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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현악사중주 〈프러시안〉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현악사중주 〈프러시안〉
  • 의사신문
  • 승인 2018.11.0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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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456〉 제21번 D장조 작품번호 575, 제22번 Bb장조 작품 589, 제23번 F장조 작품 590 

■모차르트가 남긴 천진난만한 마지막 세 곡의 현악사중주
모차르트는 모두 23곡의 현악사중주곡을 남겼다. 13곡의 초기 작품과 빈에 정착한 후에 쓴 10곡의 후기 작품으로 나뉜다. 그중 마지막에 작곡한 현악사중주 일명 〈프러시아 4중주〉는 No.21 D장조와 No.22 Bb단조, 그리고 No.23 F장조의 세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1789년 5월 모차르트는 프러시아의 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2세의 베를린 궁전을 방문하여 왕실의 실내악 연주자들과 함께 현악사중주를 연주하였다. 이때 왕은 “이곳에서 이러한 현악사중주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극찬하며 모차르트에게 궁전에서의 지위를 제안했지만 빈의 황제에 대한 충성심 때문에 어쩔 수없이 이를 거절했다. 대신 베를린을 떠날 때, 왕을 위한 6개로 구성된 현악사중주 세트와 프리데리케 왕녀를 위한 6개의 피아노소나타를 위촉받아 작곡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그가 이 현악사중주의 두 번째 곡을 쓸 무렵 오페라 〈코지 판 투데〉 의뢰도 들어오는 바람에 현악사중주와 피아노소나타 등 작곡 스케줄이 겹치던 상황이 되는 바람에 첫 번째 곡이 완성되고 1년이 지나서야 1790년에 두 번째 곡인 Bb장조 Kv.589와 세 번째 곡인 F장조 Kv.590이 작곡되었다. 첼로를 직접 연주하기를 좋아했던 프리드리히 빌헬름 2세는 당시 유럽에서 제일가는 첼리스트를 고용하고 있어 모차르트는 일반적으로 반주를 맡는 첼로파트에 신경을 더 써 제1바이올린과 첼로를 다른 두 파트보다 더 두각을 나타내도록 하였다.

이 시기 모차르트의 고질적인 재정적 어려움은 최악의 상태였다. 1790년 5월 그가 프리메이슨 동지인 미하엘 푸흐베르크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얼마간의 돈을 손에 쥐기 위해 턱없이 적은 보수의 이 사중주들을 포기하도록 강요받고 있다네”라고 하소연하면서 이런 걱정 때문에 현악사중주곡의 완성이 늦어지고 있음을 전하고 있다. 훗날 푸흐베르크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뼈가 으스러지는 일”이라고 토로하였다. 결국 모차르트는 빈의 아르타리아 출판사에 이 현악사중주들을 헐값에 팔아야 했다. 그런 뒤 그가 사망한 3주 후인 1791년 12월28일 이 작품들이 출판되었는데 비록 왕에게 헌정되지는 못했지만 훗날 `프러시안'이란 별명이 붙게 되었다.

이 세 곡의 현악사중주는 모차르트가 남긴 현악사중주곡의 마지막 작품으로 어린아이와 같은 천진난만한 놀이정신이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다. 빈곤과 최악의 환경 속에서도 이처럼 모차르트의 고귀하고 때 묻지 않은 천상의 음악세계는 한층 듣는 이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String Quartet No.21 in D major, Kv.575

△제1악장 Allegretto 처음 등장하는 주제는 `소리를 낮추어, 작은 소리로(sotto voce)'지만 팡파르처럼 등장한다. 첼로는 처음에는 침묵하다가 주제를 연주하는 비올라를 반주하기 위해 연주하다가 멜로디를 이끌어나가면서 제2주제에서는 많은 부분을 담당하며 대부분을 연주한다.

△제2악장 Andante 첼로는 중간 멜로디를 전적으로 이끌며 시작부의 반복과 코다를 주도한다.

△제3악장 Menuetto: Allegretto 처음부터 옥타브의 급작스러운 분출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트리오는 첼로의 선율적인 프레이즈를 인도하는 보조 역할로서 바이올린으로 시작한다.

△제4악장 Allegretto 첼로에 의해 주제는 상승화음으로 시작되면서 발전부 후반을 주도한다.

String Quartet No.22 in B flat major, Kv.589

△제1악장 Allegro 첫 주제가 서로 유기적으로 부드럽게 연결되고 솟구치는 멜로디가 등장한다. 첼로의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면서 주제들이 대위법적으로 밀접하게 발전한다.

△제2악장 Larghetto 화려한 선율을 첼로와 제1바이올린이 서로 대화를 하듯 교대로 담당한다.

△제3악장 Menuetto: Moderato 미뉴에트로 시작하며 매우 드라마틱하면서 긴 트리오이다.

△제4악장 Allegro assai 하이든의 현악사중주 `농담'을 모델로 삼은 주제는 강도 높게 연주되면서 지극히 하이든적이다. 하지만 코믹하게 끝맺는 하이든과는 달리 씩씩하게 마무리한다.

String Quartet No.23 in F major, Kv.590

△제1악장 Allegro moderato 주제가 옥타브로 시작하여 점차 상승화음으로 대범하게 발전한다. 곧 첼로에 의해 다른 형태로 등장하고 이후 제시부가 수정되어 다른 단편들로 채워진다.

△제2악장 Andante 주요 주제의 변주 이후에 변주를 떠나 첫 두 마디의 리듬을 집요하게 사용하면서 소나타 형식의 완성을 구축해 나가는 대단히 놀라운 모습을 담고 있다.

△제3악장 Menuetto: Allegretto 트리오를 포함한 미뉴에트 부분은 깔끔한 코다로 마무리된다.

△제4악장 Allegro 끊임없이 주제가 각기 다른 모습으로 재등장하기도 하고 변주기도 하고 대위법적으로 처리되면서 네 개의 악기가 완벽하게 동등한 입장에서 다루어진다.

■들을 만한 음반
△알반 베르크 현악사중주단(EMI, 1978) △부다페스트 현악사중주단(CBS, 1956) △바릴리 현악사중주단(Westminster, 1954) △주스케 현악사중주단(Eurodisc, 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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