대에게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남북의학용어 통일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김영훈 운영위원장(사진, 고려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은 ‘남북의학용어사전과 남북의료교류의 모델’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남북의 언어 차이는 전문용어에서 더 심각해 남북 간 의학용어의 간극을 줄이는 일은 주저함 없이 시작해야 할 과제”라며 “우선 남북 양측의 의학용어를 모아서 서로 비교하여 어떻게 통합할 수 있을지에 대해 모색하고 남북 의료통합 과제로서 의학 교육 용어와 의료 행정 용어의 기초가 될 남북의학용어사전 편찬 사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미리 고민할 사항으로 △남북 편찬자 간 협력 △인력 지원 △행정 지원 △재정 지원을 꼽았다. 이후 필요한 첫 번째 추진 전략으로 대한의사협회를 사업주체로 한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며 “최고 전문가를 위촉해 편찬위원회를 구성하고 북측 의학자, 사전학자와의 창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사업 운영으로 자세한 매뉴얼을 작성하여 전체 참여자가 일관되고 통일되게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세 번째로는 남북 전문가, 사전 편찬자들이 정기적으로 회의를 개최하여 편찬사업에 대해 남북이 공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의협 산하 의학용어위원회,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 대한의학회, 통일보건의료학회, 한국사전학회 등 관련 단체로부터 자문과 조언을 구하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뿐만 아니라 통일부, 보건복지부, 포털사이트, 언론 등과 지속적 네트워킹으로 향후 웹 서비스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한 기대효과로 북한 의료인은 물론 일반인의 남북 의학용어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남북의학용어사전’을 구축해 언론사와 정부기관이 향후 남북교류 시대에 가장 적합한 의학용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며 남북의학용어집 자체가 남북의학연구 대상이 되어 종사자들을 위한 교육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김영훈 위원장은 “남북의학용어사전은 전문용어인 의학용어를 집필한 사전이라는 점에서 전문용어학 및 사전학의 연구를 촉발해 학계의 관심사가 될 것”이라며, “더 나아가 타분야 전문용어 통합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남북전문용어 사전편찬, 통일을 대비한 용어 표준화 연구를 활성화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