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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 의사책임 강화시 소신진료 포기 우려”
“의료분쟁 의사책임 강화시 소신진료 포기 우려”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10.1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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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의료배상공제조합, ‘의료분쟁 책임 관련 제반 문제점 정책토론회’ 오는 21일 개최

최근 의료분쟁에서의 의사책임 강화가 ‘방어진료’를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방어진료’는 과잉진료나 진료기피 등을 유발해 환자진료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앞선 지난 9월, 대한의사협회 의료배상공제조합은 조합원 9,7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조사결과 약 20%의 회원이 “의료인의 책임강화로 고위험 의료행위를 중단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길연 경희의대 교수는 “미국의 경우 방어진료로 인해 한해에 6,50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로 인해 고위험환자의 치료가 제한되고, 사망률이 높은 환자에 대한 과도한 또는 미흡한 치료가 이뤄지며, 환자와 의사간 불신이 조장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 의료비의 약 30%가 방어진료로 인한 것으로 파악되며, 80%의 의료진은 방어진료를 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지에 발표된 설문에서도 의사들에 대한 법적처벌이 심해진다면 86%의 의사들은 방어진료를 강화하겠다고 응답했고, 절반의 의사들은 고위험 환자들을 피하겠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법적 제재의 강화, 즉 의사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이 환자의 안전을 개선시키지 못한다. 모든 개인과 시스템의 오류와 실패로부터 배울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해야 하고 이는 문화적 법적 개혁 없이는 이룰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의협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의료분쟁 발생시 의료기관과 의사에게 책임을 묻는 경우가 급증해 최근에는 100%까지 인정한 사례가 있으며, 불가항력의 사고조차 치명적인 과실로 치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보상판결 금액도 의료배상책임보험의 도움을 받더라도 의료기관과 의사가 감당하기에 무리일 정도라고 의료계는 호소하고 있다는 점을 덧붙였다.

의협은 “의료행위의 위험도는 높아지는데 반해 건강보험 심사 및 보험 적용 기준의 경직성, 고질적인 저수가, 비급여 진료의 축소 등으로 환자 안전을 위한 추가적인 투자에 제한이 있다”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는 의료  관련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관련 입법으로 의료기관과 의료인의 입지는 점차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고 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의료분쟁 책임 관련 제반 문제점들에 대한 공론의 장으로 대한의사협회와 의협 의료배상공제조합은 ‘의료분쟁의 근간에 해결해야 할 법적·제도적 문제는 없는가?’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오는 21일(일) 오전 10시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개최한다.

의협은 “대한의사협회와 의료분쟁의 최일선에서 사건해결과 보상을 담당하는 의협 의료배상공제조합이 머리를 맞대고 현재의 제도와 법적인 의료제한이 의료분쟁을 일으키는 요소는 없는지 알아보고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결론을 도출해 환자와 의사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정책토론회의 개최목적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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