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모럴 인저리 팽배 소신진료 못한다"
"의사들 모럴 인저리 팽배 소신진료 못한다"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9.02.1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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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환 의학한림원 회장 "냉소적 분위기 타파 전문가 존중 풍토 살려야"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임태환 회장

“번아웃(burn out)이라는 말은 이제 한국 의료계에 들어맞지 않는다. 현재 의사들은 임세원 교수와 윤한덕 센터장의 사망소식을 잇따라 접하면서 더욱 심각한 도덕적 상해(Moral injury)를 입었다”

올해 2월부터 3년간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을 이끌게 된 임태환 신임회장(7대, 울산의대 영상의학교실 명예교수)은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료계 대표 석학 모임인 의학한림원의 내부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임 회장은 “Moral-injury란 과거 군인들이 전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적을 사살한 이후 도덕적·정신적 상처를 입고 ‘냉소적 상태’가 되는 것을 말한다”며, “현재 한국의 의사들은 잇따른 의사사망 사건과 보험급여 기준으로 인한 소신진료 불가로 도덕적 상해를 입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의술이 보험급여 기준에 얽매이면서 현재는 환자에게 꼭 필요한 약제 처방, 보조의료 행위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으로 의사들은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게 되고, 이같은 상황이 반복될수록 의사들의 도덕적 상해 정도는 깊어진다”고 전했다. 

임태환 회장은 보건당국의 급여청구 심사·삭감이 의사들의 소신진료를 불가능하게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의사들이 냉소적인 진료를 하게 된다면 의료시스템은 붕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임세원 교수와 윤한덕 센터장, 전공의 사망 사건까지 바라본 의사들은 현재 더욱 깊은 도덕적 상해를 입었다”며, “이같은 냉소적 분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의학한림원이 발벗고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임태환 회장은 미국 의학한림원을 예로 들며 대한민국에 ‘전문가 존중’ 풍토가 생겨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연구성과 중심적인 한국의 문화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임태환 회장

그는 “전문가를 인정하고 그들의 연구업적을 존중하는 미국 등은 전문성이 국민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미국 의학한림원은 현재 재정적으로 자립(150억 원)해 운영되고 있으며, 그들의 리포트는 마치 바이블과 같다. 한국에서도 전문가의 업적이 존중돠는 분위기가 형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한국 의학한림원도 최근 '미래보건의료 전망연구' 등 리포트를 발표해 석학단체로서의 자리매김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태환 회장은 현재와 같은 한국의 성과 중심적 문화 풍토로는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배출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꼬집었다. 그는 “연구 성과만을 바라기보다 오랜기간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선의의 실패도 인정해줘야 한다”며, “의학한림원 역시 여러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해 중심을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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