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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뇌혈관질환 환자 늘어가는데 정부 지원은 줄어
심뇌혈관질환 환자 늘어가는데 정부 지원은 줄어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8.11.1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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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사망원인의 24.3%…심뇌혈관질환센터 지원은 5년간 33% 감소

심뇌혈관질환 환자와 사망률,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날로 증가하고 있는데 정부의 예산 지원은 날로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됐다.

대한임상순환기학회 김한수 회장(사진)은 지난 4월 첫 창립학술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추계학술대회가 열린 지난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료 현장에서 시급한 해결이 필요한 5가지 사안을 제기했다.

학회에 따르면 심뇌혈관질환 인프라 필요성은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오히려 거꾸로 역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뇌혈관질환은 우리나라 전체 사망원인의 24.3%를 차지하고 있고, 이로 인한 치료비와 사회경제적 비용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심뇌혈관질환 진료인원이 2014년 229만 명에서 2016년 247만 명으로 18만 명 가량 늘었고 동일 기간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5만1000명에서 5만3000명으로 2000명 가량 늘어 4% 정도의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김한수 회장은 “그러나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전국에 있는 11개 심뇌혈관질환센터에 대한 정부의 예산 지원은 2013년 126억 원에서 2018년 84억 원으로 33%나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심뇌혈관 질환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차원의 추진전략과 중점과제를 발표한 바 있으나 김 회장은 “심뇌혈관질환 관련 예산을 삭감해 가는 현실에서 그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학회는 올해부터 4년으로 연장된 국가건강검진의 지질검사 주기도 다시 2년으로 복귀시킬 것을 주장했다.

지질검사 주기 4년 결정은 지난 2013년 ‘현행 국가건강검진 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타당성 평가 및 제도개선 방안 제시’에 대한 연구용역에서 출발했지만 총콜레스테롤만을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수 회장은 “중성지방,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이상지질혈증의 조기 발견으로 발생하는 심뇌혈관질환의 예방에 대한 비용-효과 측면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사증후군 항목에 중성지방과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가 있고, 우리 국민 5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이 있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대사증후군 관리사업을 전개하는 현실에 역행한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5년 12월 영국 국가보건의료서비스(NHS)는 3년 또는 5년 간격보다 1년 간격 지질검사가 비용-효과적이라는 정반대의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학회는 또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65세 이상의 경우 심전도 검사를 추가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뇌졸중과 심부전의 원인이 되는 심방세동 등 부정맥을 조기 검진하고 치료하기 위해 심전도 검사를 추가해야 한다는 것.

특히 김 회장은 “심방세동의 경우 뇌졸중의 주된 위험 인자 중 하나이며 무증상 환자에서 조기 진단하여 적절한 항응고제 치료를 시행할 경우 수많은 환자들의 뇌졸중 발생을 예방할 수 있고 뇌졸중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지난 2016년 유럽심장학회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65세 이상 환자들에게 기회 검진을 위해 주기적인 심전도 검사를 권고하고 있고, 이 권고안은 비용대비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학회는 지난해 5월 시행된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이상지질혈증을 포함시킬 것도 주장했다. 2015년 2월 법안 발의 당시에는 포함됐었지만 이후 논의과정에서 예산 등의 문제로 현재는 제외된 상태다.

김한수 회장은 “이러한 안일한 판단이 국가검진에서 지질검사 주기 4년 연장이라는 잘못된 정책 결정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학회는 정부가 추진하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을 의과대학 교수들이 주도하고 있어 일차의료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개원의와 순환기내과 등 전문가 의견을 경청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특정연구자는 특정질환 전문성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지질검사 주기 4년 연장을 뒷받침하는 연구용역, 일차진료 만성질환관리사업, 국가건강정보포털 등 여러 과제를 독식했고, 민감한 사안인 케어코디네이터 도입 등에 대해 개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개인의견을 피력해 불만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한수 회장은 “실제로 일차의료를 담당하며 만성질환 진료를 하는 개원의들이 정책결정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니 정책결정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겉돌고 있는 것”이라며 “임상순환기학회를 만든 것도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고 싶은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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