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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침묵은 없다”…범의료계 피 끓는 호소‘익산 의사폭행’ 범의료계 800여 명 집결…반의사불벌죄 삭제, 벌금형 폐지 등 촉구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07.08 18:53
800여 명의 보건의료인이 경찰청 앞에 모였다

서대문구 경찰청 앞 범의료계 인사 800여 명이 모여 가해자의 강력 처벌을 촉구하고 국민청원 운동을 벌이는 등 집단행동도 불사할 것을 천명했다.

전북 익산 응급의사 폭행으로 국민적 분노가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800여 명의 보건의료인들이 집결해 지속되는 ‘의료인 폭행’으로 국민건강까지 위협받고 있는 현실을 알리고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법 집행과 반의사불벌죄 조항 삭제, 벌금형 폐지 등을 촉구한 것이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 범의료계 인사들이 ‘의료기관내 폭력근절 범의료계 규탄대회’를 오늘(8일) 오후 2시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개최했다.

이날 규탄대회에는 개원의와 봉직의, 의대교수, 전공의들은 물론 치과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등 의료기관에 종사하고 있는 800여 명의 보건의료인들이 전국에서 올라와 ‘의료인에 대한 폭력·폭언’에 대한 위험성에 대해 성토하고, 의료인 폭행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점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사진 왼쪽부터 최대집 의협회장,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 이철호 대의원회 의장

최대집 의협 회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응급실에서 의사폭행 사건이 일어났고 의료계를 넘어 국민적 분노가 지속되는 가운데 범의료계 여러 단체에서 참여해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인사말을 건냈다.

최 회장은 “익산에서 있어서는 안 될 사태가 일어났다. 진료중인 의사를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살해협박까지 일삼은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살해 협박까지 한 가해자를 폴어줬다. 경찰의 이 같은 대처가 보복폭행, 2차 폭행으로 이어질까 우려스럽다”며, “치과의사는 물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의료기사들은 현재 진료실에서 수많은 폭행과 폭언에 무방비 상태로 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법이 없는 것이 아니다. 응급의료법은 응급의료종사자에 대해 진료 중 폭행, 협박 등의 방법으로 방해, 의료기관 등의 응급의료를 위한 의료용 시설, 의약품 등 기물을 파괴·손상하거나 점거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으며 이를 어길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처해진다고 명시돼 있다”며, “다만, 현재까지 의료인 폭행에 대해서 사법당국은 ‘솜방망이 처벌’을 해왔다. 몇 백 만원의 벌금형으로 모두 풀려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집 회장은 의료인 폭행에 대한 강력한 법 집행을 촉구하며 “의료기관 종사자들에 대한 폭행 사태가 지속되는 이유는 이 같은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다. 오늘 모인 의료인들은 경찰을 비난·비판하기 위해서 모인 것이 아니다. 의료인들의 폭행 사태가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현장의 처참함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것”이라고 했다.

최대집 회장은 지속되는 의료인 폭행 사건에 대해 두 가지 해결책을 제시했다.

첫째로 그는 “응급의료를 하고 있는 의사들을 폭행이나 위해했을 경우 강력한 문제해결 의지를 밝히고 있는 복지부와 경찰청이 함께 초동대처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사법당국의 강력한 법집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진료실에서 폭행사건이 발생하면 징역형을 받을 수 있도록 국회에서 더욱 엄중한 법 제정을 해주길 바란다. 의료인 폭행에 대한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삭제하고 이와 관련해 벌금형도 폐지해야 한다”며, “이번 익산 의사폭행 사건과 같이 야만적이고 반문명적인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이 구호제창을 이끌고 있다
서영주 관악구의사회장과 여러 지역에서 모인 의사회원들이 함께 규탄대회에서 성토하고 있다

이날 규탄대회에서 박홍준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은 800여 명의 범의료계 참가자들의 구호제창을 이끌었다. 

박홍준 회장은 “폭행현장의 CCTV를 보면 당시의 잔혹한 상황을 알 수 있다. 이날 주취자에게 폭행당한 피해자의 얼굴은 골절까지 됐다”며, “폭행당한 피해자의 얼굴은 그만의 얼굴이 아닌 우리 모두의 얼굴이다. 오늘 모인 범의료계는 의사폭행과 관련해 사법당국에 강력한 법 집행을 촉구한다”며 분노했다.

이어 박 회장은 “잡초를 없애는 데 단순히 풀만 뽑아선 안 된다. 그 뿌리까지 확실하게 뽑아야 한다. 응급실 내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규격화된 법제화가 필요하다”면서 의료인의 폭행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항이라는 점을 덧붙였다.

이날 박홍준 회장은 “서울시의사회는 이번 전북 응급실 폭행 피해자에게 깊은 위로를 보낸다. 폭행 가해자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의사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며, 이번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을 끝까지 주시할 것”이라며 “의료진에 대한 폭행은 비단 그 피해가 의료진뿐만이 아니다. 응급환자와 그 가족들에게까지 피해가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법당국의 최선의 노력을 거듭 촉구한다. 현재와 같이 의료 현장이 폭력 사태의 사각지대로 전락한다면 앞으로도 제2의 의료인 폭행은 지속될 것이다. 반의사불벌죄 조항 삭제와 벌금형 폐지는 의사보호를 넘어 국민건강을 지키는 첫번째 관문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이철호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은 격려사에서 “의사폭행이 지속되는 이유는 법이 있어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다. 진료하는 의사가 아무 보호조치도 없이 생명을 잃은 경우도 있고 업무에 복귀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그때마다 의료계는 공분했지만 이슈화가 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의장은 “응급실을 포함해 진료현장에서 헌신하는 의사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비극은 더 이상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의료인이 폭행당해 진료현장을 지키지 못한다면 누가 국민의 건강을 지킬 것인가. 어떤 이유와 명분으로도 의료인에 대한 폭력은 용납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전국 모든 응급실에 경찰이 상주하거나 비상벨을 설치해 즉각 출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또한, 반의사불벌죄 등의 조항은 삭제하고 특수폭력을 위한 특별법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철수 치협회장, 홍옥녀 간호조무사협회장, 이경원 대한응급의학회 섭외이사, 백진현 전북의사회장

이철호 의장의 격려사 후 김철수 대한치과의사협회장과 홍옥녀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 이경원 대한응급의학회 섭외이사, 백진현 전북의사회장이 연대사를 이어갔다.

김철수 치협 회장은 “환자가 술에 취해 의사를 폭행해 심각한 상해를 입히는 경악스런 일이 발생했다. 국민들까지 큰 충격을 받아 5만여 명의 국민이 국민청원에 참여했다. 범의료계는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며, “의료인에 대한 폭력은 진료기능을 제한하며 환자생명과 건강에 위협을 가하는 중대한 범법행위다”고 전했다. 

그는 “치과의사들도 더 이상 진료실에서의 상해 및 폭행 사건을 좌시하지 않겠다. 범의료계는 정부에 실질적인 대책을 촉구했지만, 아직 의료인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사법당국은 폭행 가해자의 구속 수사가 당연함에도 솜방망이처벌로 일관했다”고 분노했다. 

이어 김 회장은 “치과계는 의료인 폭력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강력한 처벌을 거듭 촉구한다. 복지부가 이번사건의 심각성과 국민 생각을 이해해 앞으로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홍옥녀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은 “이번 전북 익산 피해자에게 71만 간호조무사 대표해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이번 범의료계 규탄대회로 의료계 폭력이 근절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며, “지난 2017년 조사에 따르면, 26.1% 간호조무사가 의료기관에서 폭언·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응급의료법이 개정됐지만 의료인에 대한 폭력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이번 폭력사건은 단순한 폭력사건이 아니라 국민 건강에 대한 치명적인 피해로 사회악으로서 척결돼야 한다”며, “의료인 폭행사건이 지속되는 이유는 공권력 집행과 법 집행이 올바르게 안 됐기 때문이다. 법원의 솜방망이식 처벌은 이번 사태의 큰 원인이다. 의료기관 폭력에 대해서 엄벌해주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경원 대한응급의학회 섭외이사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한다고 하는데 아직까지도 밤낮없이 365일 환자들을 지키는 것은 바로 응급의학과 의사들이다. 이번 사태 역시 CCTV나 SNS가 없었다면 그대로 묻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섭외이사는 “엄연히 관련 법이 있지만 초범이라는 이유로, 주취상태라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사법당국은 가해자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있다”며, “주취자에 대한 폭력으로 의료진이 쓰러졌을 때 과연 누가 그 의사를 돌봐 줄 수 있겠나. 급박한 현장에서 응급환자들을 위해 의사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이경원 이사는 “안전한 응급의료 환경 조성만이 응급환자를 보호할 수 방법이다. 응급실 폭행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경찰의 초동대처는 항상 아쉬웠다”며, “이번 사건이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안전한 응급실 환경을 만들 획기적 계기가 되길 바란다. 경찰의 강력한 법 집행이 간절하다. 아울러, 응급의학회는 폭력피해를 당한 전문의가 다시 진료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의협과 힘을 합치겠다”고 말했다.

백진현 전북의사회장은 “이번 의사폭행 가해자에게 경찰의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폭행사건에서는 경찰관의 초동 대처가 대단히 중요하며 경찰관들은 예방적인 사항까지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법제화 돼 있다. 다만, 응급의료인 폭행에 관한 가중처벌이 마련돼 있지만 여전히 후진국형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는 것이 큰 문제다”고 말했다.

그는 “합의를 종용했던 관행, 모른 체 했던 사회, 보여 주기식 벌금형은 해결책이 아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큰 사명이다”며, “일선에서 근무하는 의사들과 국민들은 이러한 사태를 목격하고 있다. 보건의료인들이 나서 해결책을 직접 찾아야하는 것은 매우 개탄스럽다”고 했다.

백 회장은 “의료인 폭행과 관련한 벌금형을 없애고 무장경찰이나 청원경찰을 응급실에 배치해야 한다. 폭력 사각지대에서 의료인들을 철저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가 간절하다”며, “진료실 폭력에 대한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삭제하고 실효성있는 처벌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연대사 이후 집결한 800여 명의 범의료계 인사들은 단체로 진료실 내 보건의료인 폭행피해 동영상을 시청하며 청와대 청원에 함께 참여하는 퍼포먼스를 이어갔고 안치현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 겸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의 결의문 낭독과 함께 의료인 폭력근절을 위한 구호를 함께 외치며 페회했다.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참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모바일 화면
의료기관내 폭력근절 범의료계 규탄대회 현장
의료기관내 폭력근절 범의료계 규탄대회 현장

송정훈 기자  yeswal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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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고비 2018-07-12 14:3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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