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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혈증 사망률 선진국의 2배…"정부 지원 절실"
패혈증 사망률 선진국의 2배…"정부 지원 절실"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8.09.13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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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중환자의학회 간담회 개최, '패혈증 인식 개선과 조기 진단'활동 전개

패혈증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사망률을 낮출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패혈증 환자 사망률은 30~40%로 선진국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실정이다. 이는 패혈증을 적절하게 치료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를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중환자의학회(회장·홍성진 가톨릭의대 여의도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는 ‘패혈증의 날(9월13일)’을 기념해 패혈증 인식 개선과 조기 진단 및 치료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패혈증 흔한 질환, 인식 부족”

패혈증은 중환자실의 가장 흔한 질환으로 감염에 의해 전신적인 염증반응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주요 장기의 기능부전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40~70%에 이른다.

특히, 폐렴이나 요로감염과 같은 급성감염이 발생했을 때 감염균 혹은 염증 반응이 특정 장기나 부위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즉, 몸 전체에 퍼지면서 혈압이 감소하고 주요 장기의 기능 부전이 발생한다.

하지만 국민들의 패혈증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실정이다. '중환자실에 들어가면 패혈증으로 사망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자리 잡은 탓이다.

홍성진 회장은 “질병관리본부의 결핵환자 신고현황을 보면 매년 새롭게 결핵으로 진단된 환자수가 약 3만5000명~4만 명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5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병원에 입원한 패혈증 환자가 연간 3만3000명~3만9000명 정도에 이르고 있어 패혈증과 결핵 발생률이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패혈증도 결핵이나 메르스와 같이 중요한 질병”이라며 “패혈증 사망률을 낮추고 치료 성적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들이 패혈증에 대한 인식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학회는 패혈증에 대한 예방뿐만 아니라 조기 진단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연구단체를 구축해 전향적인 연구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각 병원마다 전공의, 간호사들을 상대로 한 원내 교육 및 이미 그 효과가 증명된 조기 대응팀의 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중환자실 인력과 시설 확보하면 사망자 감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우리나라 중환자실 입원이 인구 10만명당 726명이었던 데 비해 2014년에는 인구 10만명당 762명으로 늘어났다. 패혈증의 발생 빈도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중환자실의 인력과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중환자실의 수준도 지역 간 편차가 크고, 패혈증 치료에 있어 병원 간 의료전달체계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학회는 패혈증 환자를 조기에 치료하고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홍성진 회장은 “중환자의학세부전문의제도 도입으로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 수가 늘어났지만 아직도 많은 병원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전체 265병원 중환자실에 중환자 전담전문의가 있는 기관은 87곳”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상급종합병원은 43개 모든 기관에 전담전문의가 있지만 전일 전담의가 있는 경우는 전체의 83.7%였고, 종합병원에는 222개 기관 중 44곳(19.8%)에만 전담전문의가 있다”면 전담의 부족현상에 대해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간호인력 및 경력간호사도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홍 회장은 “선진국은 간호사대 환자수를 1:2 이하로 유지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간호사 1명이 5명의 환자를 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간호사 한명이 5명의 환자의 불안정한 상태, 모니터링 등 환자의 전체 흐름을 파악하고 관리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면서 “간호인력을 미국의 최소기준인 간호사:환자=1:2로만 수정해도 3년간 2만 3094명(연간 평균 7698명)의 패혈증 환자를 살릴 수 있다”며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홍 회장은 “지방에는 중환자실을 제대로 갖춘 종합병원이 부족하다보니 중환자가 발생하더라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큰 병원으로 옮기는 상황에서 살릴 수 있는 생명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국가가 중환자실을 공공재로 인식하고 지역별로 충분한 질을 갖춘 중환자실을 보유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패혈증 등록사업 및 수가 개선 추진 ”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사회적으로 패혈증의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한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며 의료계를 향해서는 치료지침이 필요하다고 판단, ‘패혈증 등록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 회장은 “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수단이 없이는 어렵다”며 “패혈증등록사업을 통해 객관적인 자료를 축적하고, 이 자료를 근거로 우리나라의 현 상황을 알리고, 교육 및 홍보 자료를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유관 기관에는 정책을 유도할 수 있고 의료 기관에는 치료 지침을 준수하도록 함으로써 치료의 표준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홍 회장은 ‘중환자실 수가 체계 개선 및 중환자실 등급화 추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근 발표된 최근 발표된 중환자실 적정성 2차 평가결과, 1차 대비 종합점수가 전반적으로 상승했지만 종별이나 기관별 편차는 여전했다. 종합점수는 전체 평균 58.2점→69.2점으로 11점이 상승했고,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96.7점(최소80.5~최대100), 종합병원은 64.2점(최소18.5~최대100)이었다.

그러나 현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지표는 중환자실 구조 부문에 치중(구조60, 진료40)돼있다는 문제가 제기돼 진료과정 및 결과지표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6월과 7월에 각각 열렸던 중환자실평가분과위원회와 의료평가조정위원회에서는 환자의 중증도에 따른 중환자실 기능 분리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모니터링 지표인 사망률, 감염률 등의 평가지표화와 중증도 보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홍 회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회는 중환자실 수가체계 개선 TFT를 조직하고 기획위원회를 중심으로 중환자실 수가체계 개선 및 중환자실 등급화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사업은 중환자 진료의 질적 수준 개선 및 향상(적정 전담전문의, 적정간호인력, 공간,시설 장비, 프로세스 요건의 상향조정)과 중환자실 운영을 위한 적정 보험 수가 및 재정의 확보, (질적 수준을 침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현 중환자실 관련 보험 기준 및 규정의 개선 및 현실화, 그리고 중환자실 입실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 감소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지표 개선을 진행해 질적인 수준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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