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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감소증 새 가이드라인
근감소증 새 가이드라인
  • 의사신문
  • 승인 2018.11.0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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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음 오디세이아 〈52〉 
유 형 준CM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시인·수필가 

올해 초 유럽 노인 근감소증 워킹 그룹(EWGSOP, EUROPEAN WORKING GROUP ON SARCOPENIA IN OLDER PEOPLE)이 다시 모였다. 2010년에 노인 근감소증의 정의와  진단 기준을 발표한 지 8년만이다. 당시 전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최근까지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근육량 감소의 평가에만 초점을 맞추었지만 당시로선 참으로 명쾌한 제안으로써 대단한 호응을 받았다. 다시 모인 것은 그동안 밝혀진 근감소증에 대한 결과들을 총합하여 살펴보고 그에 근거한 새로움을 제시하기 위함이었다. 그 결과를 최근 발표하였다. 현재 근감소증은 근육 질환으로 질병 분류 ICD-10-MC 진단코드를 부여받은 상태다. 몇 가지 핵심 내용을 소개한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EWGSOP2는 근감소증의 발견, 진단, 심한 정도 평가 등의 3단계 진료에서 첫 단계로 의사의 꼼꼼한 진찰을 든다. 노인을 진료하면서 SARC-F[Sluggishness, Assistance in walking, Rise from a chair, Climb stairs, Fall 등의 첫 글자를 딴 조합어로 근육감소가 있는 노인에서 행동이 굼뜨고, 걸으려면 도움을 받아야 하고, 의자에서 일어나기가 만만치 않고, 계단 오르기가 벅차고, 잦은 낙상 등이 상대적으로 흔하다는 관찰의 결과에서 도출한 임상 소견]가 있거나 의사가 보기에 근감소증이 의심 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지난 가이드라인에선 근육량을 먼저 측정하였는데, 이번에 개정 된 가이드라인에서는 근력이 예후 판정에 근육량보다 더 나은 변수 항목이라 여겨 근력 측정을 근육량 측정에 앞서 먼저 평가해야 할 항목으로 정하였다. 아직 기술적 한계로 인해 근육의 양과 근육의 힘을 온전히 파악하는 것은 불충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개발된 방법을 잘 활용하면 임상적 구분과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결과다.

EWGSOP가 제시한 근육의 힘 측정은 `악력', `의자에서 일어서기'등으로 실시하길 권하고 있다. 조금 더 실제적으로 예를 들면. 악력이 남자 27kg 미만, 여자 16kg 미만이면 근력 감소로 판정하고, 의자에서 다섯 번 일어나는 시간이 15초 보다 더 오래 걸리면 남녀 공히 근력 감소다. 근력 감소가 확인되면 `근감소증 가능'으로 보고 다음 단계로 간다. 다음 단계는 근육량 혹은 근육질 평가다. 근육량은 사지 근육량을 MRI, CT 등을 포함한 방사선 기법으로 측정한다. 향후 근육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도구와 방법이 개발되고 개선됨에 따라 이 매개 변수는 근육 감소증의 중요한 특징으로 중요하게 여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단계에서 근육량 혹은 근육질 감소가 확인되면 `근감소증'으로 확진한다.

여기서, 바로 앞 단계에서 `근감소증 가능'으로 판정되거나 또한 근육량 혹은 근육질 감소 판정 단계에서 해당이 되지 않아 그대로 `근감소증 가능'으로 평가된 노인은 그 자체 만으로도 원인을 찾고 근육 감소증 가능성을 해소시키기 위한 노력과 시도가 필요함을 EWGSOP2는 제안하고 있다.

이 단계까지 이루어지면 근감소증은 확진된다. 다음 단계는 근감소증의 심한 정도를 분별하는 단계다. 신체 수행능력을 살핀다. 보행 속도, 400미터 걷기, 간단 수행 평가(Short Physical Performance Battery, SPPB),  일어서서 걷기 시간 측정(Timed-Up and Go test, TUG) 등을 실시하여 판정한다. 예를 들어 400미터를 다 못 걷거나 다 걸어도 6분 이상 걸리면 심한 근감소증이다.

EWGSOP2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근감소증의 임상적 면면을 보태 설명하고 있다. 근감소증을 1차성과 2차성으로 구분하였다. 다른 특별한 원인이 분명하지 않을 때 `1차 근감소증' 또는 `연령 관련 근감소증'이고, 노화 이외의 원인 인자가 분명할 때 `2차 근감소증'이라 한다. 1차 원인으론 염증, 악성 질환 영양 불량, 소화기능 장해, 활동 부족 등이다. 아울러 6개월 이상 된 근감소증은 `만성 근감소증'으로 6개월 미만이면 `급성 근감소증'으로 분류하였다. 이와 함께 `근감소성 비만'에 대한 간략한 의견을 더하고 있다. 근감소성 비만은 나이와 함께 위험과 유행이 모두 증가하므로 노인에서 가장 흔하게 보고된다. 비만은 근육 감소증을 악화시키고 지방을 근육 내로 침투시키며 신체 기능을 저하시키고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 근감소성 비만은 독특한 상태이며 그 본태에 대한 지속적 연구 시도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노인 열 명 중 두세 명은 근감소증을 갖고 있다고 보고된다. 근감소증은 낙상, 골절, 신체장애 및 사망 등의 딱한 결과의 가능성이 증가하는 진행성 및 전신적 골격근 질환이다. 근감소증의 주요 치료법은 운동과 영양이다. 운동은 저항 운동이나 근력운동이 권장된다. 경험자의 지도에 따른 저항 운동의 적절한 강도 및 빈도의 조절은 부상의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가장 큰 운동 효과를 가져다준다. 물론 꾸준히 걷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운동과 함께 강조되는 영양은 단백질 섭취 등의 조절로 가능하다. 아직 단백질을 어떻게 얼마나 섭취해야 하는 지에 대한 논의는 진행 중이다. 지금 시점에선 골고루 먹는 게 가장 실제적 방안이다. 이러한 생활 다듬기에 더하여 근감소증을 개선시킬 여러 약물이 연구 시도 중에 있다.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심화되면서, 고령 노인들의 활동이 예전과 달리 당연시 여겨지면서, 노인의 근육도 양 뿐만 아니라 질에서 좋은 상태를 유지해야하는 시대에 이미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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