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의 기본 `골절' 전문성 특화 연구 박차”
“정형외과의 기본 `골절' 전문성 특화 연구 박차”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8.08.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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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인터뷰 - 의정부성모병원 정형외과 김영우 교수

모두가 말렸다. 그래서 앞이 보이지 않는 춥고 어두운 긴 여정을 혼자 가야했다. 멈추고 싶은 생각도 많았지만, 현장을 맞닥뜨리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이 힘이 솟는다. 매일 나 자신과 싸우지만 결국 지고 만다. `이 길은 내가 가야할 업인가 보다'라며 생각을 고쳐먹고 오늘도 최선을 다한다. 한 번 뿐인 인생, 그들이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게 해주기 위해 난 오늘도 열심히 마라톤을 한다. -김영우-

의정부성모병원 정형외과 김영우 교수는 국내에 몇 안 되는 `복합골절, 골반골절 수술 전문의'다. 현재 우리나라 정형외과 전문의 중 `골절 전문의'는 대략 20명 정도인데, 이들은 대부분 외상센터 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런 그에게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5월 의정부성모병원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가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24시간 `골든타임'이 우선시 되고 있는 외상센터에서 환자들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김 교수를 만나 `골절 전문의'의 길에 대해 들어봤다.

■묘한 매력에 홀려, 선택한 길

`외상'은 정형외과 의사라면 교육과정 중 기본적으로 배우는 분야일 뿐만 아니라 외상골절 또한 갖춰야 할 기본 영역이다. 하지만 정형외과 의사들에게 `골절'은 비인기과에 속한다고 한다. 골절은 족부족관절이나 무릎관절 분야처럼 특화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동안 골절은 전문 분야로 인정받지 못했다.

김영우 교수도 그랬다. 처음 정형외과를 선택하고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을 배우면서 깊게 생각하지 않던 분야였다. 그러다 정형외과 전문의가 된 후 응급실을 찾은 골절 환자들의 진료선택권이 좁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골절'에 대해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다.
김 교수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이라서, 명의가 되기 위해 골절외상 전문의가 된 것은 아니다”라며 “골절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환자를 보면서 `골절'이 내 업이라 생각하며 전문의의 길을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골절외상을 선택했을 당시 선배나 동료들 중 `이 길은 아니다, 다시 생각해보라'라며 만류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결국 `1년은 해보고 결정하겠다'는 말로 그들을 설득했고, 현재 나의 롤모델이자 스승인 고대구로병원의 오종건 교수님 아래에서 외상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며 외상팀의 일원으로 나에게 주어진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환자, 의사 선택 제한적…`씁쓸'

그래도 김 교수가 외롭고 힘든 골절 분야의 길을 가게 된 것은 `환자' 때문이다. 외상의 원인은 교통사고나 생활안전사고, 산업장 사고, 화재, 자연재해 등 다양하다. 특히 외상환자들은 골절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부분 눈에 보이는 어느 한 군데만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해 골반을 포함한 복합골절은 잘 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정형외과 의료진 중 골절외상에 대해 기본적인 진료 소양을 갖춘 의료진이 적다보니 환자들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난다.

김 교수는 “골절 환자들이 응급실에 내원했을 때, 정형외과 의사가 골절에 대해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다면 그 환자는 운이 좋은 것”이라며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후유증으로 평생 고생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 매우 안타까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만성질환자들의 경우 인터넷 검색을 통해 명의를 찾아다닌다. 골절 환자는 구급차에서 내려 응급실에 오는 순간 의사 선택권 없이 진료를 받게 된다”며 “환자 선택권이 있는 의사로서 `환자는 후유증 없이, 사고 전과 같이 생활할 수 있도록 진료 및 치료를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컸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김 교수는 골절외상에 대해 공부하면서 `수술'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다. 이것이 그에게 `골절외상' 전문의로 가는 길을 활짝 열어준 이유 중 하나다.

김 교수는 “경기북부는 공사지역이 많고, 공업지대이며 고속도로가 많아 추락환자 및 교통사고 환자들이 많다보니 다른 지역에 비해 외상환자가 많은 편”이라며 “그 만큼 중증외상환자 대부분이 골절을 동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외과수술은 교과서적인 것을 기본으로 수술자가 독창적인 수술기법을 개발하고 계획해 진행한다. 이런 노력을 통해 골절외상 환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가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면 이 길을 택한 것에 대한 만족감과 뿌듯함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골절외상 환자와 나는 동반자

김 교수는 골반비구, 골반골을 중심으로 한 하지외상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형외과 의사 중 골반 전문의 대부분은 고관절을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 교수는 “골반골이 손상되면 출혈이 많아 저혈성 쇼크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중증외상 환자가 응급실에 오면 일차적으로 외과 중심으로 수술을 진행함과 동시에 정형외과에서 골반의 출혈을 잡아야 사망률을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권역외상센터에서 일하는 동안 가장 뿌듯하면서도 마음이 아픈 한 어린 환자에 대해 얘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당시 그 환자는 대형 버스에 깔려 복부가 파열돼 내장이 몸 밖으로 쏟아져 나온 것도 모자라 대량 출혈과 함께 골반 골절이 발생한 상태였다. 아이를 보자마자 `사망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다행히 권역외상센터 조항주 센터장이 1차 처치를 한 뒤 김 교수가 골반 골절 시술을 시행해 아이를 살릴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수술 당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고관절 절단을 하지 않으면 감염과 전신 패혈증으로 아이의 생명을 보장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의 생명을 위해 한 쪽 다리를 절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어린 아이에게 한 쪽 다리를 잃게 한 것은 가혹한 삶을 준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살아야 다음이 있는 것 아니겠냐'는 생각에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현재 그 아이도 재활치료를 받으며 다행히 밝게 잘 살아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의사로서의 의무와 역할에 대해 고민했고, 보람을 느끼면서도 느낌이 짠했다”며 “환자와 의사는 결국 함께 가야하는 동반자로, 의사로서 환자들을 위한 최고·최선의 진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그는 “골절은 빠른 처치가 가장 중요한데, 최근 외상센터가 개소돼 골반골절 환자가 발생하면 의정부성모병원으로 이송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며 “정형외과와 골절외상 전문의들 간 협업도 잘 돼 환자에게 최상의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따뜻한 의사, 김영우가 되고 싶다

김영우 교수는 환자들에게 `따뜻한 의사'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김 교수는 “외상을 당한 환자들은 사고 이후 건강했던 때의 활동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해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환자의 불편한 곳을 알아주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서 함께 고민하고 같이 걱정해주는 그런 의사로 환자들에게 기억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모든 의사들이 다 같겠지만, 환자들이 장애를 겪지 않고 사회에 잘 복귀해 활동하는 모습을 볼 때, 그리고 소소하지만 `감사하다'라는 말을 들을 때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에 대해 `감사'라는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골절 환자들을 위한 진료 및 학술 분야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교수는 “외상센터 근무를 통해 외상환자들에게 필요한 치료를 하는 한편 다양한 케이스들을 치료해 오면서 이를 바탕으로 학회나 심포지움에서 발표도 많이 하고 있다”며 “연구 업무도 계속 열심히 해서 외상파트 선배나 스승님들이 그랬던 것처럼 외상 분야를 담당하는 의사들이 좀 더 적절한 처우를 받으면서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정형외과에서 미개척 분야인 골절 전문의로 꿋꿋하게 살아 오면서도, 외상센터 환자가 적을 경우 수술 실력의 퇴보가 걱정되는 현실 속에서도 복합골절에 관한 SCI급 논문을 6편 이상 등재하며 오직 한 길을 걷고 있다.

아울러 복합 골절, 골반 골절의 경우 수술의 난이도가 높은 것은 물론 후유증 없는 일상생활의 복귀가 어렵다고 알려진 상황에서 그는 수술 후 통증, 후유증 완화를 위한 연구를 계속해 환자들에게 보답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안전하고 보람된 진료 시스템 정착돼야

김 교수는 “최근 전국 곳곳에 권역외상센터가 세워지고, 외상 환자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이 높아져 과거에 비해 정부 지원 및 의료시스템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저수가 중심으로 의사들의 일방적인 희생에 따라 이뤄진 대한민국 의료체계에서 최소한 의사들이 재정적인 보상은 받지 못하더라도 안전하고 보람되게 진료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진 의료시스템이 정착됐으면 좋겠다”며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응급실 의료진 폭행사건이나 폭언에 대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절실함을 더 느끼게 된다”고 했다.

특히 그는 “의사는 환자를 돌보고 치료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환자들이 삶의 현장에 돌아갔을 때 보람을 느끼게 된다”며 “의사들이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길 희망해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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