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13:08 (토)
제3회 서울시醫 의학문인회 독후감 공모전 시상식 성료
제3회 서울시醫 의학문인회 독후감 공모전 시상식 성료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8.10.30 14: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우수상에 전준연 원장(파리의 아파트)…우수상 2인·장려상 3인·참가상 1인 수상

서울시의사회 의학문인회(회장·성상규)는 ‘제3회 독후감 공모전 시상식’을 지난 29일 오후 7시 서울시의사회관 1층 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성상규 의학문인회장(사진)은 “유형준 초대 회장의 노력으로 설립된 의학문인회의 독후감 시상식이 어느덧 3회째를 맞았다. 의사들은 환자진료에 매진하다 보면 인문학에 소홀하기 쉬운데 ‘환자를 만나는 게 인문학’이라는 초대 회장님의 말씀대로 인문학적 소양이 있으면 의사뿐만 아니라 환자에게도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인문학의 소소한 즐거움을 통해 삶을 더 풍요롭게 할 수 있어 인간소외현상이 만연한 현대에 오히려 더 인문학이 필요하다. 더 많은 의사들이 인문학에 관심을 갖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사진)은 축사를 통해 “의료현실이 점점 더 각박해지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특히 얼마 전 의사 3명이 법정 구속된 사건이 발생했는데 과연 그럴 정도로 사회적 지탄을 받아야 하는 사안인지 모르겠다”며 “의사들에게 인문학이라는 정서적 측면이 너무 간과되는 측면이 있는데 그럴수록 독후감 등 의학문인회 활동이 더욱 왕성하게 진행되길 바란다. 서울시의사회에서 많은 동호회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 중 2개 동호회가 문학 관련 동호회다. 의학문인회도 앞으로 더욱 번창해 100회를 넘기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공모전 시상식에서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7편에 대해 문학적 글짓기, 예술성, 감동 공감, 자기사유 등 네 가지 관점에서 심사해, 대상작 없이 최우수상 한 편, 우수상 두 편을 선정했고, 3편을 장려상, 그리고 한 편을 참가상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으로는 전 한림의대 교수로 의사 시인 겸 수필가로 활동하며 의학문인회 초대 회장을 역임한 유형준 심사위원장(사진)과 성상규 의학문인회 회장, 김동희 의사신문 편집부국장이 대표로 참석했다. 시상식에 앞서 의학문인회 초대 회장인 유형준 심사위원장은 전반적인 심사평을 발표했다.

유 위원장은 심사평을 통해 우선 우수상 수상작인 장편 추리 소설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면산장 살인사건을 읽고’에 대해 “극단적 생각, 하나도 내려놓기 싫은 지나친 욕심에 대해 자신의 규범으로 명확히 평가하는 등의 독후감은 필자의 자기사유가 얼마나 튼실한지 보여주고 있다”며 “다만, ‘글을 읽는 내내 독자들은 다카유키의 관점에서 사건을 보기 때문에 다카유키가 범인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게 된다.’는 표현이 범한 화자의 정체성 교란은 다소 아쉽다. 즉, ‘독자들’이 아닌 ‘나’의 시각을 일관되게 유지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역시 우수상 수상작인 ‘채식주의자를 읽고’에 대해서는 “소설 ‘채식주의’를 필자의 의학적 지식과 경험으로 감상해 나간 독서 흐름은 옅지 않은 독서와 독후감 쓰기 역량을 가늠하게 한다”며 “그 역량이 지어낸 문단 문단의 온전함이 각각의 섬처럼 흩어져 있음은, 원작 소설이 본디 갖고 있는 운문성 단절을 감안하더라도, 반드시 되살핌을 요구한다”고 평했다.

최우수상 수상작인 ‘위대한 부성애, 그리고 치유에 대하여- 기욤 뮈소의 파리의 아파트를 읽고’에 대해서는 “스릴러 소설을 감상하고 그 감상을 글로 적는 일은 쉽지 않다. 자칫, 스릴에 몰입하여 스스로를 상실하게 되어 자기 사유를 놓치기 쉽기 때문”이라며 “필자는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걷어냈다. 오히려 필자의 표현처럼 ‘카푸치노와 같이 부드럽고 포근한 요소들이 섞여 입맛을 자극하는 듯하다.’며 자연스럽게 풍성한 사유를 즐기고 있다. 이는 심사위원 전원이 이 작품을 최우수로 선정한 가장 큰 이유”라고 평가했다.

다만 “‘아버지로서’를 ‘아버지로써’로 쓴 맞춤법 위반은, 맞춤법이 글짓기의 기본임을 생각하면, 적지 않은 불편함을 준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유형준 위원장은 “심사를 하는 내내 기뻤다. 지독하게 반복되는 바쁜 의료 일상 속에서 책을 읽고 자아를 만나 자기 사유(自己思惟)를 끌어내고, 그 사유를 문학적 글 솜씨로 문자 언어화하는 의사 동료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라며 “더러 눈에 띄는 허술함이 심사의 기쁨을 줄이지는 못했다. 독후감 편편에 담긴 더 좋은 작품으로의 가능성이 그 허술함을 넉넉히 삭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심사에서 대상을 선정할 수 없었음은 못내 서운하다. 독서는 자아를 넘어 타자를 껴안는 일이고, 독후감은 그 껴안음을 더 오롯하게 해주는 느낌이며 느낌을 적은 글”이라며 “더 많은 회원들의 참여를 소망하면서, 다시 한 번 모든 수상자분께 감사와 격려와 축하를 드린다”고 말했다.

최우수상 수상자인 전준연 원장(사진, J Miz 여성클리닉)은 수상소감을 통해 “문학활동으로 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어서 너무나 영광으로 생각한다. 태생적으로 이과적으로 정신 무장이 돼 있어서 문학작품도 이과적으로 생각했다”며 “다른 스릴러소설이 에스프레소 같다면 ‘파리의 아파트’는 카푸치노처럼 부드러운 느낌이었고 특히 부성애에 대한 표현은 저 역시 아버지로서 공감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연히 만난 작품 속 두 남녀 주인공처럼 ‘파리의 아파트’는 매일 환자를 진료하는 제가 잠시 파리로 날아가 거리를 활보하는 상상을 하게 했다. 파리의 분위기 묘사가 마치 파리의 뒷골목을 연상시켰다”며 “다시 한 번 부족한 제 글을 수상작으로 선정해 준 심사위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

△최우수상
전준연 원장(수상작: 파리의 아파트)

△우수상
김지선 원장(수상작: 가면산장)
임덕식 원장(수상작: 채식주의자)

△장려상
성상규 회장(수상작: 인생은 고행길인가)
정규식 원장(수상작: 젊은 의사의 수기)
박형보 원장(수상작: 닥터지바고)

△참가상
고상덕 원장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