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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안전한 병원, 감염관리·환자 안전 선도”
“건강하고 안전한 병원, 감염관리·환자 안전 선도”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8.07.09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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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인터뷰 - 이화 감염교육·연구센터 서주영 센터장 

지난해 12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신생아가 감염에 의해 사망하는 사건을 겪은 이화의료원이 `감염사고의 재발 방지 및 환자안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의료원은 7월4일 이화 감염교육·연구센터를 개소하고 `감염'으로 어려움을 겪은 의료원을 `감염 연구 및 교육'를 통해 감염의 문제를 최소화하는데 앞장설 예정이다.

이화 감염교육·연구센터 서주영 센터장(이화여자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미생물학교실)을 만나 센터 개소 설립 과정 및 센터 운영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국내 의료계에서 감염 예방 및 환자 안전 분야에서 타 병원에 모범이 되는 의료체계를 갖춘 선도적인 센터, 그리고 병원으로 거듭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감염교육·연구센터를 소개한다면

최근 이대목동병원에서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의 패혈증 발생으로 환아들이 사망한 사고가 일어났다. 이번 사고는 병원의 인적, 물적, 시스템적인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병원 내 감염' 사고로 볼 수 있다. 이런 감염사고는 이대목동병원 이외의 어느 병원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는 `감염'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병원 내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이화의료원은 사건 발생 이후 재단 보직자들이 모여 지난 1월 감염관리 교육 훈련과 병원 내 감염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전담할 `감염 교육·연구센터'를 구축하자는 의견을 모았고, 재단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10년 장기프로젝트 연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이번 이대목동병원 사고는 의료기관 및 의료진들이 감염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을 몰라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비롯된 것이라 사료된다. 이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반복된 교육과 훈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감염 교육·연구센터는 감염관리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다양한 수준의 감염관리 교육을 시행해 실무에 능하고 국제적 수준의 감염 제어 능력을 갖춘 전문 의료 인력 양성에 기여할 예정이다. 또한 사회 변화에 따른 감염 양상의 변화를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초 연구와 의료 관련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중계 연구를 통해 감염관리에 기여할 계획이다.

■센터의 추진 전략, 방향은

감염 교육·연구센터는 감염 관리에 관한 교육과 훈련, 진료 환경 개선을 통해 병원 내 감염률을 감소시키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센터는 이런 기본적인 의미를 바탕으로 꾸준한 연구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감염병 위협에 대해 `선제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센터는 `감염관리 교육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공간과 시설, 인력 확보를 통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이용한 교육 콘텐츠 개발도 추진한다. 의료진들의 감염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정기적으로 교육받지 않을 경우 페널티를 주는 방안을 제도화 시켜나갈 계획도 세우고 있다.

또한 감염을 대비하기 위해선 환자 진료가 행해지는 병원 환경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수술실, 중환자실, 각종 시술이 시행되고 있는 진료실과 입원실 뿐만 아니라 식당이나 주방 등 지원시설과 의료기구나 의료진의 복장 등 환자의 안전과 관련된 모든 환경을 철저하고 체계적으로 조사해 개선방안 및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센터는 진료 환경 감염원 및 항생제 내성균주 분포 실태 조사를 비롯해 진료 환경 개선 방안 도출, 감염원 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 의료 환경의 감염원 분포 실태 조사와 개선 작업에 나선다. 이와 함께 면역기능 저하자에게 발생하는 기회감염의 경우 정상인과 달리 매우 전격적인 양상을 보인다. 때문에 적극적인 예방과 신속한 대처가 중요하다. 또, 의료용 항생제와 식품 첨가물 형태의 항생제가 남용되고 있어 내성균의 출현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센터는 면역기능 저하자 감염의 진단과 치료 예방 기술을 개발하는 동시에 항생제 내성균의 현황 분석 및 전파를 줄이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데 앞장서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메르스와 같이 다른 나라의 풍토병이 국내로 유입돼 전파되거나 뎅기열과 말라리아처럼 여행지에서 감염된 후 국내에서 발병하는 감염병이 새로운 사회 문제로 떠오르는만큼, 외국에서 유입되는 감염병에 대한 대처 연구도 진행한다. 특히, 국내외 정세를 감안하면 남북한 교류가 급격하게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교류를 통해 북한으로부터 유입이 예상되는 감염병에 대한 대비방안도 준비해 나갈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북한 주민의 감염병 현황도 파악해 연구하고 예방해 나갈 예정이다.

■교육과 연구센터의 구체적인 역할은

이화 감염교육·연구센터는 감염제어교육연구부와 감염제어중개연구부로 나뉘어 있는데 교육연구부는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의료진 교육을 맡고 중개연구부는 중개연구와 생체방어 기전 연구를 중심으로 한다.

구체적으로 `감염제어교육연구부'는 감염병의 전파를 차단하고 발생을 예방하며 이를 관리할 수 있는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과 관리 시스템 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환자안전 및 감염병 제어와 관련해 우수한 인적자원을 양성,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하는 동시에 국내외 협력 네트워크 구축도 해나갈 예정이다.

교육연구부는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모듈·프로토콜 개발과 Pilot 시행을 위해 △조사 및 분석: 문헌, 현장, Needs Assessment △프로그램·모듈·프로토콜 주제와 타이틀 도출 △학습목표 설정 △교수-학습 방법 개발 : 시뮬레이션, 모의환자, 팀-기반 Inter-Professional Education, Mobile, IT 등 활용 △Pilot 실행 및 결과 분석 : 행동변화 이론에 입각한 분석 △환류: 워크숍, 공청회, 학회 발표 등 △프로그램·모듈·프로토콜 완성 △보급 △모니터링 및 평가 등의 순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세부적으로는 환자 안전에 대한 통합교육 프로그램을 점검 및 개선해 나가는 한편 Target별 손 위생 실습 교육 및 훈련 모듈, 상황별 개인 보호 장비 사용 및 교육·훈련 모듈, 인턴과 전공의, 간호사 대상 술기 모듈, 수술안전 교육 프로그램, 적절한 항생제 사용 교육, 의사소통 교육, 훈련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게 된다.

감염제어중개연구부는 의료환경의 감염원 분포 실체를 체계적으로 조사해 개선방안 및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항생제 내성, 면역기능 저하자 등 주요 병원 감염 문제에 대한 연구를 통해 해결 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
중개연구부는 △연구 내용과 성과 목표, 선정 기준 연구비 배분 △의료 환경 실태 조사 대상 선정을 위한 병원 내외부 설문 시행 △진료 환경 조사 및 개선 방안 도출 과제는 일부 시설에 대한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점차 확대한다.

■국내 병원감염관리 문제점 및 해결안은

국내 모든 의료기관 중 `감염관리'에 소홀한 곳은 없다. 단지 알면서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의료기관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더불어, 의료기술 발달로 침습적 시술이나 만성퇴행성 질환, 면역 기능 저하자 등이 증가해 치료를 받으러 간 병원에서 오히려 병을 얻게 되는 `의료기관 감염'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존스홉킨스 병원도 의료사고 이후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만들어 적용시켜 현재의 훌륭한 병원으로 거듭나게 됐다고 한다. 특히 외국 병원의 경우 중환자실 문에 `의료진이 장갑을 착용하지 않은 채 당신을 만질 경우 경찰에 신고하세요'라는 문구가 써 있을 정도로 감염에 대한 인식과 프로그램 등이 잘 갖춰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과거엔 `치료 잘하는 병원'이 좋은 병원이었다면, 이제는 `치료도 잘하고 안전한 병원'이 좋은 병원의 기준이 됐다.

이화의료원은 물론 우리나라 병원들이 `안전한 병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환자 안전에 대한 국가 수준의 의료정책과 의료의 질을 향상시켜 의료진이 정확한 지식을 공유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과 함께 환자 안전의 개념을 이해하고 적극적인 노력을 함께 해 나갈 수 있는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

■센터 향후 계획
앞서 말했듯이 우리 센터는 10년 간의 장기프로젝트를 통해 감염 예방 및 환자 안전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교육 연구를 진행하는 동시에 기초연구를 통한 면역 저하자 대상 감염의 예방과 신속한 진단 및 치료에 필요한 기초 지식 연구에 나선다. 병원에서의 안전한 환자 관리와 효과적인 치료를 통해 '건강하고 안전한 병원'을 만드는데 기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미국 애틀랜타가 `감염 분야'에 강한 곳으로 유명하다. 향후 MOU를 체결해 좋은 프로그램 및 제도는 참고해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또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학회와 함께 정부에 개선점을 건의·제안하고, 정부 연구사업을 함께 진행하는 등 감염 사업에 앞장서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이대목동병원은 `감염관리 지표'로 평가했을 때 감염관리가 잘 되고 있는 병원이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 이화의료원은 물론 국내 모든 병의원에서 감염으로 인한 환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센터를 구축하게 됐다. 앞으로 감염교육·연구센터가 앞장서 감염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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