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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학, 의사국시 도입 싸고 '찬반 대립'
기초의학, 의사국시 도입 싸고 '찬반 대립'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1.25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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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계 "질적 향상 위해 필요” VS 대학생 “부작용 이어질 것”

기초의학 의사국가고시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의과대학에서 진료 역량뿐만 아니라 의과학, 사회의학, 의료윤리 등 다양한 기초의학 역량을 갖춰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가고시에 해당 과목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학계의 주장과 면허시험 영역에서 굳이 평가할 필요가 없다는 의대학생들의 주장이 맞선 것.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은 25일 오후1시 30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기초의학 의사국가시험 도입’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기초의학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같은 의견을 표했다. 기초의학 교육이 임상의학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개념 습득의 역할을 하며 임상의학의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임상의학을 잘 이해하고 습득하기 위해서는 충실한 기초의학 교육을 통해 필요한 역량을 습득하자는 공감대가 주류를 이뤘다.

이에 더해 교육에 대한 평가의 일환으로 기초의학 과목을 의사국시에 포함해 기초의학 교육의 표준화와 내실화를 더하자는 게 의학계의 입장이다.

신희영 서울의대 교수

특히 신희영 서울의대 교수(서울대 연구부총장)는 기초의학 시험 도입이 법적으로 제도화되지 않더라도 서울의대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기초의학을 교내 평가 항목으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신 교수는 “테스트를 한다는 게 학생들로서는 야비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테스트하고 지나가면 장기 기억으로 남는다. 기초의학 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며 다만 이름은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을 나누지 않고 의사국가시험1, 의사국가시험2 같은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오세옥 부산의대 교수는 “기초의학을 국가시험에 도입하지 않으면 기초의과학 역량이 부실한 의사가 배출되고 의학연구 기반이 부실하게 돼 의료산업 발전에 저해가 될 것”이라며 “기초의학 교육과 연구 기반이 붕괴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용성 서울의대 교수도 “미국이나 독일 등 의사면허시험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선진국은 오래전부터 기초의학 역량을 평가해 오고 있다. 또한 의학교육도 의사의 의과학적 역량을 강조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소개했다.

이어 “국내 의과대학이 기초의학역량을 졸업역량으로 채택하고는 있으나 의사국가시험에는 기초의학 역량 평가가 사실상 포함돼 있지 않다. 진료역량뿐만 아니라 의과학 역량 등 의사가 갖춰야 할 역량을 모두 갖춘 우수한 의사를 배출하기 위해 의사국가시험에서 기초의학 역량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용성 서울의대 교수

안덕선 의학교육평가원 전 원장도 미국의 사례를 예로 들며 기초의학 국시 도입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는 “미국 의사시험의 1단계는 기초의학 지식을 통합교육의 범주 내에서 평가한다”고 전했다.

즉 기초지식이 어떻게 임상과 연결돼 있는가를 이해하는 문항이 주를 이루고 있어 면허시험이 간접적으로 통합교육의 질적 향성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것.

이에 더해 이덕주 가톨릭의대 교수는 의료법 개정까지 청원하고 나섰다. 이 교수는 “국회에 청원한다. 국회는 기초의학을 의사시험에 도입하도록 감사하고 이 시험을 원활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의료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의대학생들은 이 같은 주장에 반대하고 나섰다.

최소역량 평가라는 국가고시의 목적에도 어긋나며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이라는 취지다.

이동재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장은 “기초의학 평가가 어떻게 이뤄지는 것이 양질의 의사 인력을 양성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며 “현행 국시에서는 의학총론 과목에서 기초의학과 연관된 문제를 출제하고 있으며 이처럼 임상의학과 기초의학을 연계해 진행하는 평가가 통합교육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동재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장

또한 그는 “국가고시 필기시험은 의사직무상황을 중심으로 최소역량을 평가하도록 돼 있다”며 “이 같은 목표에 맞게 면허시험 영역에서가 아닌 대학 교육과정에서 이를 반영해 졸업목표로서 반영해야 한다”고 전했다.

부작용과 관련해서는 “국시 영역에 기초의학이 포함될 경우 최신지견의 변화를 반영하기 어렵고 시험에 대한 압박으로 시험 위주의 교육이 이뤄져 오히려 기초의학 교육에 걸림돌이 되고 공부 및 시험료에 대한 수험생 부담 가중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곽순헌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

한편 복지부에서는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국가시험 도입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곽순헌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국시원을 총괄하는 입장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 찬반 입장을 내놓긴 힘들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도 합의가 되지 않은 사항을 복지부에서 추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현재 의학총론 부분에 출제되는 직접적 출제문항 이외의 간접 문항의 기초의학 연계성을 높이고 의평원에서 대학평가 인증을 할 때 이 부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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