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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비히 판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1번 C장조, 작품번호 15
루트비히 판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1번 C장조, 작품번호 15
  • 의사신문
  • 승인 2018.11.1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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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457〉 

■모차르트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독창성을 발휘
피아노협주곡 제1번은 실제 베토벤 일생으로 볼 때 세 번째 피아노협주곡이다. 그가 작곡한 최초의 피아노협주곡은 1782년 열네 살에 작곡한 협주곡으로 발견 당시에는 오케스트라 파트가 전해지지 않아 협주곡으로 포함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실제적으로 피아노협주곡의 첫 작품은 1795년에 작곡한 피아노협주곡 제2번 작품번호 19로 이 작품은 수차례 수정을 거친 후 1798년에 마지막으로 개정되어 1801년 라이프치히 호프마이스터 출판사에 의해 출판되었다.

피아노협주곡 제1번은 그의 초기 시절 작품이지만 그 스스로의 독자적인 개성이 크게 발전하였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전체 구성에 있어서는 아직 모차르트의 영향을 받고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도 독주자와 오케스트라 사이의 주제 진행에서 발견되는 것처럼 협주곡의 전체적인 외부적 형식이나 세세한 부분에서 모차르트 특유의 화법을 볼 수 있다.

베토벤의 초기 작품들은 본에서 학습하던 시기와 빈으로 건너온 직후 자신의 후원자들에게 작품을 헌정하고, 출판을 하면서 시작하였다. 모차르트나 하이든의 작품들을 모방하면서 작곡기법을 익혀나가던 과정에서 발표된 결과물들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학습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완전하고 개성적이며 모험적인 요소까지 속속히 갖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후원자들이 직접 연주하는 것과 자신이 피아니스트로서 성공을 해야 한다는 것을 동시에 고려하여 특히 피아노를 중심으로 한 작품을 초기에 많이 작곡했다. 초기 피아노소나타와 피아노협주곡에서 하이든의 형식과 모차르트의 풍부한 선율, 클레멘티의 기교적인 테크닉을 동시에 머금으면서 그들의 그늘에서 벗어나 고심한 흔적이 드러나고 자신만의 독창성과 개성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 1795년 빈에서 가진 최초의 공개 연주회에서 대성공을 거두며 탁월한 개성과 천재성을 겸비한 음악가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모든 협주곡 중에서도 협주곡이라는 장르의 발전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 역시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이다. 모차르트에 의해 협주곡의 고전주의 형식이 완성되어졌다면, 그 뒤를 이은 베토벤에 의해 협주곡은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약을 맞이하게 된다. 그는 모차르트의 협주곡이 지녔던 상류계층의 한정된 청중들을 대상으로 여흥 음악적 성격을 불특정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독립적인 `작곡가 자신을 위한 협주곡'으로 탈바꿈시켰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모차르트에 의해 정형화된 형태를 웅장하게 확대하여 교향곡에 버금가는 경지로 끌어올렸다. 또한 독주 부분은 작품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작품의 진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그 역할을 극대화시켰다. 이런 새로운 형식적 실험과 양식은 베토벤 이후 전개되는 낭만주의 시대의 `비르투오소 협주곡'의 단초를 제공하게 된다. 19세기 어느 작곡가도 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벗어날 수 없었다.

△제1악장 Allegro con brio 제2바이올린, 비올라, 더블베이스가 가벼운 기분으로 신선한 제1주제를 조용히 노래하고 오케스트라가 이를 힘차게 반복한다. 바이올린이 중심이 되어 좀 더 모차르트풍의 우아한 제2주제가 나오고 오케스트라가 이를 반복한다. 긴 오케스트라의 서주 끝 이후로는 독주 피아노가 홀로 카덴차풍의 선율을 화려하게 펼쳐나간다. 피아노의 활약이 일단락되면 다시 오케스트라의 무대가 와서 화려한 잔치를 벌이게 되고, 끝으로 피아노의 카덴차와 오케스트라의 강렬한 화음으로 끝을 맺는다.

△제2악장 Largo 플루트, 오보에, 트럼펫, 팀파니의 배경으로 클라리넷과 피아노가 우아하고 평온한 기분으로 조용히 대화를 나누면서 저음 현악이 뒷받침한다. 이것을 오케스트라가가 받아서 반복하면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환상적인 협주가 조용한 분위기속에서 곱게 펼쳐진다.

△제3악장 Rondo, Allegro, Scherzando 독주 피아노가 격앙된 표정으로 짤막한 주제를 내면 오케스트라가가 총주로 반복하고 다시 피아노가 강렬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계속해서 펼쳐지는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경쾌한 대화는 베토벤다운 힘을 갖고 힘차게 진행되고 이윽고 오케스트라의 인상적인 코다로 끝난다. 이는 분명히 모차르트의 영향에서 벗어나 진취적이고 개성있는 피아니스트로서의 젊은 베토벤의 야심을 보여주고 있음이 분명하다.

■들을 만한 음반
△아르투르 베네데티 미켈란젤리(피아노),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지휘),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DG, 1979)
△빌헬름 바크하우스(피아노), 한스 슈미트-이세르슈테트(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ecca, 1958)
△마우리치오 폴리니(피아노), 클라우디오 아바도(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G, 1995)
△마르타 아르헤리치(피아노), 주세페 시노폴리(지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DG, 1985)
△라두 루푸(피아노), 주빈 메타(지휘),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ecca,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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