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연명의료결정기관 ‘허브’ 역할해야”
“건보공단, 연명의료결정기관 ‘허브’ 역할해야”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9.01.08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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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조직망 등 인프라 갖춰…전담인력·전문성 부족은 해결과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연명의료결정제도에 참여 중인 관련 공공 기관들 중 허브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연세의료원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김소윤 연세의대 의료법윤리학 교수)은 최근 공단에 제출한 ‘연명의료 운영체계 발전방안’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지난 2월 4일부터 본격 시행된 지 11개월여를 맞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가 곧 9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명의료결정제도는 회생 가능성이 없는 중환자에게 통증완화를 위한 의료행위나 영양분·물·산소만 공급하고 연명의료는 중단할 수 있도록 조건과 절차를 규정한 제도를 말한다.

환자는 담당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인에게 말기·임종 과정에 있다는 의학적 진단을 받을 경우 사전연명의료의향서나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해 연명치료 지속·중단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환자의 의식이 없고 미리 작성하지 않은 경우에는 환자 가족 2명이 환자의 의사를 진술하고 그것도 없을 경우 환자 가족 전원 합의로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할 수 있다.

연명의료결정법 제11조에 따라 지역보건의료기관, 의료기관, 비영리법인 또는 비영리단체, 공공기관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지정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에 관한 업무 및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관한 설명 및 작성지원, 상담, 정보제공 및 홍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보고서는 운영체계 지원을 위한 관련 기관들의 역할 정립 방안을 제시하며 이 중 전국적 조직망을 갖고 있는 공단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연명의료결정제도와 관련된 많은 기관들 중 중심 허브(Hub) 역할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공단은 제도 시행 초기부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지정돼 전국 178개 지사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등록 직원을 교육·배치해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보고서는 공단에 대해 “수진자 확인 과정에서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여 정보 활용도 개선을 돕고, 전국적으로 많은 지사를 두고 있어 지역주민과의 접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제도 인식도 개선을 위한 교육·홍보 자료 개발 등의 업무 지원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단 산하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을 통해서도 “생애말기 의료의 모델을 개발하고 등록사업의 효율성과 적절성을 제고하는 등 연구 수행 및 지원 기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연명의료결정제도와 관련된 많은 기관들 중 중심 허브(Hub)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위해 공단의 대국민 서비스가 강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가 예시한 공단이 개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 주제는 △시민 대상 품위 있는 노년과 죽음에 대한 강연 △대화의 날 기획(연명의료관련 홍보의 날) △교육자료 개발 확산, 협력을 위한 정보서비스(포털, 포럼 등)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대한 소개 및 참여 유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소개 및 작성 △사별 및 사별 후 애도 과정에 대한 자조 프로그램 지원 등이다.

■공단 인력·전문성 부족 문제…국가적 지원 시급
이처럼 전국적 조직망을 갖춘 공단이 사전연명의료결정제도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지만 정작 공단 일선 지사에서는 업무 수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 고유 업무인 건강보험료 징수·관리 업무를 하기에도 인력이 충분하지 않아 전담인력이 없는 상태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등록 업무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업무 간 내용과 성격에 차이가 있어 공단 직원들의 전문성 부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지정된 기관은 전국에 94개로 지역보건소 23개, 의료기관 49개, 비영리법인 및 단체 21개, 공공의료기관 1개 등이지만 대부분 접근성이 좋지 않아 공단이 갑작스럽게 참여를 결정한 배경이 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국가의 재정적, 행정적 지원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며 특히 “상담·등록 인력은 전담하는 경우가 적어 전문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 관리기관에서 제공하는 교육 이외에 상담에 대한 사례 토의 및 상담기술 등 전문적인 교육이 추가적으로 필요하고 상담자 신분에 대한 보장을 위해 상담인력 관리체계 구체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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