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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부르는 위계적 병원문화 개선위해 정책 변해야”
“폭행 부르는 위계적 병원문화 개선위해 정책 변해야”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8.09.17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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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적 대형화 경쟁 부추기는 환경 개선‧의료인 노동 가치 인정하는 수가체계 강조
김재현 전국의사노조 준비위원회 위원장

위계적이고 폐쇄적인 병원집단 문화의 개선을 위해 구조적 문제가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잘못된 의료공급체계와 수가문제로 인해 이윤중심의 비정상적 병원 경영방식이 만연해 있으며 이로 인해 병원 내 의료인 간 폭행이 묵인되고 있다는 문제제기다.

김재현 전국의사노조 준비위원회 위원장은 17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진행된 ‘병원업종의 직장 내 괴롭힘 근절방안 국회토론회’에 참석해 “의료정책연구소 실태조사를 보면 지난해 전공의의 71.2%가 언어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고 20%는 폭행을 당했다고 답했지만 이 같은 심각한 병원 내 의료인 간 폭력은 한동안 의료계에서 묵인돼 왔다”고 입을 열었다.

실제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국립대병원 겸직교수 및 전공의 징계 현황에 따르면 2014년부터 최근까지 성범죄 및 폭행 등으로 징계 받은 교수 및 전공의는 313명이었다. 이 가운데 81.1%는 훈계 및 주의 조치만 받았으며 중징계는 5.8%에 그쳤다.

즉 병원 내 암묵적으로 허용된 폭력으로 위계적 병원 집단문화가 더욱 폐쇄적으로 흘러갔으며 경영진 의사에 의한 인사전횡과 의사 해고 사태까지 일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재현 위원장은 이 같은 잘못된 병원 집단문화가 정부의 잘못된 정책 방향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국내 의료공급체계는 시장 경제에 내몰린 병원들의 외형적 대형화 경쟁으로 인해 기형적으로 뒤틀려 있다”며 “OECD 국가와 비교해 급성기병상과 고가의료장비의 과잉공급, 지나치게 높은 외래진료 수진율과 과한 의약품 비 부담 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어 “비효율적이며 재원 낭비인 대형화된 병원에서 환자 수와 검사 건 수 채우기에 급급한 의료 환경은 의료현장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착취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경영진 의사들은 수익만을 추구하다보니 각종 인사전횡과 회유로 의사 길들이기에 더 몰두하며 공공병원도 정부기관으로부터 경영평가나 수익 적자에 대해 추궁당하지 않기 위해 공공의료를 포기한지 오래됐다”고 비판했다.

한편 비정상적인 의료수가제도도 지적됐다.

인력에 대한 적정 수가 보다는 고가의 장비를 이용한 검사 수가를 더 높게 책정한 정책 때문에 불필요한 검사를 통해 적자를 벌충하려는 병원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의료수가에서 의료인들의 노동의 가치는 제대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사람에 의한 의료서비스가 가장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매우 저평가돼 있다”며 “이런 저평가는 병원에서 의료인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는 핵심 사유가 되고 있고 결과적으로 대형병원 일수록 의사나 간호사가 혹사당하며 수익창출에 착취당하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병원현장을 직장으로 가지고 있는 의료인들의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신고센터 운영, 가해자 처벌이라는 단편적인 임시처방만 내놓지 말고 근본적인 해결을 해야 한다”며 “복지부는 심평원, 건보공단과 협력해 의료인들의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주고 인권을 더 이상 훼손하지 않는 의료 환경 개선책을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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