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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공백 깨고 ‘이대목동 신생아 사망’ 공판 재개
2달 공백 깨고 ‘이대목동 신생아 사망’ 공판 재개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8.11.17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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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공판서 질본 PFGE 검사 방식‧유전자 전장검사 공개 여부 쟁점

3차 공판 이후 중단됐던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의 법정 공방이 재개됐다.

16일 진행된 4차 공판에서는 진실 공방의 초점이 질본에서 실시한 유전자 지문 검사의 신뢰성에 맞춰졌고 두 달여간의 공백이 있었던 만큼 한층 심도 있고 날선 질의들이 오고갔다.

특히 질본의 PFGE(Pulsed-Field Gel Electrophoresis) 검사 방식의 문제점과 더불어 새롭게 유전자 전장검사(Whole Genome Sequencing, WHS)의 공개 여부가 향후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질본 측이 환아들의 검체에서 추출한 시트로박터균 유전자가 99.9% 일치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유전자 전장검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을 시 이를 뒷받침할만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 의료진 측 변호사들의 논거다.

그러나 질본은 유전자 전장검사는 역학조사 목적이 아닌 연구목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단 한 번도 외부적으로 결과를 노출한 적이 없다는 이유로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 13부는 16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에 대해 “내년 1월까지 판결을 하기 위해서 질병관리본부에서 유전자 전장검사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 역시 유전자 전장검사 결과를 통해 확실히 사실을 입증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 앞서 9월 공판에서 질본의 유전자 전장검사 상 유전자 지문이 99%일치한다는 증언이 나온 바 있다.

이어 재판부는 “질본은 자료 제출을 독촉해도 제대로 제출하지 않는다”며 “1월말까지 판결을 해야 하기 때문에 2~3주 안에 책임지고 해당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변호인 측은 질본의 검사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펼쳤다. 질본의 PFGE 검사만으로는 시트로박터균이 일치하는지 알 수 없다는 것 논리다.

의료진 측 변호인은 “질본이 명확한 자료를 내놓고 있지 못하다. 유전자 전장검사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역학조사도 신뢰활 수 없고 다른 기관에서 다시 유전자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증인으로 출석한 질본 연구원은 “유전자 전장검사는 펄스넷이라는 국가 감염병 감시망에서 이슈가 되거나 필요로 한 경우 연구를 목적으로 이뤄진다”며 “역학조사를 위한 유전자 전장검사 결과는 없다”고 말했다.

PFGE 검사방식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인 검사 표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질본 연구원은 “과거에는 표준 DNA만 선별해서 볼 수 있었지만 PFGE 검사는 DNA를 추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PFGE 병원체나 굉장히 많은 양의 DNA를 남길 수 있다”며 “전체 병원체 특성을 잘 볼 수 있는 장점이 있고 고도의 전문성 때문에 어떤 사람이 실험해도 동일한 실험 결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학조사를 위한 국제 표준 지침은 PFGE 검사이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에서 공인하고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보편적 과학적 방식”이라며 “전기영동 과정을 통해 유전자 지문의 상이 여부를 알아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의료진 측 변호인은 PFGE 검사 지침에서의 시간과 실제 검사에서의 전기영동 시간이 차이가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기존 자료들에 따르면 17~20시간을 하도록 돼 있는데 16시간만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원은 “시간은 기기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표준마커가 분리돼 분석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었고 그 부분을은 자체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스위치 타임이라고 해서 균 DNA를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지 런닝이 얼마나 걸리는 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인증 진술서를 통해 황적준 고대의대 교수가 지적한 문제점들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황 교수의 진술서에 따르면 시트로박터균의 유전자 지문 형태가 상이한 것으로 보이며 오염원의 감염경로도 다르다고 진술돼 있다.

아울러 진술에선 텐오버(Tenover) 검사법의 도입도 주장됐다. 텐오버 검사법은 PFGE 검사에 비해 최신 검사 방법으로 PFGE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검사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연구원은 “오해라고 생각한다. 사진 상에서는 누가 봐도 다르다고 볼 수 있는 것이 없다”며 “만약 이 결과를 황적준 교수가 직접 본다면 유전자 조각 하나 차이라는 것을 알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그는 “검사 결과에서도 유전자 지문 하나의 차이는 나왔고 이외에는 시트로박터균의 유전자가 매우 유사한 것으로 결론났다”며 “텐오버 검사에 대해서는 최신 검사이기 때문에 연구기간이 쌓여야 하는 문제도 있고 세계적 표준인 PFGE를 굳이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다음 공판은 오는 20일로 예정돼 있으며 소아감염학회 교수와 촉탁 감정을 의뢰한 소아청소과 교수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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