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원법 초읽기…"정신건강복지법 허점 많다"
임세원법 초읽기…"정신건강복지법 허점 많다"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2.0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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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회공청회 개최…정신건강증진사업 한계 지적‧추가 재원 확충 강조

故 임세원 교수 사건을 계기로 현 정신건강복지법의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급성재발기 응급정신의료 집중치료가 가능한 의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울러 중증정신질환에 대한 지역사회 기반의 치료를 제공하는 외래치료 및 지역사회관리활성화 대책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됐다.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오후2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임세원법 입법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해국 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타해 위험상황에 대한 민감한 안전행정 대응-응급정신의료 집중치료-급성재발기 치료로 이어지는 체계 구축을 언급했다.

임박한 위험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응이 이뤄질 수 있는 법적·제도적 체계와 더불어 정신건강의학과 환자들의 급성 악화기의 원활한 진료가 원활히 이뤄져야 환자 및 가족들의 기초적 안전이 보장된다는 것.

특히 이중 응급정신의료체계의 핵심적인 첫 번째 문제는 환자 후송이라고 언급됐다. 지정의료기관체계가 정비되지 못해서 역으로 현장에서의 경찰관의 활동도 위축되고 있다는 지론이다.

이에 대해 이해국 교수는 “응급정신의료체계를 재정비해 경찰관과 119소방대가 현장대응과 후송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권역별 주요의료기관에 정신응급치료를 위한 정신응급지정의료기관의 설치 및 정신건강의학과 안정병실의 의무화를 통해 집중치료 체계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해국 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편 지역사회 기반 치료 제공에 대해서는 외래치료 및 지역사회관리활성화 대책과 병원 기반 사례관리가 제대로 시행돼야 한다는 점도 촉구됐다. 

이해국 교수는 “조기에 입원치료를 받고 지역에 거주하며 계속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다드”라며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전문성을 갖춘 적정수준의 인력을 확보하고 올해 복지부 시범사업으로 계획 중인 의료기관 기반 사례관리가 시급히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제도 시행을 위해 일부 중증환자들에게 의무적으로 지역사회 기반 정신건강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하자는 주장이었다.

현재의 외래치료명령제는 1년간 4건이 시행될 정도로 어떤 강제성도 보장할 수 없고 치료비 지원도 이뤄지지 않아 제도적 실효성이 없다는 설명. 또한 이를 관리할 주체도 정해져 있지 않아 유명무실한 제도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준사법적 기능과 안정행정 기능, 권한을 갖는 체계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외래치료지원제도, 병원기반 다학제적 통합사례관리제도가 시행돼야 하고 관련 인력도 대폭 강화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 “입원적합성 심사·2인 진단 제도 폐지돼야”

이날 공청회에서는 보호의무자 제도와 입원적합성 심사, 2인 진단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국내 정신보건법은 2016년 개정으로 자ㆍ타해 위험 ‘또는’ 치료의 필요성이 있을 것에서 자ㆍ타해의 위험이 있고 ‘동시에’ 치료도 필요할 것으로 개정된 상태다.

또한 보호의무자의 동의는 1인의 동의에서 2인의 동의로 바뀌었고 신분을 확인할 서류의 징구와 그 미징구에 대한 형사처벌로 강화됐다.

또한  최초의 입원기간이 종래의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되면서 치료 목적의 2주 초과 입원을 위해서는 종래의 1인 진단으로는 부족하고 서로 다른 정신의료기관(그 중 하나 이상은 국・공립) 소속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2인 이상의 일치한 진단이 요구된다. 아울러 1개월 내에 입원적합성심사를 받게 했다.

이동진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동진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공청회에서 “보호의무자 제도와 입원적합성 심사는 폐지돼야 한다. 절차보조인 지원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과 그 대신 실체적 정당성이 없는 보호의무자 제도가 유지되고 있는 점이 큰 문제다. 또한 원칙적으로 서류심사에 그치는 입원적합성심사 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그중 보호의무자에 대해서는 그 기능을 대신할 제도가 필요한데, 일정 범위의 가족 및 신뢰할 만한 사람이 절차에 관여할 수 있게 하거나 나아가 그들에게 절차 개시의 신청권을 주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2인 진단 제도에 대해서는 필요성이 없을뿐더러, 비용도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독립적 심사가 이뤄지지 않는 한 필요성이 떨어지고 목적 및 기대효과에 비해 비용도 많이 든다. 특히 1인 이상을 국·공립정신의료기관 소속으로 해 서로 다른 정신의료기관 소속의 전문의의 진단을 받게 한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비판했다.

■ 정신건강 공적 재원 확충 방향

윤석준 고려의대 예방의학 교수는 현 정신건강증진사업의 한계를 지적하며 추가적인 재원 확충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현 정신건강 의료서비스 전달체계는 시설 중심의 만성정신질환자 관리로 이뤄지는데 정신병상수의 급격한 증가로 탈시설화라는 방향성에 역행하고 있다. 인구 1000명 당 정신병상 수는 OECD 평균이 0.59인데 비해 국내의 경우 0.91에 달한다.

또한 국내 정신질환관리 예산은 증가추세에 있다. 실제로 2007년 209억 원에서 2019년 1713억 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보건의료 예산 중에서는 7.9%, 보건 예산의 1.5%에 불과하다 게 윤 교수의 입장이다.

윤석준 고려의대 예방의학 교수

이에 윤 교수는 경찰 및 소방 협조를 통한 응급 이송과 응급 입원 연계체계를 구축하고 자살시도자의 적정관리를 위한 응급실, 정신건강의학과, 지역사회 연계체계를 연계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치료환경에 대해서는 입-퇴원 과정 시 자기결정권이 보장된 체계를 마련하고 정신건강의학 전문 인력의 응급센터 배치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점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응급의료기금을 활용하거나 건강보험 수가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윤 교수의 핵심 주장이다.  

윤 교수는 “응급의료시스템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권역응급의료센터 내 정신질환 관리 정책의 경우 응급의료기금을 활용하고 응급의료관리료를 신설하는 등 수가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탈원화 정책으로 단기입원 유도를 위한 수가체계 개편도 제언됐다. 현재 입원기간에 따른 입원료 삭감 폭이 적어 입원의 장기화가 유지된다는 문제제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입원 병원에 대한 인력 및 시설의 수가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것. 또한 의료급여-적정성 평가항목의 다각화를 통해 시설 및 인프라(평균재원일수 등)에 대한 평가를 확대하고 적정성 평가 효과 및 공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윤 교수는 “일률적 가산대상 및 율 적용이 아닌 중증도 및 입원일수에 따른 적용 차등화 노력 등 현행 가산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임세원법 개정에 대해 권준욱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의원들이 발의한 정신건강복지법을 다양한 시각에서 볼 수 있도록 정부 각 부처, 경찰청, 법원 등 의견을 종합해 향후 입법과정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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