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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프 하이든 교향곡 제99번 G장조 호보켄번호 I:99 
요세프 하이든 교향곡 제99번 G장조 호보켄번호 I:99 
  • 의사신문
  • 승인 2018.07.0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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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441〉 

■신비로운 관현악기법과 대담한 표현으로 모차르트를 기려
1791년 1월부터 1792년 7월까지 이어진 첫 런던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하이든은 빈에 머무르며 두 번째 런던 여행을 준비했다. 당시 하이든은 베토벤을 지도하는 한편, 런던의 두 번째 연주회 시즌을 열게 될 교향곡 제99번 작곡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당시 젊은 베토벤은 이 곡 제4악장의 초고를 사보하며 그 음악어법을 익혔다고 전해진다. 이런 배경으로 베토벤의 초기 교향곡에서 이 작품의 특징이 엿보이기도 한다. 1793년 10월 〈베를린 음악신문〉에는 하이든이 베토벤을 런던에 데리고 갈 것이라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으나 그는 베토벤을 런던 여행에 데려가지 않았다.

이 작품은 런던 청중을 위해 작곡된 12곡의 `런던 교향곡' 중 7번째 작품이다. 이중 가장 깊이 있는 작품으로 손꼽히며, 훗날 베를리오즈와 림스키코르사코프 등 19세기 관현악 대가들이 경탄할 정도의 뛰어난 관현악법을 보여주는 명작이다. 또한 그의 교향곡 가운데 처음으로 클라리넷이 편성된 곡이기도 하다. 그는 이 야심찬 대작을 1793년 빈에서 미리 완성한 후 1794년 2월 19일 자신의 지휘로 런던 청중에게 첫선을 보였다. 이로 인해 첫 번째 여행에서보다 더욱 열정적인 런던 청중을 만날 수 있었다.

하이든의 전기 작가 디이스의 기록에 의하면, 후원자였던 에스테르하지 후작이 하이든의 건강을 걱정하며 노년의 그가 다시 머나먼 런던 여행을 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후작은 런던 여행이 그에게 매우 좋은 기회임을 이해하고 그의 런던 여행을 허락했다고 전해진다.

두 번째 런던 여행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이 작품은 대담한 표현과 다채로운 관현악법으로 하이든의 노련함을 보여주고 있다. 웅장한 어조로 시작되는 도입부는 그 어떤 교향곡의 서주보다 더욱 풍부한 울림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트럼펫과 팀파니뿐만 아니라 중저음을 보충하는 클라리넷이 처음으로 편성되어 가능했다.

교향곡 서주의 도입부에서 2대의 클라리넷 중 하나는 고음을 연주하고 다른 하나는 매우 낮은 저음을 연주하며 소리에 깊이를 더하며 풍부하고 따스한 울림을 만들어낸다. 모차르트가 특히 사랑했던 클라리넷으로 그는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버린 모차르트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내려 했을지도 모른다.

△제1악장 Adagio - Vivace assai 느린 서주는 클라리넷이 추가되면서 참신한 울림을 만들어낼 뿐 아니라 대담하고 개성적인 화음이 놀랍도록 화려하다. 장엄한 서주를 연주하던 오케스트라는 예상치 못한 엉뚱한 음을 튀어나와 충격을 준다. 그러나 빠른 템포의 주부에 이르면 천연덕스럽게 발랄한 주제를 제시하는데, 마치 마법처럼 신비롭고 대가의 경지를 엿볼 수 있다. 아마도 많은 음악학자들이 제1악장 서주를 하이든이 작곡한 교향곡 서주 가운데 으뜸으로 꼽는 이유도 이토록 대담하고 변화무쌍한 특징 때문이다. 또한 느린 서주에 이어지는 빠른 주부 역시 비범하다. 본래 밝은 장조의 음악임에도 간혹 단조의 우울함이 암시되기도 해 매우 독창적인 느낌을 준다. 빠른 템포 속에서도 서정적인 개성을 보여주고 있다.

△제2악장 Adagio 림스키코르사코프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 19세기의 관현악 대가들이 경의를 표하는 악장답게 형식미가 뛰어날 뿐 아니라, 부분적으로 목관 앙상블의 음향을 강조하거나 클라이맥스 부분에 팀파니와 트럼펫 음향을 폭발시키는 등 19세기 낭만주의 음악을 예견하는 다채로운 관현악법을 보여준다. 전개부의 폭풍 같은 반음계는 매우 드라마틱하다.

△제3악장 Minuet Allegretto 일반적인 미뉴에트와는 달리 오스트리아 춤곡 렌틀러의 성격을 보이면서 예상치 못한 악센트와 강약 대비가 나타나 흥미롭다. 고전주의 음악의 미뉴에트와 달리 이 곡에서는 놀랍게도 중간에 오보에를 축으로 전조되면서 변화무쌍한 느낌을 준다.

△제4악장 Finale Vivace 도입부는 하이든 교향곡의 전형적인 피날레답게 시골풍 무곡의 명랑한 스타일이지만 목관악기 솔로와 현악의 음향이 대비되는 음향이 흥겹게 펼쳐진다. 중간에는 바흐의 푸가를 닮은 푸가토까지 등장해 음악적인 내용이 매우 충실하다. 말년의 하이든이 일생 동안 갈고 닦아온 여러 작곡 기법을 전부 녹여낸 듯 정교한 구성으로 끝을 맺는다.

■들을 만한 음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G, 1982)
△아르투르 토스카니니(지휘), NBC 심포니 오케스트라(RCA, 1952)
△토마스 비첨(지휘),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EMI, 1958)
△안탈 도라티(지휘), 더 필하모니아 훙가리카(Decca, 1974)
△아담 피셔(지휘), 오스트로-헝가리안 하이든 오케스트라(Nimbus,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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