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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폭의 풍경화 속 백두∼한라의 희귀식물도 모여
한폭의 풍경화 속 백두∼한라의 희귀식물도 모여
  • 의사신문
  • 승인 2018.10.1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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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교수의 걷기 예찬 〈38〉  `광릉 숲길'

광릉(光陵)은 조선 제7대 왕인 세조와 정희왕후 윤씨의 능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 중 하나이다. 광릉과 인접한 국립수목원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광릉숲 보전대책의 성과 있는 추진을 위하여 신설된 국내 최고의 산림 연구기관이다.

우리나라 산림생물종에 대한 연구와 보전, 희귀 특산식물의 보전과 복원, 산림생물종과 숲, 산림문화 등을 소재로 한 교육서비스 등의 임무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의 산림보고인 광릉숲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선정되었다.

■다양한 식물원과 함께 하는 수목원 단풍길
광릉 숲을 보기 위해서는 국립수목원의 홈페이지에서 인터넷 예약이 필수이다. 방문 날짜를 미리 잡고 30일 전에 일찌감치 예약을 해 놓았다. 장맛비 같은 가을비가 연일 내려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다행히 햇님이 반겨준다. 도착해서 예약 확인을 하고 입구로 들어서니 붉게 물든 단풍길이 우리의 발길을 이끈다. 어르신 한분이 작품사진을 만드느라 열중하시다. 우리를 보시더니 단풍이 아름다운 곳을 한수 가르쳐 주신다.

수생식물원으로 들어서니 호수 위의 식물들이 수면에 비춰진 구름들과 어우러져 갈대 양탄자를 타고 하늘을 날 듯 하다. 화목원 길에는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가로수들이 가을바람에 낙엽을 뿌리며 자태를 뽐내고 있다.

관목원으로 들어서니 언덕 위의 나무들이 우리를 오라고 손짓한다. 나무 계단을 한걸음씩 옮겨 동산 위 전망대에 오르니 한 폭의 멋진 풍경화가 눈에 들어온다. 난대식물 온실에 들어서니 화려한 색감의 보랏빛 꽃들과 사뿐히 나비가 내려앉은 하얀 꽃들의 축제가 한창이다.

한편에는 식물표본 액자들이 전시되어 계절을 넘어선 꽃들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소리정원에서는 새들의 노래 소리와 어우러진 졸졸졸 개울물 소리와  솔솔 바람 소리를 감상하며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산토끼, 뱀, 애기족제비, 참새발, 왕지네, 과연 이들이 무엇일까? 양치식물원에 있는 다양한 고사리들의 이름이다. 희귀식물 보존원에는 백두산이나 한라산, 울릉도에만 있는 희귀식물들이 이곳으로 이사해 왔다.

■울긋불긋 단풍과 푸른 전나무 숲이 아름다운 광릉 숲길
초록 모자를 눌러 쓴 쭉쭉 뻗은 키다리 나무들과 사이사이에 붉게 물든 단풍나무들이 만들어준 단풍 수채화를 감상하며 광릉 숲길을 시작한다. 산림동물원에 가까워지니 아이들의 북적대는 소리가 요란하다. 특히 백두산 호랑이 앞에서는 사내아이들이 호랑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저마다 용맹함을 과시한다. 곰들의 재주를 뒤로하고 길 옆 나무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가져본다.

전나무 숲길로 들어서니 수목원 가을 단풍의 아름다움에 건강한 숲향기가 더해져 마음을 더욱 가볍게 해준다. 푸른 하늘의 하얀 뭉게구름들은 전나무 뒤에 몸을 숨기며 숨바꼭질 하잔다. 육림호 호수를 천천히 한 바퀴 돌아보다 붉게 물든 호수면 위에 가을 하늘이 만들어낸 환상의 작품을 넋 놓고 바라본다.

호수길 끝에는 기념식수로 심어졌던 웅장한 은행나무 한그루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모델이 되어준다. 넓은 휴게광장에는 나들이 온 아이들이 낙엽을 밟고 뛰놀며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나무 밑에서는 가지런히 늘어선 노란 가방들이 주인들이 오길 기다리며 줄을 서있다. 나무 데크로 잘 만들어진 숲생태 관찰로에서 숲에 대한 공부를 하니 숲의 소중함과 고마움이 마음 속 깊이 되살아난다.

관찰로 중간에는 지난 태풍의 피해 현장을 그대로 보존하여 자연의 경이로움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아담하게 꾸며놓은 어린이정원을 둘러보고 3시간여의 일정을 마감한다.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에 시장을 반찬 삼아 잘 차려진 광릉돌솥밥으로 천고마비의 계절을 만끽해 본다.

■여행 TIP. 국립수목원은 반드시 사전예약이 필요하며 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국립수목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식물교실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으니 시간이 되면 관심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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