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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 감염병 대응체계 본격 가동 메르스 막을 것”
“민관 감염병 대응체계 본격 가동 메르스 막을 것”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8.09.17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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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인터뷰 - 김영태 서울시감염병대책위원회 위원장·서울특별시의사회 부회장 

지난 2015년 이후 3년 만에 또다시 국내에 메르스가 유입된 것으로 보건당국이 발표한 지난 9월 8일(토). 당시 서울특별시의사회 박홍준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은 강원도 강릉시 라카이 센드파인 리조트에서 1박 2일간 `제16차 서울시의사회 학술대회 및 제23회 서울시의사회 의학상 시상식' 강평회 및 상임이사 워크숍을 한창 진행하고 있었다.

서울시감염병대책위원회 김영태 위원장(신촌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서울시의사회에서 학술부회장을 맡고 있는 터라 의사회 학술대회와 관련된 이날 행사에서 누구보다 해야 할 일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메르스 발생 소식을 듣고 늦은 저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강릉에 도착한 지 몇 시간 만에 고단한 몸으로 홀로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실을 수밖에 없었다.

서울시의사회가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는 `감염병 대비 전문의료인력 확보 지원사업'의 총 책임자인 위원장으로서 내린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서울에 도착한 즉시 그는 위원회 차원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의 접촉 동선에 따른 역학조사를 기획했고 만약에 있을 사태에 대비해 서울시감염병대책위원회가 구심점이 돼 그간 구축해 온 민·관·군 협력체계에 참여한 각 민간의료기관 담당자들에게 연락을 취해 서로 원활하게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틀 뒤 김 위원장은 서울시의사회와 서울시가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공동으로 마련한 기자회견장에 얼굴을 내비쳤다. 서울시와 서울시의사회가 오늘의 사태에 대비해 그간 구축·운영해 온 민·관협력 감염병대응체계가 본격적으로 가동함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서울시와 서울시의사회가 이번 메르스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최전선에 나서 협력을 통해 선도적 역할을 할 것임을 알리는 자리였다.

이날 브리핑에 김영태 위원장은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과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에 이어 세 번째로 연단에 섰다. 며칠간 많은 고민을 함으로써 밤잠을 설쳐 수척한 모습이었지만 표정은 확신에 가득 찼다. 그는 이번 사태에서 온 힘을 다해 서울시민들을 지키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나타냈다.

“서울시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회는 그동안 구축해 온 감염병협력위원회에 민간의료기관과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습니다. 초기단계부터 감염병 확산차단을 위해 상급종합병원과 일차의료기관 전문 의료인력 158명을 데이터화하고 상시지원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시민 한분도 빠짐 없이 메르스로부터 안전하고 안심하며 일상생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2016년부터 서울시의사회가 서울시와 합심해 구성·운영돼 온 서울시 감염병대책위원회가 서울시민 앞에 전면 등장해 그간 구축해 온 민관 협력체계가 본격 가동함을 서울시민들에게 대대적으로 알리는 시간이 됐다.

서울시 감염병대책위원회는 지난 2016년과 2017년 운영된 1·2차 위원회에 이어 올 들어 지난 5월부터 3차 위원회가 구성돼 운영되고 있다. 김영태 위원장을 필두로 서울시의사회 김준한 의무이사, 진옥현 의무이사, 송정수 학술이사,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윤정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 오동현 서울의료원 감염내과 교수 등 7명의 추진위원과 3명의 실무진이 각자의 역할을 맡아 구심점이 돼 서울시와 서울시 관내 보건소, 시립병원, 민관의료기관 등이 참여한 민·관협력체계의 구성·운영을 지원하고 `서울시 관내 의료인력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의료인력 보수교육'이라는 과업을 수행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 서울시민들의 감염병 안전을 위해 서울시감염병대책위원회 활동을 진두지휘하며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영태 위원장은 30년 이상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진료 및 연구에 매진해 온 여성암 분야 국내 대표 전문의로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 취임 이후 지난 4월 학술부회장으로 서울시의사회 34대 집행부에 합류했다.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 대학원 석·박사를 수료했고 연세대 의대 산부인과학교실에서 지난 1994년부터 연구강사,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 주임교수를 거치며 산부인과 과장, 부인암전문클리닉 팀장, 연세암병원 부인암센터 센터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에도 연세의대 여성생명의과학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도 보험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6년에는 국내 최초로 로봇을 통해 자궁경부암 수술에 성공한 바 있고, 2008년에는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엘스비어(elsevier) 교과서에 10대 인용저널로 선정된 바 있으며, 중국·일본 등에서 초청강의를 한 적도 있고, International Federation of Obstetrics and Gynecology, FIGO 회원, International Gynecologic Cancer Society 회원, European Society of Gynecological Oncology 회원, International Journal of Gynecologic Cancer Editorial Board Member 등으로 활동하며 세계적으로도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현재 그의 지도를 받으러 전 세계 산부인과 의사들이 세브란스 병원을 방문하고 있으며 EBS 명의에도 이미 두 차례나 출연한 바 있고, 오는 9월28일에도 이미 촬영을 마친 영상이 방영될 예정이어서 EBS 명의에만 세 번이나 출연하게 됐다.

사실 김영태 위원장은 서울시의사회와 특별한 인연이 있어 이번 집행부에 의욕적으로 합류하게 됐다. 그는 서울시의사회가 주관하고 유한양행이 후원하는 국내 최고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의학학술상인 `유한의학상'을 지금으로부터 19년 전인 지난 1999년 수상한 바 있는 역대 수상자다.

“유한의학상 수상자 출신으로 서울시의사회에서 학술부회장을 맡은 것은 제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술부회장의 가장 큰 임무가 유한의학상 선정 및 수상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평소 3만 3천여 명의 서울시 의사를 대표하는 법정단체인 서울시의사회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가 유한학술상 선정과정에 있어 중심 역할을 하는 학술부회장직 제안이 와서 주저하지 않고 수락하게 됐습니다.”

그가 의사의 길을 걷게 된 것은 그의 선친 고 김종래 신촌세브란스병원 마취과 교수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평생을 밤낮없이 대기상태로 응급수술에 불려가면서도 한 마디 불평도 없이 환자를 위해 헌신하시는 모습을 늘 지켜보며 중학교 재학시절부터 봉사활동을 해왔던 그 역시 자연스럽게 의사가 되어 환자들에게 헌신하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됐다. 그의 선친인 고 김종래 교수는 생전에 누구보다 훌륭한 덕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했다. 마취과 교수로 수많은 수술에 참여하며 늘 사랑과 배려로 주변 사람들을 대해 의사 동료 및 선후배들은 물론 수술실의 간호사들까지 고인을 존경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 선친의 영향을 받은 그의 아들이 아버지에 이어 다시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으로 들어오게 된 것은 세브란스 구성원들에게 큰 행운이 아니었을까. 그가 암 전문의가 된 것도 이후 안타깝게 암으로 작고하신 선친의 영향이 컸다.

산부인과 전공을 택하게 된 계기는 그의 의대 본과 4학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의대실습  과정에서 고통에 신음하던 산모가 분만 이후 아이의 힘찬 울음소리가 울려퍼지며 산모는 물론 남편과 가족들에게도 웃음꽃이 활짝 피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그는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분만과정에 새삼 경이로움과 큰 매력을 느끼게 됐다고 한다. 이렇게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생명에 대한 남다른 경외심을 갖고 있는 그가 감염병 위기로부터 서울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서울시 감염병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갖는 책임감과 각오도 남달라 보인다.

김 위원장은 “메르스와 같은 국가 재난 사태에는 민관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함께 극복해야 하지만 사실 이에 대비한 교육·훈련도 제대로 되지 않은 민간의료기관들이 자기 병원에 감염병 환자가 오는 것은 당장 꺼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런 현실에 의원급부터 상급종합병원까지 서울시 전체 의사를 대표하는 서울시의사회가 중심이 돼 감염병에 대비해 의사와 간호사 등 전문의료인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교육 및 훈련을 진행하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환자들이 초기 단계에서는 실제로 일차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경우가 가장 많기 때문에 개원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이에 대비한 체계적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서울시의사회가 감염병 발생 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지자체와 지역의사회의 우수 협력사례 및 모델로 정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태 위원장은 “서울시 감염병대책위원회는 그간 구성·운영해 온 민관협력체계를 원활하게 작동하게 함으로써 이번 국가적 위기를 반드시 극복하고, 이후에도 협력체계가 보다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서울시의사회 학술부회장직을 수락할 당시 대한민국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온 힘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던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정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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