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강화·자율규제 바탕 사회와 적극 소통해야
전문성 강화·자율규제 바탕 사회와 적극 소통해야
  • 의사신문
  • 승인 2018.12.0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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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Ⅱ : 의사의 추락하는 사회적 위상 - 어떻게 가야 하는가?
경문배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

2018년 11월11일 전국의사들이 모여 서울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2013년 일어난 8살 아이 사망으로 인한 의사 3명 구속에 대하여 반대하는 의사들의 시위였다. 이 사건에 대하여 언론과 시민들의 반응은 확실히 의사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다. 의료 행위와 판단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일반인의 입장에서 단순히 일면만 보고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 하더라도 그 내면에는 의사들의 사회적 위상이 그만큼 추락했음을 인지할 수 있다. 의사의 오진은 어떠한 진료 행위에서도 생길 수 있다. 발생 빈도가 낮은 질환일수록 최선의 진료로도 놓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 의사의 입장에서는 흔하지 않는 질환에 대한 진단의 어려움과 의료시스템의 부재로 인한 현장의 상황을 잘 알기 때문에 `의사 구속'에 대해서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00년 이전만 해도 의사는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인정받는 직업이었다. 물론, 현재도 의과대학에 입학하려면 상위 1%안에 들어야 할 정도로 경쟁률이 높지만 이전만큼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직업으로 인식되어지지는 않는다. IT 기반 정보기술이 발달하면서 우리는 손바닥 위 스마트폰으로 모든 정보를 즉각 확인할 수 있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널리 퍼트릴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그간 의사-환자 관계는 급격히 변화해 왔다. 신뢰가 중요한 의사-환자 관계가 협력과 존중이 없고, 의심이 많아지는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다. 획득한 정보의 옳고 그름도 모른 채 진료실에 들어온 환자가 의사를 의심하고, 진료를 녹음하며, 진료 후 의사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는 현실과 마주치게 된 것이다. 이러니 상상치 못했던 의료인 폭행이 연일 보도되는 것도 이제 놀랄 만한 일은 아닌 듯싶다. 그렇다면 의사의 사회적 위상은 어떻게 가야 하는가?

의사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한 첫 번째는 과거에도, 현재도, 그리고 미래에도 바로 전문성(professionalism)에 그 핵심이 있다. 의사의 직업전문성은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에서도 제일 중요한 부분이다. 환자의 얄팍한 지식에 대하여 의사들이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키워나가야 하는 것은 전문성의 끊임없는 개발이다. 나날이 발전하는 의학지식과 기술에 대해서 의사들이 능동적으로 습득하고 발전해나가지 못한다면 전문성은 뒤쳐질 수밖에 없다.

또한, 전문가가 일반인과 절대적으로 차이나는 점은 바로 위기대처능력에 있다. 스포츠에서 세계적인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의 차이는 체력과 기술의 차이가 아니라 바로 위기대처능력의 차이이다. 이것은 많은 공부와 경험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것이다. 이런 끊임없는 노력으로 실수를 줄이고, 환자 진료의 신뢰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나는 단언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은 바로 전문가라서 가능하다.

두 번째로 의사는 전문가로서 윤리와 자정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이미 의료 윤리는 의료인의 필수 덕목이 되었고, 이제는 스스로 정화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부, 비윤리적행위를 하는 의사들로 인해서 대중이 색안경을 끼고 의사들을 바라보는 경우를 간혹 보게 된다. 의사들끼리 경쟁이 심해지고,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남모르게 행해지는 이런 비윤리적 행위들을 볼 때 마다 아쉬움이 많고, 우리의 자정능력을 키워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향후 AI와 같은 과학기술 발달로 더욱더 빈번한 의료윤리와의 충돌이 예상된다. 우리는 항상 환자를 대할 때 윤리 기준에서 벗어나지 않는지 스스로 고민하는 내적투쟁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지지 않는 의사가 되길 바란다.

세 번째로 의사들은 이제 전문가로서 사회와 소통해야 한다. 국민들과 사회는 소통하며 변하고 있는데 의사들은 그들만의 섬에 갇힌 채 시대의 발걸음에 따라가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을 이제는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정보 소통의 시대에서 발 빠르게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빠져나와 실제 국민들과 소통해야 한다. 메르스 사태와 같은 긴급한 질병 유행 위기 상태에서의 주도적 역할 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 시민들과 소통하고, 건강지킴이로서의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 의사들의 인문학적 능력, 예술적 능력, 정치적 능력들을 이제는 사회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표출해야 한다. 의사의 사회적 위상은 권위로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똑같은 눈높이로서 서로 이해하는데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상대를 이해하면 내가 선택해야 할 것을 알 수 있다.

의료계는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정부의 규제는 의사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생동성 있는 의료를 정해진 틀 안에 가두어 재단하려고 한다. 과도한 규제들이 현장 진료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의학적 지식을 심평원의 기준에 맞춰야 하는 `웃픈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의사의 사회적 위상을 스스로 높여가자. 전문가로서의 직업성을 개발하고, 자율규제와 자기 관리를 기반으로 사회와 소통하는 큰 그림을 그려보자. 국민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우리는 늘 말하지만 국민들이 단순히 기득권층의 한 부류로서 피상적인 반감을 가지고 있어 쉬운 일이 아니다. 집회에 나와서 우리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한 방법이나 장기적으로 더 필요한 것이 바로 의사의 사회적 위상을 잘 구축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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