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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간호사 문제 두고 의협-노조 ‘갈등’ 조짐의협 “복합적 문제로 장기계획 필요”VS 노조 “언제까지 방치할거냐”
하경대 기자 | 승인 2018.05.16 13:04

의사인력이 부족한 상황으로 인해 PA간호사들이 실제 의사업무를 대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의협에서 의사인력 수급 문제에 대해 심각히 논의해야한다고 노조 측이 문제를 제기하는 가운데 의협이 노조의 의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나순자, 이하 보건의료노조)은 지난 4월 한 달 동안 의료현장의 PA(Physician Assistant, 진료보조)간호사 현황과 실태를 조사한 결과, PA간호사들이 수술, 처치, 처방, 환부 봉합, 진료기록지 작성, 동의서 설명 등의 의사 업무를 상당 수 이상 대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현행법 상 간호사가 의사업무를 대행하는 것은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지만 의사인력 부족으로 간호사들이 의사업무를 대행하는 불법이 의료현장에 횡행하고 있다는 것. 실제 의사가 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 ID로 간호사가 처방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해 의료현장에서 이 같은 관행은 공공연한 비밀이 돼 있다는 설명이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결국 의사인력 부족으로 인한 진료공백을 PA간호사로 땜질함으로써 무면허 불법의료행위가 횡행하고 간호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의사인력 부족으로 의사가 해야 할 업무를 PA간호사가 대행함으로써 발생하는 이 같은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PA간호사의 문제점으로는 △의사의 고유업무를 대행함으로써 법적 책임이 발생하는 점 △PA간호사의 업무위치나 업무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점 △간호팀 소속인지 진료팀 소속인지 간호사로서의 정체성이 혼란스러운 점 △임상연구 참여로 인해 업무량이 늘어나는 점 △교수가 개인비서처럼 여겨 부당한 업무를 지시하는 점 등을 꼽았다.

아울러 간호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경력간호사가 PA로 빠져나감에 따라 간호사 인력난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도 의료현장의 큰 문제점이라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일정한 경력을 쌓아 숙련된 간호사들이 PA간호사로 빠져나가게 되면 현장에 경력간호사가 부족하게 된다”며 “저연차 신규간호사들을 중심으로 간호업무가 돌아가다 보면 업무하중이 늘어나고 이직률이 높아져 인력난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제언으로 △PA간호사에 대한 의료법상 근거 확립 △의사인력 확충 등을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의사 역할을 대행하는 PA간호사에 대한 국내 의료법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 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1000명당 보건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의사 수는 1.9명으로 OECD 평균인 3.4명의 절반 수준으로 꼴찌권”이라며 “환자 안전과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담보할 수 있는 적정진료를 수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진료과별 의사인력 불균형도 심각하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의협은 의사인력 부족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며 의사인력 불균형에 대한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며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필요한 적정의사수를 산출하고, 의사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의사인력 확충방안을 마련하는 일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 이에 대해 노조는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에 맞장토론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의협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몇 가지 좁은 차원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것. 오히려 근시안적인 방안으로 접근했다가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성균 의협 대변인은 1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의사인력 수급 문제는 몇 가지 문제만을 갖고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이 같은 접근 방식은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협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장기적으로 계획하고 있는데 수급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의사 교육과 교육 인원에 대한 처리, 의료시스템에서 어떤 종류의 의사가 필요한지 등등의 거시적이고 장기 계획을 가지고 잘못된 시스템을 교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 대변인은 “의협 내부적으로 공론화를 통해 연구소에 연구용역을 맡기고 국내 사회 및 경제적 문제까지 감안해 판단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설문조사만으로 당장 어떻게 하자는 식의 주장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의협은 오히려 의사면허권에 대한 현 제도가 더욱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복지부 내에서 의사 인력을 관리할 수 있는 구조적인 힘이나 인력풀이 없음에도 불구, 의사면허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정 대변인은 “의사인력 수급 문제를 논하기 전에 오히려 국내 의사면허 시스템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며 “현재 국내에서는 의사면허를 복지부 장관이 주고 있는데 이는 의협에서 시험 통과자를 통보하면 단순히 행정적 업무로 면허를 발행해주기만 하고 있다. 의사 이상의 경험이나 현장에 대한 통찰력이 부족한 단체에서 단순히 행정적으로 면허권을 발행한다는 이유로 면허에 대한 관리 및 취소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비합리적인 일들이 생길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는 정부나 의협과 별개의 의사면허국을 따로 신설해 관리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이런 사례처럼 면허에 대한 권위를 갖고 있는 별도의 기관이 필요해 보인다”고 역설했다.

하경대 기자  hablack918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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