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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인술로 이라크 소녀에 밝은빛
따뜻한 인술로 이라크 소녀에 밝은빛
  • 의사신문
  • 승인 2006.10.2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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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료 국제적 선양 '건국대병원'

건국대병원(원장·이경영)이 합동참모본부의 초청으로 방한한 이라크 다국적군 사령부(MNF-I) 이라크군 연락단장 꾸다이에르 소장의 딸 랜드 양(14세)의 안과 수술을 무료로 시행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랜드 양은 시신경 손상 및 시력저하로 그동안 이라크 소재 미군 야전병원, 요르단 왕립 군 병원 등지에서 치료를 받아왔으나 별다른 호전이 없었다. 랜드 양의 오른쪽 눈은 정상이었지만 왼쪽 눈은 바로 눈 앞에서 손을 흔드는 것도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완전히 시력을 상실한 상태였다. 백내장이 심하게 진행돼 있었으며 망막 박리와 유리체 출혈로 매우 혼탁한 상태였고 안압이 매우 낮아 동공 축소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랜드 양의 아버지인 꾸다이에르 소장은 자신의 딸을 치료하기 위해 매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현지에서도 미군부대와 요르단으로 국경을 넘나들며 치료를 위해 애썼다. 하지만 랜드 양의 눈은 치료가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됐고 한국의 자이툰 부대를 통해 한국 의료 수준에 대한 얘기를 듣고 마지막으로 한국에 직접 가서 수술을 받고 싶다는 의견을 전해 왔다.

 

합참 요청받고 안과수술 무료시행 '훈훈'
이라크와 우호증진 · 한국군 위상 드높여

랜드 양의 소식을 접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도와주기로 결정하고 건국대병원에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왕복 항공기편과 국내 체류 비용은 합동참모본부가 부담하고 치료비는 건국대병원에서 전액 무료로 지원하기로 한 것.

랜드 양은 지난 8일 합동참모본부의 초청으로 꾸다이에르 소장 내외와 함께 입국했다. 그리고 당일 건국대병원을 방문하여 수술에 필요한 검사를 마친 후 결과까지 바로 확인했다. 랜드 양은 9월 12일 안과 김형찬 교수의 집도로 망막이 재박리되는 것을 억제하고 안구가 더 이상 축소되지 않도록 실리콘 오일을 주입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이날 집도한 김형찬 교수는 “환자와 환자의 부모 모두 수술 결과 시력이 회복할 것으로 기대를 하지는 않는 상황이었고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는 수준이었다”며 “완벽한 치료를 해낼 수 없어 아쉬움이 남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수술은 국제적으로 한국 의료의 수준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또 이라크 현지에서 한국군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는 계기가 됐으며 나아가 양국간 우호관계도 돈독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방한한 꾸다이에르 소장은 현재 MNF-I 이라크 군 연락단장으로 2년 동안 임무수행 중이며, 근무기간 중 자이툰 부대의 활약상을 높이 평가해온 대표적인 친한 인사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7월 동맹국 선임자 회의 시 자이툰 소개 동영상에 크게 감동 받고, 8월 초 자이툰 부대 방문 후에는 한국군의 활약상을 이라크군 내부에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합참 관계자는 소개했다. 꾸다이에르 소장은 13일 합참을 방문하여 작전본부장과 환담과 오찬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한국은 위대한 국가로, 이라크 재건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이번 방한 치료를 주선해 준데 대해 거듭 감사한다”고 밝혔다. 꾸다이에르 소장 가족은 14일 자이툰 부대로 가는 군용기편을 이용, 귀국했다.

강봉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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