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확대 ‘상호공감대 형성’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확대 ‘상호공감대 형성’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10.25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복지부,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확대 긍정적…‘독립적 면허관리기구’ 필요성도 공감
지정토론이 진행 중이다

의협이 개최한 토론회에서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확대 관련 의‧정간 공감대가 형성돼 주목된다.

대한의사협회(회장‧최대집)는 지난 24일 오후 7시 서울역 KTX 대회의실에서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1년간 현장에서의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을 점검, 제도 확대를 위한 개선책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의료계와 정부, 관련 학계가 모두 참석했다. 참석자로는 최대집 의협회장과 이철호 대의원회 의장, 박정율 의협 부회장(좌장), 주제발표를 맡은 홍경표 광주시의사회 명예회장,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소장, 지정토론을 맡은 황성택 울산광역시의사회 전문가평가단장, 김상훈 광주광역시의사회 법제이사, 강석태 강원도의사회장, 이명진 의료윤리연구회 위원, 곽순헌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 김연희 법무법인 의성 대표변호사 등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최대집 회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일어난 일부 무자격자에 의한 대리수술 등은 의료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의협은 중앙윤리위원회 회부를 통한 징계를 추진하고 관련 법규 위반 사실에 대해서는 수사 의뢰와 고발조치를 통해 법적처벌을 추진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며, “그러나 실상 의협은 일부 문제회원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 법률적, 구조적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의협은 지속해서 정부에 폭넓은 자율규제권의 부여를 요청하는 한편,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도 추진해 왔다. 1년여 기간의 시범사업 진행을 통해 의료계의 전문성과 자율성 제고를 위한 근거자료를 축적하고, 의료계의 현실을 반영한 성공적인 사업 시행의 토대를 마련했다”며, “다만, 동 시범사업의 확대 시행을 통해 사업 추진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부 미비점과 개선사항을 보완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동 토론회를 통해 문제점을 고찰하고 다양한 개선방안이 개진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토론회 첫 순서로 홍경표 광주시의사회 명예회장이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추진단장을 맡은 경험을 살려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울산시의사회와 광주시의사회, 경기도의사회 등 3개 지부별 전문가평가단 운영 결과에 대해 공개하고 차후 개선책을 논했다.

홍경표 명예회장은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의료인의 자율규제 권한을 강화했고 의료인 스스로 비도덕적 진료행위 등 국민건강에 위해를 줄 수 있는 행위를 예방하는 효과를 확인했다”며, “일부 의사의 직업윤리 위반행위도 스스로 모니터링해 대다수의 선량한 의사를 보호하고 비윤리적 회원에 대한 예방적 기능 강화했고 이와 동시에 의사에 대한 국민적 신뢰감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행위 수행 적정성에 대한 심의를 통해 의료계의 전문성・자율성・객관성도 강화됐다”며, “이번 시범사업을 계기로 중앙회와 보건복지부, 시도 및 시군구 의사회와 지방정부 상호 간 협력체계 구축 등에도 긍정적 효과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다만, 홍 회장은 전문가평가제에 대한 문제점도 공개했다. 그가 밝힌 문제점은 △회원 상호 간의 과도한 감시와 제소 남용 △회원 조사 거부로 인한 전문가평가단 활동 불가 사례 존재 △의료행위 중 발생하지 않은 비도덕적 행위(직원 성추행, 회식 중 전공의 폭행 등) △조사 기간 연장으로 인한 피조사자의 심리적 긴장감 및 압박감 호소 △보험회사의 잦은 민원 및 과도한 혐의 제소 △시범사업에 대한 일부 회원들의 부정적 의견 존재 △‘제 식구 감싸기’라는 외부 비판 △사무장병원 적발 실효성 등 8가지다.

또한, 홍경표 명예회장은 전문가평가제 개선책으로 △전문가평가제의 조속한 입법화 △전문가평가제 대상 확대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단계적 전국 확대 △제도도입을 위한 예산지원 △윤리위원회의 역량 강화 △업무 일관성 유지 등 6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홍 명예회장은 전문가평가제도의 조속한 입법화를 강조하며 “중앙윤리위가 소속 회원들을 실질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자율규제권(실질적 조사권 확보) 권한 입법화가 필요하다”며, “의료기관 개설, 취업 신고, 면허 신고 시 의사회 경유 제도도 추진이 필요하며, 면허신고 비용 등 관리비의 공식적 보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가평가제 대상 확대로 의료인 품위손상 행위뿐만 아니라 동료 폭행 등 진료행위와 무관한 의료인의 직무와 연관된 비윤리적 행위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며,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의 단계적 전국 확대를 위해선 전국 연계가 효율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면허관리기구 소개 및 방향성 제언’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소장은 “면허기구 발달지연 국가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전문직 자율규제 문화가 미발달된 국가, 한‧중‧일 유교문화권 및 관료주의 국가, 구소련권 탈 전문화 국가, 민주주의 발달 지연국가 등이다”고 전했다.

그는 “면허기구 설립에 대한 국내‧외 요구들이 생기고 있다. 국내에서는 면허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 부정적 의료에 대한 대처, 실효적 행정처분과 징계 등이 그 이유이며, 해외에서는 외국인 유학생 증가, 면허 국제적 동등성, 면허제도 국제화 요구 등이 이유다”고 말했다. 

안덕선 소장은 “영국의사회는 회원 개인과 단체의 권익보호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물론 규범을 위배한 회원에게 자율징계권도 행사한다. 징계대상으로는 의무기록 불성실자, 보편적 증상 인식 및 기본적 처치 수행 위반, 처방 과오, 의사 약물 및 술 중독, 허가 이외의 진료, 부정직 및 사기, 중죄 확정 및 면허 대여, 환자인권유린 등을 한 자들이다”고 했다.

안 소장은 “인도네시아의 IMC(Indonesian Medical Council)는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면허등록위원회·의학교육위원회·징계위원회 등을 운영해 자율징계권을 행사하고 태국의 TMC(The Medical Council of Thailand) 역시 의사면허 발급, 등록, 최소 및 정지 등 자체적 면허관리를 하고 있다. 윤리조사소위원회도 운영 중으로 의도적 해악을 끼친 의사에게 평생 면허취소 조치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독립적 의사면허관리기구의 필요성을 피력하며 “의협이 복지부와의 많은 논의로 의사면허관리기구 설립 방법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지정토론이 진행됐다.

지정토론의 첫 순서를 맡은 황성택 울산시의사회 전문가평가단장은 “의사면허관리 및 자율규제권 등을 의료계 스스로가 행사하면서 의사로서의 정체성 확립은 물론 의료계의 전문성도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며 전문가평가제를 계속 추진할 것을 희망한다”며, “울산시의사회는 비록 비윤리적 행위 신고 건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비윤리적 의사에 대한 엄벌 등을 회원들이 더욱 요구했다. 이울러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았으며, 현재 반대의견이 있어도 미래 후배들에게는 좋은 토대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광주시의사회 법제이사는 “광주시는 유독 사무장병원 문제가 많았다. 다만 경찰과 공단, 심평원, 한의사회 등 여러 단체와 회의체를 만들어 자정노력을 했고 100개가 넘던 사무장 병원을 20여 개 가까이 줄여 현재는 80여 개다”며, “다만 사무장병원의 처벌도 중요하지만 개설부터 못 하게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이는 자율권에 기반한 자정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의사회의 조사능력을 위해 정부로부터 법적 근거를 마련해달라면서 △의사회 특사경 부여 △자진신고자 리니언시 제도 도입 등도 고려할 사항이라고 전했다.

강석태 강원도의사회장은 “장기적으로는 토론과 합의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의협은 면허시험과 면허관리 및 자율 징계권을 가진 대통령 직속 단체인 면허관리기구로 거듭나야 한다”며, “의사회는 노동단체의 성격으로 탈바꿈해 의사회원의 권리와 이익을 대변하고 보다 자유로운 투쟁을 할 수 있는 이익단체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 회장은 “의료 환경이 악화되면서 의료윤리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의료윤리는 전문직으로서의 생존을 위한 기술이다’라는 말을 의사회원들이 깊이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명진 의료윤리연구회 위원은 자율정화에 대한 이념교육 강화를 강조했다.

이 위원은 “자율적 면허관리는 자율정화에 대한 이념무장과 결연한 자정의지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의협은 의사회원들의 이념무장과 함께 진료표준 제정(환자를 위한 진찰실 가이드라인 제정), 윤리위 구성원의 전문화 및 독립성 확보, 의사경력서 도입 등을 준비해야 한다”며, “아울러 정부와 함께 재정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하며 지속적인 면허관리 개선을 위한 의정 간 협의체를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통합적 면허관리를 위한 법안인 의사법을 제정해야 하며, 독립적인 면허관리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곽순헌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도 독립적 의사면허관리기구 설립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했다. 아울러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확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보건복지부는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확대가 빠르게 진행되길 바라고 있다. 현재 복지부는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의 사례들을 모아 여러 개선책을 찾을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곽 과장은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이 확대돼 의협이 비윤리적 회원의 자격정지 기간까지 결정해 복지부에 의뢰한다면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며, “다만, 이번 시범사업을 하면서 많은 사례들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곽순헌 과장은 “복지부는 현재 독립적인 의사면허관리기구를 가지고 있는 해외의 여러 사례들을 파악하고 있으며, 독립적 의사면허관리기구 설립의 필요성을 공감한다. 시범사업을 토대로 의협과 많은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토론회 말미에 플로어에서 마이크를 잡은 최대집 의협회장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을 의협차원에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그 이유는 이번 주 내로 보도자료 등을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토론회 전경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