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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비대'해진 보험공단 `중환자'된 의료계
<시론> `비대'해진 보험공단 `중환자'된 의료계
  • 승인 2005.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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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대'해진 보험공단 `중환자'된 의료계

 

남소자<서대문구의사회장/나산부인과>

 

 

 

 정부없는 언론은 있어도 언론없는 정부는 없다.
 미국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3대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의 말이다.
 국민 개개인의 의식이 결집되고 그것을 발표할 권리를 가짐으로써 정부 또는 그 산하기관을 견제하고 잘못된 정책을 시정하는 것이 현대민주주의의 요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표방한지 60여년이 된 우리나라는 아무리 여론으로 압박해도 끄떡도 않고 더욱 잘못된 행정을 집행하는 정책이나 산하기관이 숱하다. 그 대표적인 기관이 국민의 건강을 위한 의료인의 권익을 높여준다는 건강보험공단이다.

구조조정 없고 무사안일 정책고수 `공단'

 이 기관이 하는 일이 무엇인가.
 환자나 의사 모두에게 70%의 보편타당성 있는 만족감을 주는 것이 정부기관의 설립목적 일진대 의료보험료는 올리고 의료수가는 깎기만 하는 일 외에는 뚜렷이 내세울 만한 일을 하는 것이 없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으면서도 마이동풍인 무책임한 기관이 건보공단이다. 의료마케팅 안 된다, 민간보험도 안 된다. 수가자율책정의 새 보험진료영역도 안 된다 등 불가정책만 고수하고 있으면서 무사안일 정책만 고수하고 있다. 환자의 질환에 대한 치료 및 종결여부는 의사의 전문의학적 판단에 속하는데 이것도 공단내부지침에 근거해 멋대로 결정, 쥐꼬리만한 수가를 깎으려고 눈이 벌개지고 있다.
 환자가 A라는 병에 걸려 병원에 와 완치된 후 B라는 병에 또 걸려 같은 병원에 오면 그 수가는 여지없이 깎인다.
 의사를 면허가진 도둑놈으로 모는 행정만 펴고 있는 것이다.
 이 기관은 창립 이래 한번도 구조조정을 않은 무풍지대로서 규정대로 열심히만 일하면 20%정도의 인원으로도 업무유지가 되는 형편인데 나머지 80%는 거의 깎기 위한 수가조정업무, 의사비리염탐 등에 매달려 있다는 여론이다.
 치사한 일례를 듣자하면 환자의 주소와 의료기관이 멀면 `그 먼데서 거기까지 가는 이유가 뭐냐?'며 따지는데는 할 말이 없다.
 환자는 의사를 따라다닌다는 아주 기초적인 상식도 모르는 사람이 책상에 앉아 트집거리만 찾는 셈이다.
 K라는 유명의사에게 난치병을 치료받는 환자가 그 의사가 다른 병원으로 이직하면 그 병원으로 찾아가 치료받는 것이 상식인데 `왜 그 먼 곳까지 가느냐?'는 식이다. 그 의사가 그 환자의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적절한 치료법을 쓰는데 다른 사람이 맡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 치료가 늦어지고 부작용도 있을 수 있을 것을 모른다면 그는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자격이 없다.

소신 진료권마저 뺏겨 중병앓는 `의료계'

 침대를 멋대로 만들어 놓고 키가 크면 다리를 자르고 키가 작으면 다리를 늘리는 식의 틀 속에 가둬 조금이라도 틀리면 무조건 깎는 식이 현재의 수가정책이다. 의료이원화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 산모의 분만고통을 덜어주려고 실시하는 무통분만비도 사기로 몰고 병원 도산실태가 매스컴을 수시로 장식하고 자살하는 의사도 있는 보도를 애써 외면, `그래도 의사는 많이 벌고 있다'는 관념에서 한치도 물러설줄 모르는 사람들이 낙하산을 타고 월급을 타먹는 자리에서 회전의자를 돌리고 앉아있다.
 소신있는 처방을 하지 못하고 정해진 약만 처방하며 치료기간도 공단규정에 따라 정해야 하는 의사의 진료권은 중병에 걸려있다.
 독점체제로 운영되면서도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것을 의사수가 깎고 국고보조에만 눈길을 돌리는 공단, 2003년 한해 동안 감기 환자에게는 1조5456억원을 쓰고 암환자에게는 6643억원밖에 안썼다는 이런 불공평한 공단을 의사가 믿겠나, 국민이 신뢰하고 따르겠나 현명한 답변을 듣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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