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지대' 진료실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무법지대' 진료실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 의사신문
  • 승인 2019.01.14 08: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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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31일 오후, 대형종합병원 진료실 외래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환자에게 살해당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살해범은 진료 도중 문을 잠갔고 진료실 밖으로 뛰쳐나간 의사가 넘어진 틈을 타 미리 준비한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사망케 하였다. 그런데 이 일분일초의 급박한 상황에도 임 교수는 주변의 간호사를 대피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알려져 우리들 마음에 비통함과 안타까움을 더해준다.

의사에 대한 폭행 및 살인 사건은 꾸준히 지속되었다. 강원도 강릉시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환자가 휘두른 망치에 의해 상해를 입은 사건, 전라북도 익산의 모병원 응급실 의사가 환자로부터 무자비한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바로 육개월여 전 일이며 2016년 8월 경상북도 고령군 병원에서는 의사가 환자가 휘두른 칼에 복부를 찔려 중상을 당하였다. 이러한 끔찍한 비극이 반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책은 지금까지 미흡하기만 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참담하고 비통한 마음을 전하면서 의료진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실효적인 장치가 법적, 제도적으로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피력하였고, 서울시의사회 박홍준 회장은 응급실에서의 의료인 보호를 위한 법률(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이 외래 진료실에도 확대되어 폭행 없는 의료 환경을 만들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이에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다시는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보건복지부 차원의 제도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였다.

대형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에는 비상벨이 설치된 곳이 많고 안전요원도 배치되며 응급상황 매뉴얼도 마련되어 있다. 개인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자기방어를 하기 용이한 편이다. 그런데도 대형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진료 현장에서 벌어진 이번 참사는 매우 심각하고 위험한 의료계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권준수 이사장은 이번 사건에 대하여, 병원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정신건강의학과 병상 수를 줄여 급히 입원이 필요한 환자가 치료가 늦어져 증상악화로 위험해질 수 있음을 밝히면서도, 한편으로는 정신질환자가 편견 없이 진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함을 강조했다. 이는 유족이 밝힌 `편견, 차별 없이 잘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달라'는 고인의 뜻에 따라 취해진 신중하고도 조심스러운 논평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절실하고 시급한 것은 진료실의 안전보장이다. 위협적이고 공격적인 폭언, 폭행 상황에서 진료를 멈추거나 제한할 수 있어야 하고 신체적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자기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 가령 칼을 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는 현장을 벗어나고 위험요인을 제어할 수 있도록 스프레이, 가스총 등 방어 용구를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하고 비상벨, 비상탈출로 설치 및 비상시 경찰출동 요청 등 의료인 안전에 대하여 병원 및 의원의 현실에 맞도록 각각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진료실 범죄에 대해서는 처벌을 대폭 강화하고 반의사불벌규정을 폐지하는 등 응급실과 같은 수준의 법제화가 시행됨이 마땅하다.

또한 의료기관 안전망을 구축하되 의료기관은 경찰과 수시로 비상시에 연락할 수 있도록 비상호출 체계를 만들고 비상시 호출하면 즉각 출동하여야 하며 필요시에는 청원경찰을 배치해주는 방안도 효과적일 것이다. 아울러 일부 드라마에서 의사를 부도덕하게 묘사하고 폭언과 폭행 장면을 그대로 방송함으로써 의료인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의사-환자 관계를 훼손시키는 행위에 대하여는 방송중지, 시정명령,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제재의 길을 열어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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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e 2019-01-14 13:00:57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