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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발생 시 민·관협력 및 보상체계 필요”
“감염병 발생 시 민·관협력 및 보상체계 필요”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8.11.22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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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醫 주관 설명회서 협력위 소속 병원 관계자들 모여 현장경험 공유

감염병 대량 발생 시 병원 간 협력체계 구축에서 더 나아가 그에 따른 보상 및 행정적 지원체계도 보다 확실히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병원 관계자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서울시 감염병대책위원회(위원장·김영태)는 ‘감염병 대비 전문의료인력 확보지원사업 3차 설명회’를 지난 15일에 이어 22일 오전 7시 달개비에서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는 감염병대책위원회가 서울시로부터 사업수행을 위탁받아 구축, 운영 중인 감염병협력위원회에 참여 중인 기관·단체 중 지난 15일 설명회에 참석하지 못한 기관·단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열렸다.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은 “서울시의사회는 현재 감염병대책위원회를 운영 중인데 최근에도 인플루엔자가 유행 중인 것을 보면 감염병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며 “지난 회의 때도 병원장 및 병원 관계자들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줘 공공기관과 민간의료기관의 입장차를 알 수 있었다”며 “지원체계도 얼마나 유지되느냐가 중요한데 오늘도 좋은 말씀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서울시민의 감염병 안전을 위한 서울시의사회와 파트너십은 서울시의 너무나 든든한 자산”이라며 “공공부문이 감염병 위기에 대비하고 있지만 유사 시 민간과 협력은 반드시 필요한 만큼 오늘 여러 논의를 통해 다양한 협력방안 및 사업발전방향을 논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갑 감염병대책위 추진위원(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지난 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감염병대비 전문 의료인력 확보 구축사업의 주요내용에 대해 소개했다.

이 위원은 “지금까지는 협의체 형식으로 운영되다 보니 유사 시 병원 간 인력교류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없었는데 앞으로는 권역별로 묶어서 협의체를 상설화하려고 한다”며 “이를 위해 각 병원 인력상황과 구체적으로 어떻게 협력을 할 수 있는지를 면밀히 파악하고 교육 및 훈련을 실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자유토론 시간에서 각 병원장 및 관계자들은 감염병 발생 시 어느 병원이나 당황한 나머지 효과적인 대처를 하기 어려운 만큼 서울시의사회에서 구축·운영 중인 본 협력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공감대를 나타냈다.

다만, 서울시 서남병원 송관영 병원장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서울의료원 부원장으로 일했던 경험을 되살려 “유사 시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인력 지원도 매우 중요한데 의사들보다 감염환자를 마주치는 것에 대해 더 많은 부담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며 “사실 일반병실 간호사들은 큰 도움은 안되고 중환자실 간호사를 차출해주는 게 훨씬 더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김용식 서울성모병원장은 “최근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을 때 우리병원은 발생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뉴스를 보고나서 알게 돼 하마터면 큰 일이 날 뻔했다”며 “감염병 발생 사후 대책도 중요하지만 이런 일이 더 발생하지 않도록 유사 시 당국의 빠른 대처와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려대병원 김민자 신종전염병연구소장은 “유사 시 아무리 협력체계가 존재한다고 해도 파견인력에 대한 보상체계가 명확히 되어있지 않으면 안된다”며 “감염의심 시 환자가 직접 신고하여 격리조치할 때까지 하루가 걸리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감염확산위험이 커 시스템 개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재복 서울시 어린이병원장은 “소아환자의 7-80%가 감염병 환자인 만큼 소아청소년과 인력부족에 대한 정책적 배려도 있었으면 좋겠다”며 “우리병원의 경우도 소아감염전문의가 단 1명밖에 없어 부담감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세브란스병원 최준용 감염관리실장은 “유사 시 각 병원 파견 가능 인력 리스트가 구축돼 있다고 해도 인력부족으로 실제 파견이 어려울 수 있고 우리병원 상황도 마찬가지”라며 “파견 병원에서는 의사가 처방도 할 수 없는데, 유사 시 실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행정적 시스템을 확실히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국대병원 기현균 감염관리실장도 “유사 시 병원인력차출이 실제로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또 병원 간 협력체계뿐만 아니라 각 병원에서 위험에 대처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며 “더해 현재 감염병 대비체계가 너무 ‘메르스’에만 집중돼 있는데 다른 유행질환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 일례로 현재 시스템으로는 중국에서 유행 중인 조류독감에 대해서는 무방비”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재갑 위원은 “유사 시 의료진 파견에 따른 업무영역과 보상은 ‘한시적 종사명령제’에 따라 보장될 수 있다”며 “협력체계가 초기구성단계라서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겠지만 점점 더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디어나 노하우 공유를 통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김성한 아산병원 감염병센터장은 “감염병환자는 격리가 필요해 1-2인실 입원이 필요한데 환자 입장에서 다인실에 비해 입원비를 더 내야하니 꺼려 한다”며 “서울시에서 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백주 국장은 “지금까지 있었던 어떤 감염병 관련 회의보다 오늘 논의가 진지하고 세밀하게 이루어졌다. 특히 지난 사태에 대한 리뷰와 간호인력 파견문제에 대해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다. 진지하게 고민하겠다”며 “다인실과 외래과밀, 의료수가, 우리나라 특유의 병문안 문화 등 감염에 취약한 우리나라의 현재 의료환경을 개선하는 방안 역시 중앙정부와 협의과정에서 계속해서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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