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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비히 판 베토벤 현악사중주 제4번 C단조 작품번호 18-4
루트비히 판 베토벤 현악사중주 제4번 C단조 작품번호 18-4
  • 의사신문
  • 승인 2019.01.2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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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462〉 

■베토벤 중기 현악사중주의 서막을 알린 초기 걸작
하이든과 모차르트 초기까지만 해도 귀족들을 위한 유희적 장르에 속했던 현악사중주는 베토벤을 통해 진지하고 순수한 실내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특히 베토벤 후기에 이르면 인간내면 세계를 그리는 그의 사상과 진지함은 한층 더 고조된다. 베토벤은 현악사중주라는 장르를 통해 자신의 내면 고백과 아울러 가장 순수한 형태의 실내악을 표출하고자 하였다.

베토벤은 〈현악사중주를 위한 대푸가 B플랫장조〉와 함께 모두 16곡의 현악사중주를 남겼다. 현악사중주는 초기, 중기, 후기로 분류되는 베토벤의 음악적 생애를 유난히 잘 드러내고 있어 매우 중요한 장르이다.

그의 초기에 해당하는 1798∼1800년에는 작품번호 18번에 속하는 여섯 곡을 썼고, 1806∼1810년에는 라주모프스키 백작의 의뢰로 작곡한 3곡과 이외 다섯 곡이 중기 작품으로 남아있다. 만년에는 1822∼1826년에 작곡한 후기 다섯 곡의 걸작을 완성했다.

피아노소나타 못지않게 실내악 장르에서 현악사중주를 중요시 했던 베토벤은 이미 청년시절부터 현악사중주 제4번에 속한 일련의 여섯 곡을 통해 비범한 감성을 뿜어내고 있다.

이 작품은 작품번호 18번에 속하는 다른 사중주곡들과 비슷한 시기에 작곡되었지만 매우 흥미롭게도 나머지 다섯 곡과는 분위기나 음악적인 표현력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다른 사중주곡들이 당시 스승이었던 하이든풍의 발랄하고 경쾌한 악상이 주인데 반해 이 작품은 베토벤의 중기 현악사중주를 예견하는 강렬한 감정표현과 그만의 개성이 풍부하게 드러나 있다.

자신의 교향곡 제5번 〈운명〉과 같은 C단조의 조성으로 제1악장 도입부에서부터 흘러나오는 비창적인 선율은 비극적인 분위기와 함께 듣는 이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또한 일반적인 고전주의 현악사중주곡의 구성대로 제4악장으로 이루어지긴 했으나 제2악장이 느린 악장이라기보다는 스케르초풍의 독특한 성격으로 그의 중기 이후 나타나는 악장 구성과 성격이 엿보인다.

베토벤이 초기 현악사중주곡에서부터 이토록 비범한 개성을 표출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 현악삼중주 작품번호 3번과 현악오중주 작품번호 4번을 통해 현악기로 구성된 실내악의 음색배합이나 표현 방식에 대해 이미 실험을 해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악실내악들을 작곡해본 이십대 후반의 베토벤은 1798년부터 본격적인 현악사중주 작곡을 시작해 1800년까지 완성한 총 6곡을 작품번호 18번으로 출판하여 현악사중주의 서막을 열었다.

△제1악장 Allegro ma non tanto 제1바이올린의 비장미 넘치는 선율이 극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어 비화성적인 음으로 돌연히 악센트를 붙여 연주하면서 강한 비애감을 뿜어내고 있다.
뒤이어 몇 마디 지나지 않아 네 대의 악기 모두 매우 강한 어조로 가슴을 치듯 강렬한 선율을 연주하자 제1바이올린이 고음으로 치달으며 고통스런 선율을 이어간다.
연주 시작부터 이렇게 복잡하게 많은 사건이 벌어지는 음악작품은 그 당시 그리 많지 않았다. 그 이후 제2바이올린이 부드러운 제2부제를 연주하면서 편안한 분위기로 가는데 그 선율이 조금 전 나왔던 비극적인 제1주제와 매우 흡사하다. 비애와 평화를 번갈아가며 끝을 향해 달려간다.

△제2악장 Scherzo. Andante scherzoso quasi Allegretto 전통적인 느린 악장으로 보기 어렵고 빠르고 해학적인 선율도 섞인 특이한 악장이다.
처음엔 제2바이올린이 매우 여리게 주제 선율을 경쾌하게 표현하면 이를 비올라가 따라가다가 제1바이올린과 첼로도 차례로 반복한다. 그 과정에서 악센트나 싱커페이션을 통해 리듬의 묘미를 보여주고 있다.

△제3악장 Menuetto. Allegretto 3박자의 미뉴에트 춤곡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전통적인 미뉴에트와는 다르다.
악센트에 의해 매우 기묘한 강약구조로 바뀌어 불안감을 자아낸다.

△제4악장 Allegro - Prestissimo 제1바이올린의 재빠른 움직임이 강조된 론도형식으로 고전주의 음악의 모형을 잘 구현해낸 악장이다.
제1악장에서의 비애감은 완화되어 있으면서 하이든 풍의 경쾌함과 함께 매우 빠르고 역동적인 템포로 베토벤다운 과감한 개성이 잘 드러난다.

■들을 만한 음반
△알반 베르크 현악중주단(EMI, 1979)
△스메타나 현악사중주단(Denon, 1978)
△아마데우스 현악사중주단(DG, 1966)
△바릴리 현악사중주단(EMI, 1952)
△부다페스트 현악사중주단(CBS, 1960)
△하겐 현악사중주단(DG,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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