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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대회 참석한 모두가 우승자였다
탁구대회 참석한 모두가 우승자였다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8.07.02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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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서울시의사회장배 의사 탁구대회 성료

탁구 경기를 보고 있으면 일종의 대인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연상된다.

공을 주고받는 경기 특성상 개인 혼자서는 게임을 진행할 수 없고 상대방과 지속적으로 현란한 스매싱과 리시브, 공격과 수비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사회학자인 쿨리는 커뮤니케이션을 가리켜 '인간관계가 존재하고 발전하게 되는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을 메시지를 통해 관계를 형성시키고 경험을 공유하며 끊임없이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는 매개의 중심자로 본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탁구 경기 또한 사회 안에서 끊임없이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공이라는 매개체를 가지고 가로152.5cm, 세로274cm 남짓한 작은 탁구대에서 공을 주고받는 모습은 아름다운 하모니 그 자체다.

제6회 서울시의사회장배 의사 탁구대회가 지난달 30일 잠실체육관 제1수영장 지하에 위치한 정현숙탁구교실에서 개최됐다.

토요일 늦은 오후 태풍의 북상소식에 걱정도 있었지만 많은 회원들이 모여 삼삼오오 몸을 풀었고 모두 저마다 붉은 라켓을 들고 작은 탁구공 하나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날 대회에는 참가한 회원들의 격려와 시상을 위해 박홍준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이 직접 참석해 회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박홍준 서울시의사회 회장

박홍준 회장은 “서울시의사회 소속 동호회 중 탁구동호회가 가장 실속이 있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회에 출전해 탁구를 치고 있는 회원들의 모습을 보니 경기장 안에 뜨거운 열정과 패기가 가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은 “오늘 대회의 승패와 관계없이 모든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하고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는 큰 성공이라고 본다”며 “앞으로도 탁구동호회의 발전을 위해 의사회 차원에서도 아낌없는 격려와 후원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 40명의 선수가 출전한 이번 대회는 개인전으로 경력과 실력을 고려해 4부로 나눠져 가장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출전한 1부에 11명, 2부 11명, 3부 9명, 4부에 9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탁구는 순발력도 요하지만 순간순간의 위기관리 능력도 매우 중요하게 요구되는 스포츠다. 상대방이 넘긴 공에 어떤 방향과 세기의 스핀이 들어있는지 매 순간 확인하고 적절하게 받아쳐야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

대회 1부 경기 심판을 자청한 박홍준 회장

공·수 밸런스도 중요하다. 쉐이크핸드형 선수들 중에 수비에 좀 더 집중하는 부류도 있긴 하지만 점수를 가져오기 위해선 공격이 기반 돼야 한다. 공격하기 까다로운 리시브 방식으로 상대방의 높은 공을 유도, 단번에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것이 관건. 무하마드 알리의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는 명언처럼 전광석화 같은 공·수전환이 쉐이크핸드형 선수들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다수의 회원들이 쉐이크핸드형 그립방식을 고수하고 있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유럽에서 대세를 이루던 그립 방식으로 아시아에서는 아직까지 팬홀더형이 대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회원이 쉐이크핸드형 선수여서일까. 경기내용은 1부에서 4부를 가리지 않고 쉐이크핸드 특유의 빠른 백핸드드라이브 및 전진 속공이 진풍경을 이뤘다. 양핸드가 자유롭다는 점을 이용해 상대방의 양 사이드 구석을 노려주는 노련한 플레이도 돋보였다. 

반대로 팬홀더는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선수들이 많이 사용한다. 한국에서는 유승민 선수가 대표적인 팬홀더형 공격수로 네트 플레이와 짧은 공처리에 용이하고 포어핸드를 사용한 연속공격과 정확하고 위력적인 드라이브가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1부 우승을 차지한 김명한 원장

이번 대회 1부 우승을 차지한 김명한 원장(안산 드림안과, 전국의사탁구연맹 회장) 또한 팬홀더 그립을 사용하는 특유의 빠른 공격력을 보유한 선수다. 그의 강한 스핀 서브에서부터 맥을 추리지 못하는 선수가 속출하는가 하면 탁구대를 넓게 사용하며 상대방의 리시브를 흔들어 강력한 연속 스매싱으로 경기를 장악했다. 그는 23세트를 따내며 작년에 이어 무림의 고수가 즐비한 1부를 또다시 석권했다.

이날 단식 1부 우승은 김명한(안산 드림안과), 준우승 최정일(원자력병원 외과), 3위 손혁우(한국안과), 4위는 하정훈(하정훈소아청소년과) 원장이 차지했다. 2부 우승은 백대현(방배 성모 정형외과), 준우승 홍영준(원자력병원), 3위 이현철(연세행복한가정의학과), 4위는 노경민(노경민정형외과) 원장이었다.

이어 3부 우승은 김일호(수원 연세엘림요양병원), 준우승 유원돈(화양영상의학과), 3위 이병오(신창성모내과), 4위 김진오(제이드성형외과) 순이었고, 4부 우승은 심재천(삼육서울병원), 준우승 서강진(다나소아청소년과), 3위 조태호(삼육서울병원), 4위는 김홍수(김홍수이비인후과) 원장이 차지했다.

이번 탁구대회에서 각 부 정상을 차지한 김명한, 백대현, 김일호, 심재천 우승자(시계방향)

모든 대회가 끝나고 시상식에서 비록 상은 받지 못했지만 같이 땀 흘리며 고생한 동료를 위해 박수치고 함께 기뻐하는 회원들의 모습을 보니 이날 모인 모두가 탁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어원자체가 공통되는(common), 공유하는(share)이라는 뜻의 라틴어 'communis'에서 유래한다는 점에서 승패를 떠나 무더운 여름날 함께 모여 추억을 공유했다는 것만으로 이들에게 탁구는 소통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인간은 상호작용하며 유기적으로 소통한다고 한다. 지름 3.75cm의 작은 공이지만 회원들 사이를 왕복한 탁구공은 작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모두를 우승자로 만들기 충분했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회원들 모두가 대회의 우승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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