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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Eb 장조, 작품번호 364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Eb 장조, 작품번호 364 
  • 의사신문
  • 승인 2018.09.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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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450〉

■만하임악파의 영향을 받은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양식의 최고봉
〈신포니아 콘체르탄테〉는 협주 교향곡이라는 뜻이다. 고전시대에 널리 퍼져 있던 양식으로, 바로크 시대의 `콘체르토 그로소'와 고전주의 시대 교향곡 양식의 융합체로 볼 수 있다. 여러 독주악기가 대화를 나누어가면서 오케스트라와 어우러지며 관현악과 다른 주제를 연주한다는 점에서 협주곡과는 약간 다른 장르이다. 이 작품은 모차르트의 대표작으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장르의 최고봉으로 평가받고 있다. 1778년 3월 23일 파리에서 종교음악회의 지배인 장 르 그로를 알게 된 모차르트는 그를 위해서 교향곡 제31번 K.297과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K.297b를 작곡했다. 4개의 관악기를 독주악기로 하여 작곡한 이 작품은 그러나 장 르 그로의 의도적인 불성실한 태도로 연주되지 못했다. 당시 조반니 마리아 캄비니라는 작곡가가 자신의 작품과 모차르트의 작품이 나란히 연주되면 서로 비교될 것을 우려해 장 르 그로에게 연주를 하지 말라고 부탁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화가 난 그는 이 후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장르에 대한 관심을 한동안 거뒀다고 한다.

이 작품은 그가 남긴 신포니아 콘체르탄테의 두 번째 작품으로 만하임과 파리를 여행하고 돌아온 이후 1779년 여름에 작곡되었다. 잘츠부르크로 돌아오는 도중 1778년 11월 들른 만하임에서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D장조, 1779년 가을에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를 위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A장조 등 이 장르의 작곡을 많이 진척시켰지만 끝내 완성하지는 못해 악보가 남아있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 신포니아 콘체르탄테는 이 장르의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그가 체재했던 독일 만하임과 파리의 음악 양식의 독특한 영향을 보여준다. 즉 제1악장 첫 주제는 만하임 악파의 작곡가 카를 슈타미츠의 주제와 유사하며 장대한 크레셴도도 사용된다. 여행에서 습득한 여러 가지 요소들은 완전히 자신의 어법으로 동화시켰다. 독주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두드러지지만 외면적으로 화려함을 뽐내지 않고 관현악도 단순히 반주만 하지 않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관악기 역시 다이내믹하게 활용되고 비올라는 부분적으로 나눠 연주된다.

이 작품에서는 당시 협주곡이라는 장르가 가지고 있는 사교적인 가벼움이나 관능적 느낌과 같은 여흥적인 요소는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처음 두 개의 악장에서는 모차르트가 인간적으로 성숙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깊이 있는 감수성과 진지한 표현이 지배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모든 음악적 요소들이 교향적인 통일성을 향하고 있는 점에서 이 작품은 그때까지 썼던 그의 모든 협주곡과 협주교향곡을 통틀어 정점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독주 비올라 파트는 D장조로 기보되어 있어 반음 높게 조율한 스코르다투라(scordatura, 변칙 조율)로 밝은 울림을 의도하였다. 1779년 초가을 잘츠부르크에서 초연된 것으로 보이는데 당시 이 작품을 연주한 두 명의 독주자를 비롯해 구체적인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자필 악보의 스케치 일부가 파리의 한 개인소장품으로 보관되어 있다.

△제1악장 Allegro maestoso 투티로 연주되는 당당하고 위엄 있는 제1주제에 이어 제2주제는 호른과 오보에가 번갈아 노래하고 바이올린이 피치카토를 덧붙여 진행되는데 유유자적하는 아름다움이 있다. 크레셴도가 높이 상승하여 정점에 도달하면 싱커페이션과 트릴 음형에 의한 강력한 코다로 들어간다. 코다에서 점차 강렬함이 사라지면 독주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옥타브로 화려하게 등장한다. 이어 관현악이 제1주제를 암시하고 두 독주악기가 서정적인 제2주제를 번갈아 노래한다. 독주 바이올린이 레치타티보풍의 독백으로 시작해 비올라가 되풀이하고 두 악기가 빠른 패시지를 주고받으며 나아간다. 코다에서 카덴차가 나온다. 주요 주제를 간결하게 재구성하며 제시부와 그 반대 선율은 비올라에서 나오고 바이올린이 그것을 받고 끝난다.

△제2악장 Andante 시작부터 우수와 슬픔의 깊이가 상당하다. 인상적인 관현악 서주에 이어 독주 바이올린이 흐느끼듯 제1주제를 노래하며, 비올라가 옥타브 밑에서 되풀이한다. 제2주제는 두 악기가 서로를 위로하는 듯한 대화로 이루어지며, 이윽고 서로 얽히듯 나아가는 카논이 코다를 이끈다. 두 악기가 격하게 주고받는 카덴차로 이어진 후 서주의 변주로 조용히 끝난다.

△제3악장 Presto 밝고 편안한 분위기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악상의 밝고 편안함은 어찌 보면 당돌한 느낌마저 준다. 변칙적인 론도 형식으로 씌어졌지만 복잡하지는 않다. 어떤 긴장이나 흥분도 일으키지 않는 쾌활한 선율이 계속 나오며 주제를 독주악기가 연주하고 나면 다시 론도 주제로 돌아와 독주악기가 카덴차풍으로 연주하는 매우 긴 코다로 화려하게 곡을 마친다.

■들을 만한 음반
△다비드 오이스트라흐(바이올린), 이고르 오이스트라흐(비올라), 키릴 콘드라신(지휘),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ecca, 1963) △이차크 펄만(바이올린), 핑커스 주커만(비올라), 주빈 메타(지휘),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G, 1982) △줄리아노 카르미뇰라(바이올린), 다누샤 바스키에비치(비올라), 클라우디오 아바도(지휘), 오케스트라 모차르트(Archiv, 2007) △발터 바릴리(바이올린), 파울 독토르(비올라), 펠릭스 프로하스카(지휘), 빈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Westmister, 1951) △야사 하이페츠(바이올린), 윌리엄 프림로즈(비올라), 아이즐러 솔로몬(지휘), RCA 빅터 오케스트라(RCA,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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