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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 ‘리베이트 근절’ 내부 자정에 한목소리
전공의들, ‘리베이트 근절’ 내부 자정에 한목소리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8.10.22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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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기 정기대의원총회 성료…‘리베이트 근절 선언문’ 낭독

대한전공의협의회가 폐쇄적인 환경에서 리베이트를 강요받는 전공의가 없도록 회원 교육은 물론 내부 자정을 이끌어갈 것을 선언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이승우, 이하 대전협)는 지난 20일 서울시의사회 회관 5층 강당에서 제22기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하고 리베이트 근절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승우 회장은 “최근 불법 리베이트 혐의를 받은 의사 중에는 전공의도 포함돼 있다. 아직 수면 위로 올라오진 않았지만, 불법 리베이트를 인지하지도 못한 채 대부분 의국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져 피해를 봤을 가능성이 크다”며 “잘못을 숨기기보다는 젊은 의사로서 먼저 리베이트 근절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윤리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앞서 대전협은 리베이트 문제의 기본적인 이해와 대응 방안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카드뉴스와 동영상을 제작해 공식 SNS에 공유하는 등 즉각 대응한 바 있다.

이 회장은 “리베이트 문제는 오래전부터 전공의 사회 한구석에 있었지만 수십 년 전부터 이어오던 관례이기 때문에 어떤 법적 문제가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알았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을 수 있다”며 “앞으로도 개인적인 법률자문, 상담에 그치지 않고 회원 보호를 위한 모든 조처를 하는 동시에 내부 자정도 착실히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을 중심으로 이날 참석한 대의원들은 리베이트 근절 선언문을 낭독했다. 선언문은 △우리는 전공의 개인과 의국에 제공되는 어떤 형태의 경제적 이익도 거절한다 △우리는 불법 리베이트를 인지하고 거부할 수 있도록 회원 교육에 앞장선다 △우리는 전공의가 아닌 다른 의료인의 불법 리베이트에도 용기 내어 목소리를 내겠다 등의 핵심 내용을 포함했다.

이 회장은 “폐쇄적인 환경에서 강요된 리베이트로 고통받는 전공의가 더는 생기지 않도록, 내부 고발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전문의 시험 준비 기간, 임신 전공의 수련시간 등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 현안에 대한 설명과 토의가 진행됐다.

특히 이 회장은 상대적으로 소수인 임신 여성 전공의의 인권을 강조하며, 모성보호의 원칙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대체 인력에 대한 지원과 공정한 선발제도 필요성에 대해 피력했다. 또한, 대의원들은 임신 전공의를 위한 최소한의 근무시간 제한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A 대의원은 “주변에는 유산사례도 적지 않다. 여성 전공의가 근무 제한 없이 당직 근무를 서고 있는 현실”이라며 “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근무시간 제한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 대의원은 “아직 임신 전공의의 주 40시간 근무는 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적어도 임신을 알고 난 이후에는 주 40시간 규정이 지켜져야 하며, 출산 이후 휴가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21기 사업보고 및 결산심의 △22기 사업계획 및 예산심의 △부회장 및 이사 인준 △회칙 개정 △로고 개정 △유관단체 파견 이사 변경 보고 등이 차례로 진행됐다. 대전협 선거관리위원장으로는 서울대학교병원 대표 성전 전공의가, 감사로는 한양대학교병원 대표 이관홍 전공의가 선임됐다. 또한, 대전협 고문 변호사인 성경화 변호사(법률사무소 도윤)의 ‘당직비 청구 소송 가이드라인’을 주제로 한 강연이 마련돼 큰 호응을 받았다.

한편,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제2회 대한전공의학술상, 제5회 김일호상 시상도 함께 진행됐다.

올해 전공의학술상은 논문의 우수성 및 학문적 성과를 인정해 △서울아산병원 김영재(최우수) △중앙대학교병원 홍지연(우수) △서울대학교병원 장윤혁(장려) 전공의에게 수여됐다.

김성덕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 회장은 “전공의학술상 수상자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상이 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겠다”며 “수상자 모두가 미래에는 우리나라 의학계에서 두드러지는 학자가 되시리라 믿는다”고 시상 소감을 밝혔다.

김일호상은 전공의 인권을 위한 희생과 헌신, 전공의법 시행 기틀 마련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대병원 안치현 전공의와 △육군훈련소 지구병원 피부과 과장 이상형 대위가 수상했다.

시상에 나선 故 김일호 회장 부친인 김태환 씨는 “자신의 권리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부지런히 싸워서 훌륭한 의사가 되길 바란다. 아마 우리 아들도 지하에서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리베이트 근절 선언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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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근절 선언문

'뒷돈 받은 의사'라는 소리를 듣고 싶은 의사는 없을 것입니다. 리베이트는 오래전부터 전공의 사회의 한구석에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개인적 이득 때문에 눈감은 사람도 있었겠지만, 수십 년 전부터 이어오던 관례이기에 어떤 법적 문제가 있는지 알지 못한 채, 알았더라도 '이 정도는 상관없겠지'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훨씬 많을 것입니다. 최근에 이루어진 리베이트 수사에서 전공의도 포함되어 행정처분을 받게 되었고, 이 때문에 대한전공의협의회는 급히 리베이트 관련 카드뉴스와 동영상을 제작하여 유튜브, 페이스북을 비롯한 여러 매체를 통해 리베이트와 관련된 각종 문제를 알려드린 바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개인적인 법률자문, 상담에 그치지 않고 회원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처를 하는 동시에 이 선언을 시작으로 내부 자정도 착실히 해나가고자 합니다.

첫째, 우리는 전공의 개인과 의국에 제공되는 어떠한 형태의 경제적 이익도 거절합니다. 관행적인 식비, 부대비용 지원 등 우리의 목을 죄는 밧줄로 돌아올 모든 것들을 내려놓겠습니다.

둘째, 우리는 불법 리베이트를 인지하고 거부할 수 있도록 회원 교육에 앞장설 것입니다. 의국 생활의 이곳저곳에 숨겨져 있는 리베이트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안내하고 교육하여 자신의 법적 의무는 물론이고 윤리적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우리는 전공의가 아닌 다른 의료인의 불법 리베이트에도 용기 내어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폐쇄적인 환경에서 강요된 리베이트로 고통받는 전공의가 더는 생기지 않도록, 내부 고발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2018년 10월 20일

대한민국 전공의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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