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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림 사이 오솔길 지나면 보석빛 바다 펼쳐져
원시림 사이 오솔길 지나면 보석빛 바다 펼쳐져
  • 의사신문
  • 승인 2018.09.2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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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교수의 걷기 예찬 〈37〉  `울릉도 해담길'

동해의 외로운 섬인 울릉도에는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둘레길이 3구간으로 총 연장 73.5km로 조성되어 있다. 해담길로도 불리우는 둘레길에서 1구간인 저동에서 현포까지의 구간은 신비스런 초록 숲길과 멋진 해안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신비스런 숲과 아름다운 바다 풍광을 품고 있는 해담길
이른 아침 도동항으로 가서 울릉도 특산품인 산나물밥으로 식사를 하고 해담길의 시작점인 내수전 일출전망대까지 택시로 이동한다. 입담 좋으신 기사분의 울릉도 역사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느덧 전망대 앞이다. 전망대로 향하는 완만한 경사의 숲길은 동백나무와 소나무로 만들어진 초록터널이다. 맑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걷노라니 피로에 지친 몸과 마음에 생기가 솟는다. 조금씩 언덕이 가파러 지더니 계단으로 이어지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다. 숨이 턱밑까지 차오를 무렵 전망대가 우리를 반겨준다.

전망대에서 바라다 보이는 사방 풍경은 모두가 아름답다. 푸른 바다 위에 등대와 방파제가 어우러진 저동항의 풍광은 외국의 어느 유명한 항구와 견주어도 떨어지지 않는다. 해안을 따라 푸른 바다와 초록 숲이 어우러진 경치도 한 폭의 동양화이다. 해안 끝 다리로 이어지는 관음도와 건너편 바다 위 죽도의 풍경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구름이 걷힌 푸른 하늘과 바다의 모습을 상상 속에 그려보며 출발점으로 되돌아간다.

포장도로를 벗어나서 숲길로 들어서니 자연 그대로 잘 보존된 원시림 사이의 초록 오솔길이 우리를 반겨준다. 간간히 흩뿌리는 빗방울은 시원한 산바람과 함께 더위를 식혀준다. 길가에 쉬어가는 쉼터로 만들어 놓은 전망데크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신선한 숲 향기에 취해본다. 어디선가 지저귀는 산새들의 노랫소리가 합쳐져 숲 카페의 분위기를 한층 더 띄워준다.

산길 중간중간에 나무와 꽃, 울릉도 지형에 관한 설명이 적혀 있는 팻말들이 걷는이들에게 잠시의 휴식과 여유를 가져다준다. 현수교 형식으로 만들어진 다리에서 V자를 그리며 추억의 사진을 만들어본다. 오솔길을 옆 소원을 빌며 누군가 쌓아놓은 돌탑에 우리의 소원도 빌어본다. 동백 숲길을 지나 돌계단을 따라 천천히 오르니 주변이 하얀 물안개로 신비한 분위기다. 마치 눈앞에 산신령님이 `뿅' 하고 나타나서 소원을 물어볼 듯하다.

■쪽빛 바다 위에 초록 숲길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관음도
팻말에 있는 예쁜 섬초롱꽃을 열심히 찾아보니 길가에서 숨바꼭질하며 자기를 찾아보란다. 땅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초롱꽃을 밑에서 사진기로 바라보니 꽃분홍의 주근깨가 매력적인 소녀의 얼굴이다. 이름을 알 수 없는 꽃들과 나무들을 친구 삼아 걷다보니 숲길의 끝자락이다. 우리의 땅 울릉도와 독도를 지켜내신 안용복의 업적을 기념하여 세운 안용복 기념관으로 향한다. 그 분의 활약상을 역사적 자료와 함께 둘러보고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관음도로 천천히 발길을 옮긴다.

관음도가 바라다 보이는 바닷가에 있는 아담한 카페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며 잠시 휴식을 갖는다.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보니 멀리 삼선암이 푸른 바다 위에 나란히 서 있다. 하늘에 오르지 못한 세 선녀에 대한 전설을 품고 있는 바위들로 울릉도 3대 비경 중 하나이다. 신비한 색을 지닌 바다에서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부럽다. 엘리베이터로 5층 높이를 오르니 깎아지른 절벽이다. 나무데크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니 관음도로 넘어가는 연도교가 우리를 부른다.

연도교를 건너며 보이는 바다빛깔은 그 어떤 보석보다도 아름다운 색이다. 건너편 보이는 방사성 주상절리 바위들과 부딪치는 하얀 파도의 형상은 또 다른 매력 포인트다. 섬으로 들어서니 울창한 동백나무들이 터널을 이뤄서 길을 안내해준다.

첫 전망대에서는 우리가 걸어온 울릉도 숲을 감상하고 다음 전망대에서는 바다 위에 떠있는 죽도의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한다. 억새 길을 지나 섬을 한 바퀴 돌아오니 삼선암이 보이는 멋진 풍광이 초록 풀밭과 어우러진다. 주차장으로 이동해서 버스를 기다리며 5시간 여의 걷기일정을 마감한다.

여행 TIP. 내수전 일출전망대 앞까지는 택시로 이동하고 어르신과 온 경우에는 가파른 일출전망대는 피하고 둘레길을 천천히 걸어보고 관음도 전망대에서 풍경을 감상해도 좋다. 관음도에서 시간이 맞으면 배로도 저동항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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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희 2018-09-30 07:28:42
김교수.
제가 울릉도를 간 예과 1학년 여름 66년에는 도로가 거의 없었고 동네간 이동도 배로 하였습니다.
바퀴달린 것은 단 하나로 학교 천장에 매달아 놓은 자전거 한대이었지요.
저동 폭포를 지나 성인봉 올랐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나이가 일흔이 넘었으니세월의 무상함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