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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강압수사 공방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강압수사 공방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9.01.16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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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 공판...전공의 "예상 답변 강요" vs 유족측 "직업 의식 결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7차 공판에서 경찰의 조사과정 중 강압 수사가 있었는지 여부가 집중 질의됐다.

이에 대해 증인으로 참석한 경찰 수사관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지만 수사를 받은 전공의 측의 답변은 달랐다.

또한 이어진 오후 공판에서는 유족 대표가 직접 나와 의료인들의 직업소명 의식 결여를 문제 삼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합의부는 15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수사관을 상대로 증인신문을 이어갔다.

신문의 주된 내용은 조사과정에서 강압적인 부분이 있었느냐에 대한 화두였다.

우선 의료인 변호인 측은 NICU 간호사에 대한 강압 수사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의로 도화선을 끊었다. 이에 증인은 “조사를 받을 때 변호인이 거의 입회했다. 그런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고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의료인 변호인은 “전공의 조사과정에서 예‧아니오만 답하도록 강요했다고 한다. 맞느냐”고 질의했다.

증인은 “예상 질문을 타이핑 해 놓지만 답변은 어떤 말이 나올지 모른다. 이 부분도 변호인이 참여했기 때문에 말도 안 된다. 만약 진술취지에 맞지 않으면 서명 날인을 하지 않으면 된다. 서명은 모두 기입돼 있다”고 답했다.

사건 당시 전공의가 현장에 없었다는 모 매체의 보도에 대한 추궁이 있었는지에 대한 추궁도 이어졌다. 해당 논란은 CCTV 및 엘리베이터 ID기록을 통해 사실무근임이 밝혀진 바 있다. 증인은 이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는 답변만 내놨다. 

이어 의료인 변호인 측은 “사실과 다른 조사로 인해 비공개 조사 이후 해당 전공의가 충격을 받아서 연락이 두절됐다. 실종신고까지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증인은 “전공의가 연락이 안된 것은 맞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변호인이 옆에 있고, 진술 녹화실이 따로 있다. 변호인이 옆에 있는데 수사관이 조사대상자에 대해 압박을 가하거나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전공의의 답변은 달랐다.

대답은 간단히 하도록 지시했고 질의자의 의도가 반영될 수 있도록 조서가 작성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공의는 “경찰관들이 묻는 말에만 간단히 대답하라고 했다. 또한 ‘어쨌거나 그런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질문해 그럴 수 있다고 했더니 질문 부분을 답변인 것처럼 기재해 놨다”고 설명했다.

■ 유족 대표 “책임 회피하는 의사단체에 상처 받아…직업의식 결여됐다”

한편 이어진 오후 공판에서는 유족 대표가 재판장을 직접 찾았다.

검찰은 우선 사망한 신생아들의 주치의가 변경 사실에 관해 물었다.

이에 유족 대표는 “고지도 없이 주치의가 변경돼 간호사에게 물어봤더니 간호사가 ‘공동주치의 개념이다. 이름은 형식적으로 걸어놓는 거니 신경쓰지 말라’는 발언을 했다”고 답변했다.

병원과 의료진 측의 사과와 관련해서도 질의가 이어졌다. 유족 대표는 “그 당시 비대위원장, 병원 경영진이 싹 바뀌었다. 경영진도 몇 명 왔었는데 병원에서는 사망의 책임을 인정하겠다는 문구를 넣을 수 없다고 해서 강하게 반발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로 인해 문구가 많이 수정됐고 최종적으로 언론 발표된 문구가 됐다. 패혈증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보고 사과를 받으러 갔다. 주치의의 참석을 요구했지만 끝내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병원과의 합의 관련 질의에 대해서는 “기사로는 대단한 조건이 있는 것처럼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조건이 없었다. 병원에서는 아이들을 추모하는 현판을 걸겠다고 했는데, 유족 한 명이 자신의 아이 이름이 병원에 있는 게 싫다고 반대했다. 아무 조건 없이 합의금만 받았다. 구차하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유족 대표는 의료계에 대한 서운함도 토로했다.

그는 “전공의가 파업해서 다 나갔으면 뭔가 조치를 해야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하듯이 말이다. 최선의 기준을 모르겠다. 최선을 다했다는 주장은 도덕적인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말로만 들린다. 4명의 아이가 사망했다. 책임지는 사망은 한 명도 없다. 간호사는 간호사대로, 전공의는 전공의들, 주치의는 주치의대로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심정적으로 상처받은 건 의사단체의 주장이었다. 그분들은 의료계의 문제가 저수가니 여러 가지 인적, 물적 자원 부족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나는 의료진들이 직업적 소명의식이 결여된 것이 가장 큰 의료계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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