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법 체계, 진료친화적 개정돼야"
"국민건강보험법 체계, 진료친화적 개정돼야"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10.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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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의료배상공제조합, '의료분쟁 기저에 법과 제도 점검과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 개최

의협과 의료배상공제조합이 의료분쟁의 근본적 문제를 점검하고 이와 관련한 법적‧제도적 개선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최대집)와 의협 산하 의료배상공제조합(이사장‧방상혁)는 지난 21일 오전 10시 백범김구기념과 컨벤션홀에서 '의료분쟁 기저에 법과 제도 점검과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방상혁 의협 의료배상공제조합 이사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박형욱 단국의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을 진행했고 성종호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와 이길연 경희의대 교수, 전병남 백인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배준익 법무법인 엘케이파트너스 변호사가 주제발표를 맡았다.

이후 종합토론 순서에서는 주제발표자들이 모두 참석해 서로 토론하며 청중들의 질의에도 답변했다.

첫 번째 주제 발표는 ‘건강보험법상의 의료제한으로 인한 의료분쟁 개연성’을 주제로 성종호 의협 정책이사가 맡았고 두 번째 발표자로는 이길연 경희의대 교수가 나서 ‘의료분쟁 책임강화와 의료행위 기피’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어 전병남 백인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가 ‘국민건강보험법상 의료행위의 제한과 의료책임법과의 조화와 모색’에 대해 주제발표를 가졌고 마지막 주제발표를 맡은 배준익 법무법인 엘케이파트너스 변호사는 ‘의료행위 제한과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에 대해 발표했다.

첫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성종호 의협 정책이사는 의료사고 발생원인으로 △의료주체적 원인(의료인의 기술부족 및 주의태만) △의료본질적 요인(인체 침습으로 각종 부작용, 위험 가능성 증가) △진료적 요인(의사의 자율성 의료행위 특수성 및 한계성으로 오진 가능성 상존) △의료제도적 요인(의사1인당 진료환자수 증가, 진료시간 단축) △기타요인(고난이도 전문의학적 시술 시행으로 인한 위험성 증가) 등을 꼽으며 저수가가 의료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는 점을 덧붙였다.

성종호 이사는 "급여항목의 문제는 의료행위 설명에 소용되는 시간에 대한 급여를 인정하지 않는 것과 더불어 급여의료행위의 축소를 조장하고 있으며 신의료기술에 대한 급여화 속도도 문제다"고 했다.

그는 △의료인 중노동 노출(업무강도 OECD 평균 3배) △환자에 대한 Attention 감소 △의료왜곡 심화 △의료인력 충원 불가능 △PA 고용 증가 및 합법화 기도 △필수의료과 전공의 선발 어려움 등 6가지의 문제점을 예로 들었다.

성 이사는 “낮은 진료수가로 인해 환자의 의료기관 이용증가 및 의료기관의 박리다매가 야기되면서 3분 진료, 1시간 대기가 고착화됐고 의료행위 설명시간을 부족하게 한다”며, “이로 인해 의료사고 위험과 환자 불만도 증가, 작은 의료사고에도 분쟁이 이어지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의사들은 방어진료를 하게된다”고 말했다.

특히 성종호 정책이사는 기준 비급여가 가장 주된 문제점이라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두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이길연 경희의대 교수(외과학교실, 대장항문분과)는 의료분쟁 및 사고 관련 기사들을 제시하며 “의료분쟁이 많아질수록 의사들의 방어진료는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배상공제조합 조합원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밝히며 “의료분쟁에 대한 의료인 책임강화로 80.4%의 의사가 중단한 의료행위가 있다고 답했다”며, “방어진료는 의사가 환자의 건강상 이익보다 의료분쟁을 우려해 이를 회피하면서 하는 것으로 이는 의사들이 고위험 환자들을 피하게 하면서 의료비 증가로도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Gallup and Jackson surveys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방어진료로 인해 한해에 6,50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로 인해 고위험환자의 치료가 제한되고, 사망률이 높은 환자에 대한 과도한 또는 미흡한 치료가 이뤄지며, 환자와 의사간 불신이 조장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의료비의 약 30%가 방어진료로 인한 것으로 파악되며, 80%의 의료진은 방어진료를 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지에 발표된 설문에서도 의사들에 대한 법적처벌이 심해진다면 86%의 의사들은 방어진료를 강화하겠다고 응답했고 절반의 의사들은 고위험 환자들을 피하겠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법적 제재의 강화, 즉 의사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이 환자의 안전을 개선시키지 못한다. 모든 개인과 시스템의 오류와 실패로부터 배울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해야 하고 이는 문화적 법적 개혁 없이는 이룰 수 없다”고 전했다.

이길연 교수는 “의료행위에 대한 책임을 의사에게 모두 지우는 것도 환자안전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 방어진료를 줄이기 위해 전반적으로 의료에 관한 문화적‧법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병남 백인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국민건강보험법상 의료행위의 제한과 의료책임법과의 조화와 모색’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가졌다.

그는 “문재인 케어의 핵심은 그동안 건보 적용을 받지 못하던 비급여 대상을 요양급여로 전환해 진료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라며, “다만 비급여 대상이 요양급여로 전환되는 경우 그만큼 의사의 요양급여 겸 진료행위가 많아질 것이며, 그 과정에서 요양급여기준이 의사의 최선 진료의무 의료수준보다 낮은 경우, 갈등상황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한 갈등상황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물론 요양급여기준을 의사의 최선 진료의무 의료수준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형태로 생각되지만,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아울러 의사의 재량권과 자율성이 침해된다는 문제점도 노출된다”고 전했다.

전 변호사는 “당장의 현실적인 방안으로는 임의 비급여의 허용범위를 넓히고, 의사가 요양급여기준을 준수했음에도 의료 사고가 발생해 손해배상책임을 져야하는 경우, 요양급여기준의 준수를 의사의 책임을 제한하는 사유로 참작, 공단이 의사에게 구상금 청구를 하는 경우에도 이를 참작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병남 변호사는 “의사가 전문가적 양심에 따라 최선의 진료를 다하는 경우에는 그에 따른 정당한 댓가를 받고 법의보호를 받을 수 있는 안정적 진료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준익 법무법인 엘케이파트너스 변호사는 “의료행위와 건강보험에 대한 다양한 법령과 기준에도 불구하고 의료기술에 대한 보호 및 의사의 재량권 행사는 환자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폭넓게 인정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재량권이 곧 ‘합리성 결여 여부’에 대한 판단의 핵심 요소이며, 요양급여 기준이나 심평원 심의 사례에서도 합리적인 진료방법 선택이 있었는지가 쟁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사례에서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의사의 선택이 비합리적이었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흔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배 변호사는 “그럼에도 건보 급여 적용을 위한 요양급여 기준이 의사에게 규범적인 의무로 적용되는 이상 이를 준수하기 위한 의료행위에 대해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돼서는 안 된다”며, “궁극적으로 국민건강보험법의 체계가 보다 진료 친화적으로 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양급여 기준의 위반 행태를 분류해 고의나 속임수에 따른 부당청구와 기준 적용 여부에 대한 판단이 달라 발생하는 삭감을 구분하고 그 위법성을 달리 평가해야 한다”며, “요양급여 기준 준수를 위해 보수적인 선택을 한 의료인에 대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해 주는 제도도 필요하다”고 했다.

배준익 변호사는 “변호사를 포함한 법률가들 역시 적극적으로 건보 기준이 의료행위를 어떻게 재한하고 기준 준수를 위한 진료방법 선택이 악결과를 가져온 경우 해당 판단에 주의의무 위반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근거로 건보 기준이 반영돼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의료법과 국민건강보험법의 목적은 국민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데 공통돼 있으나 요양급여 기준은 건보재정의 건전성을 포함하고 있는 바로 이로 인해 의료행위가 제한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또한 입법자나 행정부처 역시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배준익 변호사는 “의료분쟁 조정 및 중재 제도, 환자안전법에 따른 사고보고, 의료기관 인증평가제도, 의료법상 설명의무 이행 강제나 진료기록부 보존 의무 강화, 수술실 내 CCTV 설치 요구 등 의사의 행위에 대한 규제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며, “의료인의 일탈행위를 규제하고 환자가 최선의 진료를 받게하기 위한 제도변화 방향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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