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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1만2천여 명 집결...'총파업' 가능성 높아져
의사 1만2천여 명 집결...'총파업' 가능성 높아져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11.11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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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11일 제3차 전국의사총궐기 개최…“자율적 진료환경 확보, 제도적 개선 이뤄내야”
제3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 현장

수원지법 성남지원이 오진 의사 3명을 법정구속하면서 촉발된 제3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서 최대집 회장이 의사총파업 가능성을 높이며, 의료제도 개혁을 위한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최대집)가 ‘대한민국 의료를 바로세우기 위한 제3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11일(일) 오후 2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개최했다.

전국 각 지역‧직역 의사 1만 2천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한 이날 궐기대회에서 의료계는 진료결과에 대한 형사처벌의 부당성에 대해 대국민 호소를 이어가는 한편, 전 직역이 하나로 뭉쳐 ‘자율적 진료환경 구축을 위한 제도개선’을 이뤄내자고 제안했다.

박홍준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이 연대사를 통해 '자율진료환경 구촉'을 역설했다

특히 제3차 총궐기대회에서 ‘자율진료환경 구축’을 강조한 박홍준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은 “개원의와 봉직의, 전공의가 모두 뭉쳐 자율적인 진료환경을 확보하고 제도적 개선도 이뤄내야 한다”며, “‘문재인케어’와 ‘응급실 의사폭행’, ‘의사 3인 법정구속’ 등을 겪으며 의사들이 의료정책 결정과정에서 완전히 제외 당했음을 알 수 있다. 의사들은 현재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법체계로부터 외면당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박 회장은 “이번 판결에서 재판부는 개인 법정구속도 모자라 의사들을 공동정범으로 보고 단체구속시켰다. 의사들이 과연 의도적으로 범죄를 공모했는가. 이번 판결은 기피를 넘어 몰락하고 있는 외과계에 ‘의료 황폐화’를 선고한 것이다”며, “이제 ‘심평의학’에 이어 ‘심판의학’까지 진료현장을 옥죄고 있다. 이번 의사 법정구속 판결은 의사들의 진료현장뿐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피해를 끼칠 것이다”고 지적했다.  

최대집 의협회장이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서 구호제창을 이끌고 있다

어제(10일)부터 철야 단식을 이어간 최대집 의협회장은 총궐기대회 현장에서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대한의학회, 의협 대의원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이 참석한 확대연석회의 결과를 밝히며 ‘전국의사총파업’ 가능성을 내비쳤다.

최 회장은 “확대연석회의에서 각 직역 의료계 대표들이 전국의사총파업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아울러 대표들은 총파업의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도 의협 집행부에 전권 일임했다”며, “이제 굴욕적인 삶을 버리고 당당히 우리 손으로 의권을 지켜내기 위한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의사들이 최선의 진료를 해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감옥에 갈 수 밖에 없는 한국 의료제도를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 의료계의 투쟁은 법제정을 통해 완성될 수 있다. 오늘 궐기대회는 우리가 원하는 법제정을 위한 교두보 확보 차원에서 매우 큰 의미”라며, “의사들은 국민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버텨왔다. 이제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당하면서 살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국민과 사회에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집 회장은 “본인이 앞장서서 의료분쟁특례법 제정을 이뤄내겠다. 아울러 국민 건강권 수호를 위해 의사면허 박탈법안 및 한의사 의과의료기기 사용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철호 의협 대의원회 의장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오진으로 인한 법정구속 판례를 교정하고 국민건강권 수호를 강조한 이철호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격려사에서 “안전한 의료 환경조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국민의 힘이 필요하다”며, “안전한 의료 환경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첩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전국에서 모인 의사들에게 “모두가 단합해 최선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함께 투쟁에 동참해주길 바란다. 이제 해결책을 확실하게 담보하지 못한다면 ‘의사들은 살기 위해서, 교도소에 가지 않기 위해서’ 부득이 진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철호 의장의 격려사에 이어 이덕철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과 이경원 대한응급의학회 섭외이사가 연대사를 이어갔다.

이덕철 이사장과 이경원 섭외이사는 연대사에서 재판부의 법정구속 판결이 의료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내린 판결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고의성이 없는 진료 과정의 결과에 형사적 책임을 물어 의료인을 죄인으로 구속시키는 것은 의료의 특수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상급심을 통해 의료의 특성을 이해하는 올바른 판결이 내려지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의료현실을 빚댄 퍼포먼스가 진행됐고 각 직역 의료계 대표의 연대사가 이어졌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연대사에서 “과실감정의사는 자신이 선택한 단어에 의해 동료의사의 인신이 억울하게 구속되고 수 억 원의 배상책임을 지게 되는 심각한 사태가 발생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해야 한다”며, “경기도의사회는 진료 중 의사에 대한 반복적인 인신구속사태의 재발방지 및 회원들의 안정적인 진료환경 조성을 위해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될 때까지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천명했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한국은 의사를 더 이상 적대적인 감정으로 대해선 안 된다. 필수 인력인 수술 의사, 분만 의사가 사라지고 있고, 응급실, 중환자실에서 근무할 의사들이 사라지고 있다”며, “대한민국 의사들은 아직도 환자의 곁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만, 결과가 잘못되는 순간 의사는 가해자가 되고 법의 심판대 앞에 또 서게 된다”고 토로했다.

이승우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연대사를 통해 “잠재적인 범죄자가 될 각오를 하고 최전선에서 생명을 구하고 있는 전공의 동료들에게 감히 버티라고 말할 자신이 없다”며, “전공의가 안전하게 수련받을 수 있고 환자 안전이 지켜질 수 있는 ‘안전한 의료 환경’을 원한다. 의사들이 국민 곁에서 더 단단하게 생명을 지켜낼 수 있도록 의료계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최대집 회장과 김향 한국여자의사회 총무이사, 김경화 한국여자의사회 정보통신이사는 구호제창을 이끌었고 구호제창에 이어 의료계 대표자들은 청와대 앞을 찾아가 대통령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대통령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양동호 광주시의사회장이 낭독했다.

대표자들은 메시지를 통해 “국민건강에 대한 재정 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불합리한 의료규제와 의료제도로 점철된 대한민국 의료구조를 근본부터 뜯어고쳐야만 국민 건강을 위한 최선의 진료가 가능해진다”며, “지난 9·28 의정합의에 따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은 의정간 충분한 논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추진해나가는 것으로 정책 변경이 이뤄졌다. 함께 약속했던 다른 사항들 또한 국민건강을 위해 조속히 이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와 환자를 위한 안전한 의료환경을 마련하고 국민 건강권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의 진료환경을 구축해달라”며, “의료는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에 직결되는 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해 대통령의 국정 철학인 ‘사람이 먼저’인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의료환경을 개선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대표자들의 이동 시간동안 100초 자유발언대가 이어졌고 대한문으로 돌아온 최대집 회장 및 대표자들은 거듭 우렁찬 구호제창과 함께 폐회를 선언했다. 

의료계 대표자들이 청와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의료계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의료계 각 직역 대표자들이 궐기대회에서 앞장에 섰다
제3차 전국의사궐기대회에 전국의사들이 집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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