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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와 자동차
자전거와 자동차
  • 의사신문
  • 승인 2010.06.1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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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bike.e…'미래의 탈것' 기대돼

요즘은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매일 보다시피 한다. 거의 자전거에 관한 동영상이다. 필자의 목표는 올해안에 50cm의 바니홉을 할 수 있을 것과 매뉴얼이라는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다. 바니홉은 그야말로 자전거로 점핑을 하여 토끼처럼 날아가는 것이고 매뉴얼은 앞바퀴를 들고 엉덩이와 무릎으로 균형을 잡아 넘어지지 않고 계속 달리는 것이다. 10대라면 별 문제가 없겠으나 필자나이에는 도전에 가까운 일이다.

이런 이상한 연습의 실제 잇점이라면 별 것이 없다. 계단이나 장애물을 나아서 도시를 달리면 어떨까하는 묘한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도시에서의 장애물은 많지 않다. 차라리 급한 언덕의 업힐이나 다운힐이 실제적으로는 더 장애물인 셈이다.

자동차의 경우도 곰곰 생각해보면 코너링이나 변속의 기술 같은 것은 실제 생활에서 별로 도움이 된 적이 없다. 조금 막히는 길에서 힐앤토로 급하게 변속을 해봐야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차라리 조금 천천히 가거나 막힌 시간을 피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그러니 멋있는 주행을 꿈꾸는 것이 자동차의 기술연습을 한 동기라고 할 수 있다. 차와 운전자의 대화나 교감이 크게 증가하니 위험한 일을 굳이 만들지 않는 한 안전운전에 많은 도움은 된다.

현실적인 관점에서만 보면 자동차의 주행연습과 자전거의 기술 익히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자전거 역시 이동수단으로만 본다면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지 않고 적당한 속도로 달리는 것이 최고다. 유산소 운동을 위해서라면 그저 적당한 페달링으로 달리는 것으로 달리는 것이 맞다. 하지만 사람들은 빠르고 가벼운 자전거에 거액을 투자한다. 어느 정도에서 절충이 일어나는가는 잘 모르겠다. 자동차 역시 디자인이 좋은 프리미엄차에 거액을 투자한다.

그런데 요즘 새로운 상품이 등장했다. 곡예도 부릴수 없고 빠르지도 않지만 극도로 실용적인 탈탈 것이 나왔다. 그것도 차와 연계된 탈것이다. bik.e라고 부르는 자전거인데 자전거 회사가 아니라 자동차 회사인 폭스바겐에서 만들었다. 〈사진〉

사진에 보는 것처럼 접히는 메카니즘을 절묘하게 만들어 이 자전거는 자동차의 스페어타이어 공간에 정확히 들어간다. 집안의 AC 전기로 충전을 하거나 자동차에 남아도는 전원으로 충전해도 된다. 그리고 12 마일로 달린다. 주행거리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공식 프로모 비디오도 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MJUx8W4t360)

만약 도시에서 달린다면 충분한 속도로 웬만큼 막히는 도로라면 차보다 빠를지도 모른다. 차를 세워놓고 타고 다닌후 일을 본후 접어 놓았던 것을 펴고 유유히 타고 돌아온다. 전기 방식이라 우아하게 달리고 소음도 없으며 땀을 흘리며 페달링할 필요도 없다. 스쿠터라고 보아도 좋지만 훨씬 작다. 차의 트렁크안에 완벽하게 들어가는 bik.e 는 아마도 도시공간에서의 이동성을 크게 증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이 자전거의 비디오 클립을 보고 또 보았다. 폴딩 메커니즘이 완벽하고 무게만 가볍다면 도시공간에서 혁신적인 이동수단이 나타난 것은 분명하다. 어쩌면 아이폰 같은 킬러앱스가 나타난 것인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자동차와 완전히 관련되어 있다. 편하게 들고다니고 탈 수 있으면 사람들은 이 새로운 기계나 다른 파생품에 쉽게 익숙해져서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 Bik.e는 그래서 미래의 탈것으로 생각된다(폭스바겐은 클래식 비틀부터 시작해서 가끔 미래의 차들을 만들어 내곤 했다). 별로 새로운 것도 없는데도 bik.e 에는 무엇인가 특별한 것이 있다.

그동안 접히는 자전거들은 그다지 성공적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군용으로도 쓰이는 파라트루퍼는 튼튼하지만 일반 승용차에 넣기에는 조금 큰 편이고 스트라이다는 주행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도 쓸만하기는 했다. 몰튼의 자전거는 비싸고(자동차 값 정도 되는 모델도 흔하다.) 싱클레어의 A-bike는 혁신적이긴 해도 사람들이 그 진가를 몰라주는 것 같았다. 스쿠터의 경우는 앞뒤로 접히는 MIT의 컨셉트 모델들이 있었다. 그러나 실용화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번의 제품은 무언가 조금 다른 것 같다. 어쩌면 단거리 교통수단이 무엇인가를 새롭게 알려줄지도 모른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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