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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찰과 생태공원 곳곳서 맑은 가을향기 퍼져
천년고찰과 생태공원 곳곳서 맑은 가을향기 퍼져
  • 의사신문
  • 승인 2018.10.2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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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교수의 걷기 예찬 〈39〉  `수타사 산소길'

강원도 홍천에 있는 공작산은 산세의 아름답기가 공작이 날개를 펼친 모습처럼 아름다워서 붙여진 이름으로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봄에는 철쭉,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으로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천년고찰인 수타사 주변의 계곡을 따라 만들어진 생태숲길은 원시의 자연림으로 이루어져 사계절 아름다운 코스이다.

■천년고찰 수타사와 잘 꾸며진 생태공원의 아름다운 조화
간단히 아침을 먹고 오늘 걷기의 시작점인 공작산 생태숲교육관을 향해 출발한다. 도심을 벗어나니 가을의 황금벌판 사이로 도로가 시원하게 뻗어간다. 초록 산들 사이로 수없이 많은 터널을 지나 홍천으로 들어서니 목표점이 얼마 남지 않는다. 생태숲교육관에 도착해서 한 바퀴 둘러보고 지도를 챙겨 입구 커피숍으로 향한다. 생각보다 싸늘해진 아침 날씨에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여유를 즐기며 오늘의 일정을 되짚어본다.

숲길 입구에는 야생화와 버섯들의 예쁜 모습을 담은 사진작품들이 길가에 늘어서 지나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다리를 건너 나무 앞에서 숲해설사의 얘기를 열심히 듣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아주 진지하다. 평소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려는 듯 오른팔을 들고 애타게 해설사의 얼굴을 바라보는 어린이의 모습이 너무 귀엽다. 발길을 옮겨 수타사로 향하니 입구의 봉황문 안에 오랜 세월을 지내온 사천왕상이 우리를 반겨준다.

수타사는 신라시대에 원효대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천년고찰이다. 수타사(壽陀寺)라는 이름은 정토세계의 무량한 수명을 상징한다고 한다. 이곳에서 소장하고 있는 보물인 월인석보는 훈민정음 창제 이후 처음 나온 불경언해서로서 매우 귀중한 문화재이다. 수타사의 중심부인 대적광전 불좌 위에 작은 집 모형인 닫집은 아주 정교하고 화려해서 꼭 보고 와야 하는 필수코스이다.

수타사를 둘러보고 나오니 멋진 풍광의 생태연못이 우리를 맞아준다. 생태숲길의 시작을 알려주는 공원 대문을 지나니 잘 가꾸어진 생태공원으로 들어선다. 파란 가을 하늘과 초록 나무들이 만들어주는 길을 따라 걷는 산책은 모두를 즐겁게 해준다, 정자에서 준비해 온 도시락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가족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잔디밭 그네에서는 두 자매가 앉아서 놀이를 하고 반대편에는 사내아이들이 잠자리채를 들고 열심히 뛰고 있다. 가을의 전령사인 코스모스 꽃밭에서 가을의 향기와 멋진 추억을 사진에 담아 본다.
■건강을 지켜주는 맑은 숲 속 공기를 음미하며 걷는 산소길
공원을 지나 본격적인 숲길을 알려주는 산소길 푯말을 따라 계곡 옆 오솔길로 향한다. 밝은 햇살을 받은 연초록 숲길을 따라 걸으며 맑은 공기를 마시니 이곳이 왜 산소길인지를 알 수 있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화학기호인 O2가 풍성한 건강한 길인 것이다.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와 아름답게 지저귀는 새소리에 취해 걷다보니 반환점인 출렁다리이다. 무섭다고 흔들지 말라는 얘기를 할수록 사람들은 짓궂게 더 장난을 친다.

다리를 건너 개천가에 내려가서 물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야말로 물 반, 고기 반이다. 징검다리와 바위들을 배경으로 풍광을 사진에 담고 길을 따라 가니 `鈒納'라는 낯 설은 표지판이 보인다. `傘'이란 아름드리 통나무를 파서 만든 소 여물통인 구유를 말한다. `鈒年헇'은 오랜 세월 계곡의 세찬 물 흐름으로 마치 구유처럼 바위가 파여져서 붙여진 이름이다. 자연의 위대한 힘으로 만들어준 멋진 선물인 것이다.

푸르른 초록 숲 오솔길을 따라 아름다운 산소길의 여정을 이어간다. 길가에 이름을 알 수 없는 꽃들은 서로서로 자태를 뽐내며 늘어서 있다. 중간중간 나뭇잎 사이로 스며들어오는 가을 햇살의 조명이 자연이 만든 풍광을 더욱 화사하게 해준다. 용이 승천하였다는 전설이 있는 용담을 감상하고 잠시 쉬어가는 치유쉼터를 지나니 출발점이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2시간여의 걷기 일정을 마치고 맛있는 산야초 정식으로 걷기를 마무리한다.

■여행 TIP.  등산을 좋아한다면 짧게는 약수봉 코스(약 6km), 길게는 공작산 코스(약 10km)를 권한다. 숲해설프로그램은 홈페이지로 미리 신청하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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