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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醫, ‘수술실 CCTV 찬반 토론회’서 외롭게 투쟁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나? vs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나?
배준열 기자 | 승인 2018.10.12 16:05

경기도의 결정으로 지난 10월 1일부터 경기도의료원 산하 안성병원부터 수술실 CCTV 시범운영이 시작된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제안으로 이에 대한 찬반여부를 논하는 토론회가 성사됐다.

경기도지사 집무실에서 12일 오후 12시 40분에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경기도의사회 이동욱 회장과 강중구 부회장이 의료계 대표로 나서 반대입장을 표명했고, 이재명 경기도지사,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신희원 경기도소비자단체협의회장 등이 찬성입장을 밝히며 격론이 벌여졌다.

(자료화면 출처 : 유튜브 OhmynewsTV)

강중구 경기도의사회 부회장은 우선 “최근 보도된 대리수술 사건에 대해 의사인 저도 경악했다. 한 사람의 의사로서 국민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면서 “하지만 그렇게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의료행위가 실제 비율로 따졌을 때 얼마나 되겠나? 극히 드문 사례인데 침소봉대되는 측면이 있다”고 억울함을 나타냈다.

이어 “수술실 CCTV 촬영은 ‘빈대 잡으려 초가삼간 태우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CCTV가 범죄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겠지만 만능은 아니다. 이로 인해 환자들의 중요한 부위가 적나라하게 노출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환자들 중 누가 동의하겠나?”면서 “아무리 관리를 잘한다 해도 결국 촬영 내용은 유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 부회장은 “수술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데 감시카메라를 들이댄다면 의사의 집중력을 방해할 수밖에 없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또 감시카메라로 인해 의사와 간호사에 대한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할 수밖에 없다. 현재 환자알권리를 존중하는 세계 어느 나라도 수술실 CCTV를 허용하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안성의료원 의료진 대상 설문조사에서 78%가 수술실 CCTV 촬영에 동의했다는데 과연 그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이 됐는지도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안기종 환자단체연합 대표는 “구더기가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그나? 현재 어린이집 CCTV 촬영도 의무화됐는데 이는 교사를 위한 게 아니라 인권침해 방지를 위한 것이다. 어린이집도 교사들이 다 범죄자라서 CCTV 촬영을 하는 게 아니다. 이미 많은 병원에 병원 필요에 의해 CCTV가 설치돼 있는데 왜 환자요구에 따라서는 되지 않나?”라면서 “환자들이 사생활 침해 우려에도 불구하고 촬영에 동의하는 것은 그만큼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응수했다.

신희원 경기도소비자단체협의회장도 “99명의 수술이 잘 됐다고 해도 1명이 잘못되면 치명적이다. 의료분쟁 시 모든 입증은 환자가 해야 하는 현실이다. 소비자 인권 문제를 떠나 당한 환자의 입장에서는 100% 확인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자료화면 출처 : 유튜브 OhmynewsTV)

이에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경기도의사회가 의사들을 상대로 자체조사한 설문조사 결과부터 제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술의사의 80% 이상이 CCTV 촬영에 반대의사를 나타냈고 이중 60% 이상이 CCTV 촬영 시 수술 집중력 저하를 우려했다.

이 회장은 “긴박한 수술 상황에서 누군가 녹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소신진료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다. 그 피해를 국가적으로 환산하면 엄청날 것이다. 의사도 의사이기 이전에 국민의 기본권이 있다. 가사노동자나 학습지 교사 등에 대해 CCTV 촬영하는 것에 대해서도 현재 여론은 대다수가 반대하는데 왜 의사의 인권문제에는 침묵하는 것인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회장은 또 안성병원 대다수 의사들이 CCTV 촬영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난 경기도 자체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대다수의 의사들은 경기도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반대의견을 나타낼 경우 고용에 불이익이 돌아갈 것을 우려해 찬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의사라면 과연 누가 자신의 수술행위에 대해 의심당하며 CCTV 촬영하는 것에 동의하겠나?”라며 “그런 논리라면 백화점에 도둑이 있다고 모든 손님들에 대해 호주머니를 검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는 여론을 호도해 의사와 환자의 신뢰를 무너트려 불신사회를 조장하는 것밖에 안된다”고 꼬집었다.

이 회장은 또 “현재 의사들의 외과계 기피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흉부외과, 외과, 산부인과 등 생명을 다루는 분야에 의사들이 지원을 기피하고 있는데 이는 모두 의료에 대한 과도하고 불필요한 규제나 심각한 저수가 문제 때문”이라며 “이러한 가운데 수술 의사들을 믿지 못해 모멸감을 주는 CCTV 촬영까지 허용하겠다고 하면 과연 누가 외과계 의사를 선택하겠나”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자료화면 출처 : 유튜브 OhmynewsTV)

이에 이재명 도시자는 “그래서 환자가 원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CCTV 촬영을 허용하고, 한 각도에서 제한적으로만 촬영해 대략적인 수술진행 상황만 확인하며, 촬영 내용은 한 달 후에 자동적으로 영구 폐기토록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또 “의사직업수행자유 침해 문제가 제기됐는데 반대로 환자도 수술행위에 있어 대등한 계약당사자다. 그런데 전신 마취 시 환자는 수술과정에 대해 전혀 인지할 수 없다는 게 문제”라면서 “이러한 계약의무 이행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의사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동욱 회장은 “가사도우미 CCTV 촬영이 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라면서 의사의 노동에 대한 CCTV 촬영은 왜 인권침해가 되지 않나? 모든 국민들은 자신의 노동행위가 CCTV 촬영당하는 것을 원치 않으면서 의사에게는 허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그런 논리대로 라면 공무원들도 모두 근무과정을 촬영해야 할 것”이라고 되받았다.

이에 이재명 지사는 “그래서 경기도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경기도 산하 의료원에만 촬영을 하는 것”이라며 “민간병원으로 확대는 우리가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이에 이동욱 회장은 “도의료원 의사나 간호사들이라도 인권이 침해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다시 익명을 전제로 경기도가 의료진에게 인사상 불이익이 없다는 전제하에 설문조사를 벌인다면 결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또 “이미 수술실에는 5명에서 10명에 이르는 의사, 간호사 등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의료진들 간 자체적으로 감시가 이뤄지고 있다”며 “수술에 참여하는 의료진들이 마치 비도덕한 행위만 일삼는 조직폭력배들인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대리수술 등의 문제는 의료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면 해결될 것이다. 현재 토론회가 마치 CCTV가 환자인권을 지키는 유일한 대안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민주국가에서는 목적이 아무리 옳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이 불공정해서는 안된다. 적법절차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지사는 “대다수의 의사들이 훌륭하고 선량하며 저수가 문제가 가혹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생명에 대한 불안감이 있고, 이를 지키는 도 입장에서 도의료원 내부에 적용되는 범위 내에서 대책을 마련한 것”이라며 “아무리 그렇더라도 오늘 토론회를 통해 의료계 입장을 수렴한 만큼 시범사업 기간 중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정책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NS와 유튜브를 통해 중계된 이날 토론회는 당초 오후 12시 40분에 시작해 2시에 종료할 예정이었지만 찬반토론이 격화됨에 따라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긴 2시 30분경 종료됐다.

당초 이재명 지사는 이날 토론회에 대한의사협회가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의협은 경기도가 주재한 토론회 패널 구성이 지나치게 편파적이고 경기도가 토론회 이전부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발해 불참을 공식선언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의사회가 경기도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관 지역 전문가 단체로서 더 이상 의료계에 대한 여론이 호도되는 것을 묵인할 수 없다며 참여를 결정하면서 토론회가 성사됐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토론회의 사회자면서도 수술실 CCTV 촬영에 찬성하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해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으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이에 이재명 지사는 “저는 다시 말씀드리지만 직접 경기도의료원 수술실 내 CCTV 촬영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사람으로 중립 입장이 아닌 찬성 입장”이라고 말했다.

배준열 기자  junjunjun20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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