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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I 4차 인증 계기 불합리한 시스템 모두 개선”
“JCI 4차 인증 계기 불합리한 시스템 모두 개선”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8.11.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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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종훈 고려대병원장, 국민에게 신뢰받는 안전한 병원 만들터

지난 8월 국내 최초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 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4차인증 획득이라는 이정표를 세운 박종훈 고려대학교병원장(사진).

이번 영광이 있기까지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한 박 원장은 6일 의사신문과 만나 “사실 JCI 첫 인증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할 수도 있는데 재인증으로 갈수록 쉽지 않다”며 “그런 만큼 이번 4차 인증을 받기까지 모든 병원 직원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JCI 인증은 병원의 의료프로세스를 환자의 안전에 가장 큰 가치를 두는 평가다. 특히 이번 4차인증은 평가기준이 한층 강화된 6번째 인증기준집으로 고려대병원은 지난 8월 20일부터 24일까지 5일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4차인증에서 316개의 엄격한 인증기준과 1271개의 항목에 달하는 최신 개정판으로 심사를 받았다.

환자가 병원에 내원해서부터 귀가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 즉, 진료와 진단 과정, 의료장비의 수준, 감염 및 환자 안전 프로세스, 시설관리 등에 대해 현장에서 현미경 심사가 이뤄졌다.

박 원장은 “일례로 병원 비상대피 경로에 대해 엄격한 기준으로 심사했는데 비상대피로에 사무실이 떡하니 있는 것에 대해서도 4년 내내 JCI 측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며 “그런데 터무니없는 주장이 아니라 실제 환자안전을 생각하면 꼭 필요한 부분이기에 개선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고려대병원의 모든 부분을 샅샅이 살펴본 조사위원들은 전반적인 병원 규정이 잘 갖춰져 있다고 평가했으며 필요한 필수요건이 다 포함되며 실제 진료에서도 이에 맞춰 잘 수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원장은 “사실 JCI 인증도 형식적으로만 진행한다면 실제로 얻을 게 없다”며 “이에 우리는 JCI 인증을 계기로 원내에 존재하는 모든 불합리한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특히 “4차인증에 있어 지난 1·2·3차 인증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더 이상의 변명은 통하지 않고 가장 엄격한 심사 기준을 적용한다는 점”이라며 “무엇보다 병원단위의 QI 활동에 대해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다”고 전했다.

박 원장은 또 “국내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진행하는 인증과 다른 점이 있다면 ‘심사전문성’이라고 할 수 있고, 심사기준도 국내 인증처럼 정형화되어 있지 않고 늘 바뀌어 새로운 기준에 맞추기가 매우 어려웠다”며 “이런 점에서 국내 인증 평가원의 조직과 규모도 현재보다 대폭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국내 인증 평가 체계 개선 방향에 대해 조언하기도 했다.

박 원장은 “사실 JCI 인증을 받기에 가장 적정한 병원 규모는 5-600병상 정도라고 생각한다. 1000병상까지는 병원장의 직접 컨트롤이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어렵기 때문”이라며 “이런 점에서 2000병상이 넘는 세브란스병원의 JCI 인증 획득 역시 참으로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형외과 교수로 근골격계 종양을 전공한 박종훈 원장은 병원장 취임 이전부터 고려대병원이 이번 JCI 4차인증으로 10년에 이은 안전체계를 구축하기까지 일등공신으로 통했다. JCI 인증이 필수인증이 아님에도 고려대병원이 처음 JCI 인증을 획득한 지난 2009년 당시 적정진료관리위원장으로서 JCI 인증을 총괄하여 단 번에 성공으로 이끌었다.

이후 진료부원장, 고려대의료원 대외협력실장, 의무기획처장 등 주요보직을 거치며 2차, 3차에 이어 4차인증까지 관여하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런 만큼 고려대병원의 이번 JCI 4차인증은 단지 그가 병원장이기 때문이 아니라 더욱 그에게 의미가 특별할 것이다.

박 원장은 “의료기관들이 외국인 환자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국제인증이 없는 게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 JCI 인증 도전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인증에서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진료를 줄이지 않고 평소의 모습 그대로 조사에 임했다는 점”이라며 “더욱 강화된 인증기준에도 불구하고 평소대로 진료하며 조사를 받은 것은, JCI 기준을 준수하는 시스템하에서 10년간 이어온 고려대병원의 안전문화가 이미 JCI 기준 이상으로 굳건히 자리 잡았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10년간 JCI 인증을 준비해 오면서 병원의 전 직원들은 어느새 JCI 인증에 있어 국내 최고 수준의 고수들이 돼버렸다”며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갖은 고생에도 불구하고 왜 JCI 인증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아무런 불만도 제기하지 않고 그저 열심히 따라준 직원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고 전했다.

끝으로 박종훈 원장은 “이번 4차인증을 통해 세계에서 손꼽히는 고려대병원의 우수한 안전시스템을 다시 한 번 인정받은 계기가 됐다”며 “10년 후에는 병원의 평가기준이 규모가 아닌 의료의 질이 될 것이다. 고려대병원은 규모의 잣대를 넘어 질적으로 가장 우수한 의료기관으로 인정받아 국민에게 신뢰받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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