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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송을 따라 놓인 철길로 보이는 바다풍경 감탄
해송을 따라 놓인 철길로 보이는 바다풍경 감탄
  • 의사신문
  • 승인 2018.05.2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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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교수의 걷기 예찬 〈29〉  `삼척 해파랑길'

해파랑길은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다는 뜻으로 이름만 들어도 푸르름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길이다. 남쪽으로 부산에서 시작해서 북쪽으로 통일전망대가 있는 강원도 고성까지 총 10개 구간 50개 코스, 총길이 770km의 걷기 길이다. 삼척-동해 구간에 있는 해파랑길 30코스는 멋진 해안절경을 따라 걷는 것과 해양레일바이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명소이다.

■동해의 아름다운 절경과 한적한 어촌 풍경이 조화로운 길
동해고속도로의 종점을 벗어나 삼척항으로 가서 이곳의 명물인 곰치국으로 배를 든든히 하고 궁촌 정거장에서 걷기를 시작한다. 마을을 지나 철교를 건너 해안가의 소나무 사이 오솔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철길을 건너 마을 입구에는 해군함대의 모형이 지나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철로 옆에 피어있는 야생화들이 아무도 없이 한적한 분위기를 띄워준다. 특히 붉은 빛의 솔잎채송화는 뜨거운 태양만큼이나 강렬하다.

마을을 벗어나 국도와 나란히 이어지는 자전거전용도로 위를 한 발자국씩 족적을 남기며 걸어본다. 한적한 어촌마을로 들어서니 세은정사라는 작은 절이 바다를 벗 삼아 있다. 멀리 해안가 모래사장에는 아이들이 바다를 오가며 한가로이 뛰논다. 해안가에는 재미난 모양의 기암괴석들이 파도를 맞으며 늘어서 있다. 스핑크스를 닮은 것도 있고 묘기를 부리는 물개의 모습을 떠오르게 하는 바위도 있다. 언덕을 오르니 잘 정비된 황영조기념공원이 우리 부부를 반갑게 맞아준다. 

오르막길을 천천히 숨을 고르며 오르는 우리를 향해 길가의 노란 금계국 꽃들이 손을 흔들며 열심히 응원한다. 바람에 몸을 맞기고 한들한들 춤을 추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전망대에 가까울 무렵 길가에 검붉게 잘 익은 오디들이 지나는 이의 손을 유혹한다. 푸른 동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서 풍광을 바라보니 마음까지 시원하다. 목적지인 용화 레일바이크 정거장도 여기서는 바로 코앞이다.

■푸른 해안선과 멋진 터널의 세계가 어우러진 해양레일바이크
용화 정거장에 도착해서 가자미물회로 배를 채우고 레일바이크에 오른다. 잠시 주의사항을 숙지하고 페달을 힘차게 밟는다. 레일바이크에 몸을 맡긴 어른들은 모두 동심으로 돌아간 듯 신났다. 해송을 따라 놓인 철길에 사이사이로 보이는 바다 풍광은 정말 절경이다. 잠시 후 우리의 예쁜 모습을 추억으로 만들어주는 포토존이다. 미리 이야기라도 한 듯 동시에 양팔로 하트를 그리며 포즈를 취한다.

또 다른 멋진 세상이 펼쳐지는 터널로 들어선다. 마치 바다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으로 물고기들이 늘어서 있다. 다음 터널은 빛의 궁전이다. 울긋불긋한 네온사인을 연상시키는 터널의 세계는 빛의 축제장이 따로 없다. 부천 아인스월드 빛축제의 아름다운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다음은 몬주익의 올림픽 영웅 황영조 터널이다. 레일바이크 위를 날아가는 새들의 모습을 바라보니 예쁜 꿈의 세계를 날개 없이 날아다니는 기분이다.

중간 지점인 초곡휴게소에서 잠시 휴식 시간이다. 아이들은 부모를 졸라서 군것질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둘만의 사랑을 키워가는 연인들은 바다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며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한적한 의자에 앉아 차 한 잔을 마시며 담소와 함께 여유를 맘껏 즐겨본다. 해안레일을 따라 등대와 바다새들이 어우러진 바다 풍광을 바라보며 가다보니 어느덧 최종 종점이다. 3시간의 걷기에 1시간 반의 레일바이크 여행으로 오늘 일정을 마감한다.

코스 TIP. 코스의 많은 부분이 국도 옆 자전거 전용도로로 사고의 위험이 있어 어린이를 동반하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어르신이나 어린이를 동반한 경우에는 셔틀버스를 이용해도 좋다. 주말이나 휴가기간에는 홈페이지를 통한 레일바이크 예약이 필수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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